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강론자료

2012-0520...주일...우리를 믿은 예수님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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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5-19 ㅣ No.1232

주님 승천 대축일 (나해)

사도 1,1-11          에페 1,17-23               마르코 16,15-20

2012. 5. 20. 등촌3.

주제 : 우리를 믿은 예수님의 선택

오늘은 예수님의 승천대축일입니다. 전례상의 축일이름으로는 승천이라는 표현을 통해서, 예수님께서 세상에서 하시던 일을 마무리하시고 하늘로 오르셨음을 기억하는 날이지만, 인간의 입장에서 똑같은 일을 바라보자면 스승과 함께 살던 제자들로서 의지할 수 있었고, 자기들 삶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던 예수님과 세상에서 이별하는 날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에서 제자들이 홀로 설 수 있다고 믿으시어 그 제자들을 땅에 남겨두고 하늘로 떠나신 날이고, 제자들은 스승을 졸지에 잃어버린 날이라고 요약할 수 있는데, 우리가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좋겠습니까?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세상 사람들 가운데서 이별을 기쁘게 생각할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서로 으르렁거리며 싸우면서 가까이에서 사는 것보다는 그냥 헤어지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경우 말고는, 사람이 삶에서 만날 수도 있는 이별을 통해서 좋은 결실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하기도 그 일을 하고 나서 좋은 결실을 얻기도 힘든 일입니다.

 

제가 좋게 표현해서, 예수님의 승천을 색다른 말로 표현했습니다만, 오늘 미사에 오신 여러분 가운데, 이 이별 다시 말해서 예수님의 승천을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바라봤던 모양대로 받아들일 사람이 얼마나 있겠습니까? 그렇게 삶을 드러낼 사람들의 숫자가 중요한 일은 아닙니다만, 우리가 함께 생각할 필요는 있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지상에 남아있던 제자들, 그들의 말을 듣고 훗날 교회공동체의 구성원이 될 우리들을 믿고 세상을 떠나 하늘로 오르신 것이 승천입니다. 우리가 승천이라고 쉽게 표현합니다만, 실제로 예수님께서 이 세상을 떠나 하늘로 오르셨다는데, 어디로 가셨는지 아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 점까지 생각할 수 있다면, 예수님과 제자들의 이별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도 달라져야 할 일입니다.

 

예수님은 올리브산에서 하늘로 오르시면서, 제자들에게 명령도 하셨고, 제자들이 세상에서 살아가는데 힘이 될 여러 가지를 약속하셨습니다.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고 40일을 세상에 머무르시면서 제자들에게 여러 차례 발현하셨는데, 그 정도면 충분하겠다고 생각하신 예수님께서 선택하신 방법이 승천이었다는 얘기는 예수님께서 그만큼 제자들을 믿으셨다는 얘기가 됩니다.

 

세상에 사는 우리도 신앙인이라고 불립니다. 신앙인이란 무엇이겠습니까? 신앙인은 신앙을 가진 사람이라는 뜻이고, 신앙(信仰)이라는 글자를 한자풀이하면, ‘높은 곳을 향하여 우러러 믿는다는 뜻입니다. 국어사전에서는 신앙신이나 초자연적인 절대자를 믿고 받드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어떤 것이 됐든지, 신앙은 세상에 사는 사람들끼리 적용되는 세상의 일만은 아닙니다.

 

예수님은 올리브산위에서 제자들에게 신앙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임무로 주셨습니다. 가장 큰 것은 복음을 선포하라는 것입니다. 복음은 무엇이겠습니까? 내가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말이 되겠습니까? 이런 말씀에 대한 올바른 자세를 우리가 익히지 않는다면, 훗날 우리가 하느님과 예수님을 만났을 때, 내 삶을 어떻게 드러낼 것인지 준비해야 하고, 그에 합당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면 내 삶에 대한 책임을 질 준비를 해야 합니다.

 

복음은 흔히 기쁜소식이라고 풀이합니다. 좀 더 자세하게 말하면, ‘하느님의 아들, 예수그리스도에 관한 기쁜소식이 바로 복음의 내용입니다. 그렇다면 이 소리는 나만 믿고 나 혼자만 받아들이고, 내 삶에서만 내가 좋은 결실을 맺어도 좋다는 것만을 가리키는 말씀은 아닙니다.

 

예수님의 이 명령을 듣고 여러분은 삶에서 어떻게 살겠다고 다짐하시겠습니까? 세상살이에 바쁘다는 핑계와 사정을 대고, ‘나만 잘살면 되지, 내가 남까지 신경 쓸 여유는 없어(!!)’ 하고 말한다면, 내가 세상에서 나를 위해서는 빈틈없이 살았다고 하더라도, 사도들을 통하여 특별한 명령을 내리신 예수님의 뜻을 실천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올리브산에서 예수님의 이러한 명령을 들었던 사도들은 처음에는 넋이 나간 사람들처럼 멍하게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의 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다음 순간부터는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러 떠났고, 그 복음을 전했다는 이유 때문에 세상의 정치 권력자들의 손에 자기들의 목숨을 내놓게 됩니다. 20125,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우리에게도 사도들과 똑같이 살아야 한다고 말하면,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신앙인으로 살겠다고 약속하고 그 약속대로 실천하는 사람으로 남겠습니까?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으로 우리가 힘을 발휘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그 말씀을 우리가 어떻게 믿고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세상에서 우리가 하는 일들의 힘이 달라질 것입니다.

 

예수님의 승천을 기념하는 날, 우리를 믿어주시는 마음으로 예수님께서 세상의 일을 우리에게 맡기고 떠나신 날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실천을 다짐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도 언젠가 하느님 앞에 가게 되는 날, 우리가 얼굴을 들고 예수님을 만날 때 부끄러운 모습이 되지 않게 하려면 특별한 자세도 준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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