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강론자료

2012-0405...성목요일...최후만찬기념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4-05 ㅣ No.1210

주님의 만찬 성목요일

탈출기 12,1-8.11-14          1코린토 11,23-26     요한 13,1-15

2012. 4. 5. 등촌3

주제 : 구원을 위한 우리의 행동은 무엇일까?

해마다 한 번씩 맞이하는 성주간의 목요일, 주님의 최후만찬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해마다 한 번씩 맞이하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오늘 거행하는 전례예절을 생각하면서, 우리가 하는 행동의 의미가 과연 무엇일까.... 하고 침착하게 생각해보자고 권하면, 어떤 결실을 맺을까요?

 

오늘 전례에는 평소에 우리가 하지 않는 특별한 예절 한 가지를 합니다. 그것을 과거에는 세족례라고 불렀고, 요즘에는 발을 씻어주는 예식이라고 풀어서 설명합니다. 이렇게 말하든, 저렇게 설명하든 그 표현을 통해서 드러내려고 하는 자세는 똑같습니다. 제가 똑같다고 말하는 것은 전례에서 하는 말이고, 실제로 우리 신앙인들도 똑같은 것으로 생각하는지는 제가 알지 못합니다.

 

오늘 전례의 초점은 발을 씻어주는 예식에 있지는 않습니다. 그 일은 부차적인 것이고, 본보기를 위한 예수님의 행동을 한 번 더 재현하는 것일 뿐입니다. 문제는 오늘 전례에 참여하는 사람들도 모두 그렇게 생각하느냐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은 어느 쪽입니까? 무엇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 방법과 선택에 따라, 왜 나는 저렇게 앞에 나서서 발을 닦는 일에 참여하지 못하는 거지?... 거기에 포함되어 내 발을 내밀려면 무슨 특별한 자격이 있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도 가능하고, 저렇게 앞에 나서서 발을 내밀 수 있는 사람으로 살려면 내가 지금과는 얼마나 다른 삶을 살아야할까 하면서 내 삶을 먼저 돌아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것도 정답은 없다고 하겠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표현할 수 있는 진리는 있는 법입니다.

 

사람이 세상에서 하는 일은 참 많습니다. 돈을 벌거나 쓰는 일에만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우주나 생명체는 언제부터 생겼으며 언제까지 그 생명이 계속될 것인지 연구하기도 하고, 돈을 빌리거나 갚는 일, 건물을 짓거나 부수는 일에 관심을 가질 때도 있습니다. 이렇게 외적인 일에 관심을 갖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내가 세상에서 하는 일들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묻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되었든지 간에 내 삶과 몸으로 드러내는 일이 내 삶에 도움이 돼야 하는 일입니다.

 

신앙인으로 살아간다면서, 우리가 하는 행동이 우리의 구원을 이루는 일에는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생각하고 판단할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들 각자가 오늘 미사에 참여하는 의미, 내가 함께 하는 일로써 이루려고 하는 일을 제대로 판단할 줄 알아야, 내가 하는 일이 내 삶에 도움이 되거나 충분한지 혹은 부족한지 알게 될 것입니다.

 

마태오, 마르코, 루카의 공관복음서에서 성목요일에 예수님께서 하신 일로 전하는 중요한 내용은 성체성사와 사제직의 건립이라고 전해줍니다. 하지만 요한복음에는 같은 성목요일의 중요한 전례예절에 성체성사에 대한 내용 대신에, ‘예수님께서 발을 닦아주시고, 그 일을 제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야하는지 그 일에 대한 올바른 자세를 전하는 말씀이 나옵니다. 오늘 복음으로 들은 내용입니다.

 

그러니까, 예수님께서 12, 사도들의 발을 닦아주신 내용을 전하는 요한복음서의 행동은 인간이 구원을 이루는 행동이고, 그렇게 따라 살겠다고 하는 사람으로 참여해야 하는 것이지, 그저 남들이 하는 일에 나도 참여하고 싶다는 부러움만 갖는다면, 그것은 세족례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되고 마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에는 발을 씻어주는 내용이 나왔기에 공관복음서에 나오는 중요한 그 부분의 얘기는 두 번째 독서에서 우리가 읽고 들었습니다. 내 이웃의 발을 내가 씻어주는 일과 예수님의 몸과 피를 받아먹고 마시는 일이 어째서 같은 중요성을 갖는 비슷한 일이 되겠습니까?

 

사람이 세상에서 하는 일들 가운데, 처음부터 그 의미를 완벽하게 깨닫고, 중요성을 알아서 행동하는 일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일이 진행되는 과정에 있고 아직 완성되기 전에라도 깨달을 수 있다면 아주 훌륭한 일입니다. 그다음으로는 내가 아직 목숨을 유지하고 있는 동안, 그 일의 중요성을 깨닫는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사람은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빠른 때라는 아주 효과적인 핑계를 대면서 현실 삶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일들을 깨닫지 못하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우리 신앙인들의 삶에, 한두 가지만 잘 한다고 해서 우리가 갑작스레 구원의 길로 성큼 다가서는 일은 없습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 걷기 시작해야 하는 것이고, 밥도 한 숟가락씩 먹어야 체하지 않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법입니다.

 

오늘 성목요일, 성체성사를 세우시고, 세족례를 거행하신 예수님의 업적에 참여하면서, 나는 과연 어떤 일로 내 구원으로 향해서 나갈 것인지 잠시 묵상해야 하겠습니다.



674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