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강론자료

2012-0408...부활대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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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4-09 ㅣ No.1212

부활 대축일 (나해)

사도 10,34.37-43        콜로 3,1-4       요한 20,1-9

2012. 4. 8. 등촌3

주제 : 부활의 의미

오늘은 예수님의 부활을 경축하는 날입니다. 예수님께서 세상의 삶을 마치고 무덤에 들어가셨다가 부활하신 것을 대략 서기 30년 쯤이라고 하고, 올해는 2012년이니, 얼마나 많은 시간이 흘렀는지 계산하기는 쉬울 것입니다.

 

세상에 사는 우리가 계산하는 시간의 길이가 중요하겠습니까? 부모님의 슬하에서 살아야 하는 기간을 대략 20년 정도로 계산하고, 세상에 살던 몸의 힘이 약해져서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시간을 여든살(80) 정도로 생각한다면, 세상에서 내 의지로 사는 기간은 60년 정도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내 의지로 사는 기간을 그렇게 계산한다면, 그런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 예수님이 부활하신지 2000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겠습니까? 내가 신앙인으로 살아온 기간을 계산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하느님 앞에 다가가서 우리가 내놓을 수 있는 선물이나 눈앞에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말하기는 어렵지만 정말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인간의 입장에서 계산하는 방법은 아닙니다.

 

오늘은 예수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오늘 복음을 통해서 들은 말씀은 요한복음의 말씀입니다. 부활의 현장을 전하는 요한복음사가의 내용은 스피디한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관심을 가질 법한 내용에서 실망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는 시간에 맞춰, 십자가에 달렸던 예수님의 시신이 서둘러 무덤에 안장되고 난 다음, 멀리서 무덤의 위치를 확인했을 막달라 지방 출신의 여자, 마리아가 안식일이 지나고 난 다음날 아침 일찍 무덤에 갔다가 예상외의 사건을 맞이합니다. 그녀가 그곳에 가서 본 것은 무덤의 입구를 막았던 돌이 치워져 있었다는 것이고, 무덤 안에 있어야 할 시신이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그 다음은 그 일에 놀란 여인이 동분서주하면서 알린 내용이었습니다.

 

부활이란 무엇이겠습니까? 사전의 설명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남이라는 뜻이지만, 그렇게만 부활을 설명한다면, 그것은 우리 신앙에서 해석하는 의미로는 한참 부족한 사전의 설명입니다. 이렇게 설명하는 부활은 의학의 발달에 따라서 세상에서도 가능할 수 있다고 우길만한 일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부활대축일 미사에 함께 하는 여러분은 부활의 의미를 무엇이라고 알아듣는 분들입니까? 역시 대답이 쉽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중요한 것은, 우리는 세상 삶에서 알아듣는 대로 이루려고 하고, 삶을 해석한다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서 신앙과 관련해서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생명에 참여하는 것을 부활이라고 여긴다면 그에 알맞은 삶의 결과를 얻으려고 애쓸 것이고, 이 부활이라는 낱말의 뜻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거나 세상의 삶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에 알맞은 결과를 만들 것입니다.

 

그래서 사람이 알아들으려고 하는 자세는 아주 중요합니다. 사람의 삶을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삶을 바꾸기 때문입니다.

 

부활이란 눈앞에 보여야 할 시신이 사라졌다는 것만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세상의 논리에서도 부활이라고 부를 수 없는 시신 도난 사건일 뿐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중에서 으뜸(!)이라고 인정되었던 베드로 사도가, 훗날 성령을 받고 사람들 앞에서 선포한 내용을 전하는 사도행전을 보면, 우리가 부활을 믿고 따르는 사람이라면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일지 알아들을 수 있습니다.

 

부활을 믿고, 부활을 받아들이는 사람의 삶은 과연 무엇이어야 하겠습니까? 누구라도 똑같이 행동할 수 있는 정답을 말해주기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혀 모를 것도 아닙니다. 사람들 각자에게는 충분히 그럴 수 있을 만한 능력을 갖춘 존재들이고, 그 능력은 하느님께서 우리들 안에 심어주신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 능력을 발휘하려고만 한다면, 충분히 가능하다는 얘깁니다.

 

부활의 힘은 우리에게서 멀리 있지 않습니다. 우리가 정성껏 신앙인으로 사는 사람들이라면, 하느님께서 준비하시고,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그 선물에 참여할 날이 올 것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 한 자리에 모여서 당신의 부활을 경축하는 저희에게 그 기쁨의 선물을 내려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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