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강론자료

2012-0531...목...세상의 일과 신앙의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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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5-31 ㅣ No.1237

동정 마리아의 엘리사벳 방문 축일 [0531]

스바니야 3,14-17           루카 1,39-56

2012. 5. 31. () 등촌3

주제 : 세상일과 신앙의 일

남자는 세상을 지배한다고 합니다. 이런 말이 나올 때는 한마디가 더 따라붙지요. 여자는 그런 남자를 지배한다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여자가 세상을 지배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성립할까요? 논리의 과정에는 그런 표현이 가능하지만, 실제 세상의 모습은 그렇지 않게 봅니다. 신앙의 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본당에서 이러저러한 일을 결정할 때는 사목회의 결정과 도움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성당에 모습을 보이거나 실제로 행동을 하는 일로 그 규모를 줄이면, 사목회에 속한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사목회라는 구조에는 속하지 않은 여성들의 모습이 훨씬 더 많이 보입니다. 둘 사이를 대립시켜 싸움을 만들 생각은 없어도 그게 현실입니다. 본당신부의 입장에서는 양자를 적당히 융합시켜서 하느님의 뜻을 세상에 펼치는 일을 해야 하는 사람이지만, 그 모습을 바라본 사람들의 눈은 양자를 절대로 공평하게 보지 않습니다. 제 눈에안경인 셈입니다.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내용, 오늘 축제일의 주인공은 여성들입니다. 예수님의 어머니 마리아와 세례자요한의 어머니 엘리사벳입니다. 여성이야기를 하자는 것은 아니지만, 이 모습을 통해서 우리가 신앙의 입장에서 더 잘 깨달아 알 수 있는 내용은 무엇이겠습니까? 한 여인이 다른 여인을 찾아갔는데, 둘 다 임신 중이었고, 그 태중에 아이들에게도 특별한 일이 일어났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를 한 번 더 반복하는 것일까요?

 

세상이라는 아주 묘한 곳에서 신앙의 본보기는 여성들을 통해서 전달된다고 하면 말이 될까요? 남자와 여자, 남성과 여성을 대립시켜서 경쟁할 일은 아니지만, 이런 판단은 어느 정도 사실일 겁니다. 남자들은 세상일에 주로 관심을 갖고 그 일들을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만, 여자들은 세상일이라는 커다란 크기보다는 가정이라는 작은 공동체를 통해서 자신의 존재를 있는 듯 없는 듯 보여줍니다. 세상일이 잘 되고 크게 되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만, 가정이라는 곳에서 그에 앞선 과정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났을 때 세상에서 하는 일이 어떤 방향으로 갈지를 모릅니다.

많은 경우 사람들은 세상에 더 큰 관심을 갖고 삽니다.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부모의 입장도 비슷할 것입니다. 세상일에 신경 쓰는 분량의 10%만 신앙의 일에 신경을 써도 훌륭한 결과를 맺을 터인데, 실제로 세상일에는 목숨을 걸고 덤비는 것이 사람이지만, 신앙의 일은 케세라세라(=될대로 되어라)’는 식으로 대하는 비율이 클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세상일과 신앙의 일이 실현되는 장소가 다르지 않은데, 우리가 중요하게 여길 법한 세상의 일이 과연 올바른 길을 찾아서 갈 수 있을까요?

이런 일에 대한 판단은 우리가 갖는 관심과 욕심에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세상에서 우리가 어떤 모양과 자세로 사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아는 것이 지혜의 시작입니다. 우리가 올바른 지혜를 얻을 수 있도록 하느님의 자비를 청해야 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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