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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서 (사말의 노래) A 죽음과 심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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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 서 (사말의 노래) A -윤형중 신부-
(죽음과 심판)
백년천년 살듯이 팔닥거리든 청춘이라 믿어서 염려않던몸
(죽음에는 남녀도 노소도없고 빈부귀천 차별도 없다하지만
청한신부 공교히 아니계시고 집안식구 옆에서 헛되이체읍
모래같이 작다고 막범한죄는 산과같은 괴물앞 나서고보니
병력같은 양심의 호령소리에 오락가락 정신이 산란한중에
실낱같은 숨결이 마지막지니 염통까지 온몸은 싸늘히식고
흰자위만 보이는 푹꺼진눈에 양미간을 찡그린 창백한얼굴
의지없이 외로운 너의영혼이 이세상을 마지막 떠나던그때
지나가는 신부를 보기만해도 제양심이 보채어 피해가더니
온갖맵시 다차려 모든사랑을 제한몸에 받으려 허덕이더니
남의마음 끌려고 애도쓰더니 참지못할 독취를 내피고있어
신식이란 다차려 양장을하고 아양피는 얼굴에 간사한웃음
변화없는 수의를 입고누워서 널판대기 네조각 그것이치장
(사정없는 가래밥 황토덩어리 취흥겨워 발맞춰 내려다지는
인사치레 끌리어 따라온무리 여기저기 두셋씩 모여앉아서
귀찮은일 다했다 발길돌이켜 시원한듯 바쁜듯 돌아들가고
집구석에 있기는 멀미가나서 남의눈을 피하여 쏘다니던몸
자나깨나 생각던 불량자동무 재미나는 그틈에 왜못가고서
날저물어 쓸쓸한 공동묘지에 귀뜨라미 구슬픈 울음소리는
(성세받은 교우라 연도들하네 제대위에 불켜고 미사드리네
찬류세상 끝났다 위로들하네 천국복에 들었다 울지말라네
무덤위에 떴던달 서산에지고 눈물같은 이슬에 잔디만젖네
세상사람 무심듯 자연도무심 춘하추동 여전히 되돌겠지만
땀한방울 흘리기 사양하던몸 검고붉은 추기물 흘러내려도
미안백분 화장품 한끗뿌려서 예쁜모양 내려고 애도쓰더니
부드러운 비단만 입으려하고 입에맞는 음식만 골라먹더니
아리따운 자태는 형용도없이 흥건하게 널속에 고여썩은것
거울앞에 앉아서 꾸미던얼굴 구멍세개 뚜렷한 해골바가지
굶주리고 헐벗은 가난뱅이는 티끌같이 발아래 내려보더니
어둔하늘 유성이 스치고가면 자취까지 다시는 볼수없듯이
성사받기 너무나 싫어도하고 도리훈계 몹시도 염증내더니
짧고짧은 일생에 맛보던쾌락 꿈이라면 아직도 다행이련만
폭양밑에 헤메는 작은개미도 겨울추위 준비를 할줄알거든
아마아마 너떠난 네영혼의꼴 너와함께 멸망에 있지않은지
(여보시오 벗님네 이내말듣소 지금말한 이죽음 잊지마시오
이런운명 당신은 피할줄아오 하늘땅이 무너져 변할지라도
채깍채깍 초침의 도는소리는 우리생명 그만큼 깍는소리요
남의부고 우리가 받지않았오 우리부고 남에게 한번갈게요
우리죽어 사심판 들어갈때는 부모형제 처자도 따를수없오
무덤까지 따라와 이별하고서 제발길을 돌이켜 돌아간다오
꿈같지만 전생에 범한죄벌과 울며불며 세웠던 선행공로만
지공지엄 주대전 압령되면은 자손들의 선행도 소용이없오
지금부터 백년후 오늘이때면 우리해골 땅속에 이미썩었고
지옥이란 말만은 간단하지만 우리실제 당하면 어찌할테요
지옥영혼 이세상 다시산다면 예외없이 모두다 성인되리다
지옥불에 떨어진 저모든영혼 가고싶어 일부러 간줄아시오
기다림에 반드시 한도가있고 참는대도 반드시 한도가있오
참아오던 천주의 정의의칼날 그하루를 찍어서 심판하셨오
죽을때를 안다면 그냥죽겠오 한시바삐 서둘러 준비했겠지 천주안배 벌써다 결정됐지만 좋은약만 들여라 재촉을하네
가슴깊히 타고난 강한생명력 설마내가 죽으랴 장담을하네 어리석게 이장담 아직도믿고 영혼준비 않고서 살줄만믿네
식은땀은 드디어 온몸에솟고 고군분투 심장만 약하게뛸뿐 팔과다리 벌써다 함락하였고 뒤를이어 호흡도 백기들려네
처음으로 이세상 나올때에는 제어미를 지극히 괴롭히더니 이세상을 마지막 떠나는때는 저자신이 고통중 자지러지네
천길만길 혼자서 떨어지지만 집안식구 옆에서 울기만할뿐 손끝한번 놀려서 돕도못하고 눈물이나 흘리며 구경만하네
머릿속에 세웠던 화려한공상 거품처럼 힘없이 꺼져버렸고 애지중지 아끼던 가산집물은 싱거운듯 냉정히 조소를하네
기를쓰던 심장이 멈춰버리니 핏기없는 싸늘한 깡마른얼굴 정기빠져 흐릿한 푹꺼진눈에 치켜진코 탄입술 처진아래턱
땀에젖어 촉촉한 베게넘어로 어지럽게 흩어진 흉한머리털 되는대로 던져진 팔과두다리 이제부터 관성에 독재를받다
우리와는 온전히 파기의존재 한방안에 있기도 격에안맞네 등잔불도 두려워 움추려들고 창밖에선 바람도 비명을치네
부모처자 형제간 따뜻한정도 이로부터 끊은듯 싸늘히식고 무서움만 방안에 스며드는중 산사람의 염통도 어는듯하오
천주공경 그처럼 푸대접하고 수계범절 그처럼 인색하더니 그만두라 이제는 청산해보자 참아오던 천주는 팔을드셨네
기서(사말의 노래A) 인간이 피할 수 없는 네 가지 마지막 문제.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누구나 결국 죽어야 하고 심판을 받아야 하며 그리고 나서는 천당이나 지옥으로 가야한다. 그래서 죽음, 심판, 천당, 지옥 을 천주교 요리문답에서 사말이라 불렀다. 파일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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