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강론자료

2012-0812...주일...성체는 우리삶의 논란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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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8-12 ㅣ No.1286

연중 제 19 주일 (나해)

1열왕기 19,4-8      에페소 4,30-5,2     요한 6,41-51

2012. 8. 12. (주일) 등촌3

주제 : 성체는 우리 삶의 논란거리(?)

세상을 이끌거나 세상의 삶을 해석하는 이론(理論)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저렇게 알고 있는 여러 가지 이론들이 우리들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몇 마디 말로 전부 해석하기는 힘들지만, 삶에 남는 흔적을 알아본다면, 어떤 것은 큰 역할을 하고, 어떤 것은 작은 역할을 한다고 구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2주일 전, 연중17주일에 들었던, 5000명을 먹게 하셨던 기적이야기의 또 다른 해석입니다. 이 기적이야기에서 시작된 말씀이 지난 연중18주일 그리고 오늘 연중19주일까지 이 기적이야기를 해석하거나 해설하는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그 의미를 새기는 과정을 떠올릴 수 있다면, 우리가 들은 생명의 빵에 관한 말씀은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고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말씀과 마찬가지로, 아합 임금의 살기(殺氣)를 피해, 40일 동안 걸어서 호렙산으로 갈 수 있는 힘을 주었던 것도 하느님에게서 온 힘이라고 알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현실의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에서는, 복음에서 들은 이 생명의 빵에 관련된 말씀을 성체라는 표현으로 바꾸어 부릅니다. 표현으로는 성체라 부르면서, ‘예수님의 몸이라는 뜻으로 의미를 새깁니다. 낱말이 이렇게 바뀌면, 우리는 그 표현을 통해서, 신앙에서 중요한 대상으로 알아듣게 될 성체(聖體)’에 대한 자세도 올바르게 가져야한다는 얘기가 됩니다.

 

성체가 무엇이기에, 신앙인으로 산다는 우리가 그토록 귀중하게 대해야 하겠습니까? 성체는 우리 신앙의 중심(中心)입니다. 성체는 세상에 사는 우리가 하느님의 힘을 체험할 수 있는 모든 힘의 원천(源泉)입니다. 세상의 그 어떤 것이 그 자리를 대신할 수 없는, 중요하다는 소리로는 그 의미를 다 담지 못할 대상이 바로 성체(聖體)입니다. 이런 의미를 갖는 성체를 삶의 중심에 두는 사람은 하느님의 뜻을 그만큼 존중하고 인간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해석도 가능할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 수요일, 88(2012)에 인터넷 트위터를 통해서 성체모독에 대한 사건보도가 있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의 서쪽바다, 강정에 건설되는 해군기지현장의 정문에서 1140분경에 발생했다는 사건이었습니다. 매일 11시이면 늘 하던 미사였고, 그날도 문정현신부가 미사를 봉헌했고, 영성체를 위해서 분배하던 장소에 해군기지 건설자의 입장을 담은 사람들과 경찰들이 등장해서, 공사차량이 드나들도록 현장을 한쪽으로 정리한다고 사제를 한쪽으로 밀치는 과정에서 성체를 발로 밟아 부서지고, 잘라지는 사건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그 다음의 일은 우리가 흔히 아는 세상의 일과 아주 비슷하게 진행됐습니다. 과도한 진압이라는 소리도 나왔고, 신부를 앞세워서 폭력을 유도했다는 말도 나왔으며, 실제로는 아무런 일도 아닌데, 거기 있었던 신부와 몇 사람들이 일을 이상하게 왜곡했으며, 경찰을 매도했다는 소리도 나왔습니다. 현실이 이러할 때, 우리가 신앙인으로서 이 일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여야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세상 모든 일은 타협과 설득으로 이루어진다고 했습니다. 세상의 일에서, 어떤 것이든 한 사람의 생각만이 절대적으로 옳은 일은 없는 법입니다. 더더구나 대의(大義)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사회가 타협과 설득의 이 과정을 무시하면, 그 사회는 올바로 서는 것이 불가능한 사회가 된다는 것은 불을 보듯 지극히 분명한 일입니다. 이 과정이 무시되면,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사회라고 부르는 것이 부끄러울 수밖에 없는 아주 묘한 사회가 되고 말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어떤 사회가 되겠습니까?

 

힘을 가진 자만이 옳다고 말할 수 있는 사회, 힘이 없어서 자기 목소리를 드러낼 수도 없고, 아무도 그 일을 봐주지 않는 사회라면, 개인의 모든 활동은 민족과 국가의 존립·발전을 위해 바쳐져야 한다는 이념 아래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사상인 전체주의(全體主義)사회가 될 것이고, 폭력을 써서 정치적인 목적을 이루려는 사상이 판치는 폭력주의(暴力主義) )사회가 될 것이며, 군주가 아무 제재 없이 정치를 행하면서도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잘 포장한 전제 군주주의(君主主義) 사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사는 사회, 우리가 몸담고 있는 국가가 그렇게 돼서는 곤란한 일입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을 드러내는 으뜸 진리인, 성체를 모독하는 것이 아무렇지도 않게 자행되는 사회는 박해시대인 것이 분명하고, 그 시대가 된다는 것은 세상이 퇴보하기 시작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저도 그런 사회에서 살아본 적은 없습니다만, 인간의 시각이 세상 모든 일에서 100% 올바르지는 않다는 것을 생각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현실이 우리가 사는 이곳 등촌3동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남쪽 섬나라, 저 먼 곳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우리가 어떻게 해야 이 사회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회가 될 수 있겠습니까? 우리가 무슨 기도를 하고, 어떻게 살아야만, 우리나라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회가 되겠습니까?

당장 대답을 들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런 상황이 되면, 신앙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하겠는지 한번쯤은 생각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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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지사항을 마친 다음에, 이런 내용도 있다고 알려줄 내용>

문정현(전주교구)신부 : 강정, 잊을 수 없는 88(2012)의 미사! 성체모독에 몸과 마음에 전율입니다. 사제생활 46년 처음 겪는 일입니다.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입니다.

김용민(나꼼수) : 이 나라에 추기경이 살아있다면, 정치적 고려를 불문하고 성체를 짓밟고 미사를 유린한 정권과 맞서 싸울 것입니다.

서귀포경찰서(어느 경찰관?) : 일부 트윗에서 경찰이 해군기지 사업단 앞 미사를 짓밟고 탄압하는 것처럼 표현하고 있으나 문(정현)신부가 성체를 들고 서서 공사차량의 출입을 방해하자, 이를 막기 위해 문신부를 고착하는 과정에 성체가 떨어진 것으로 사실과 다름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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