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강론자료

2012-0325...주일...하느님의 선언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3-24 ㅣ No.1204

사순 제 5 주일 (나해)

예레미야 31,31-34        히브리서 5,7-9      요한 12,20-33

2012. 3. 25. 등촌3동 

주제 : 하느님의 선언

세상 삶에는 진리라고 그 특징을 부르는 것들이 있습니다. 진리라고 부르면서도 함부로 대하는 것이 문제입니다만, 사람의 삶은 그 진리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좀 더 좋은 길로 갈 수도 있고, 자기만의 세계로 아주 깊이 빠져 올바른 삶에서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들은 진리는 밀알 하나가 땅에 떨어져 죽지 않으면 한 알 그대로 남고,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입니다. 이 말은 어디까지 진리라고 생각하시겠습니까? 이 진리의 말에 대한 한계를 묻는 것의 의미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말 그대로 내가 얼마나 진리라고 받아들이느냐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그런 말을 진리라고 알아듣는 사람으로 세상에서 어떻게 살겠다고 다짐하고 선언하느냐는 것입니다. 어떤 것도 쉬운 대답은 아닙니다.

 

진리를 대하는 태도를 또 다르게 설명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나를 찾아오는 세상의 역경과 어려움들을 어떤 태도로 대하느냐는 것입니다. 그것을 상대해서 이기고 넘겠다고 할 것이냐, 아니면 나를 찾아오는 그 어려움과 역경에게 내 등[=Back]을 보이면서 달아날 것이냐 하는 차이와도 같은 것입니다.

 

평안하고 편안한 마음일 때는 내가 어떤 소리를 들어도 정답과 진리에 가까운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의 삶이 늘 평안하지도 않고 늘 편안한 것도 아니기에, 사람이 늘 진리에 가까운 행동을 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세상에서 산다고 말은 합니다만,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모든 삶의 본보기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은 아닙니다. 내가 예수님의 마음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었다면, 이 자리에서 복음에 나온 말씀을 다시 읽으면서, 이 말씀은 과연 무슨 뜻일까? 나는 이 말씀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옳은 사람이 될 것인가.... 하고 질문하거나 고민할 필요도 없을 것입니다.

 

세상과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의 구원이라는 명분은 참으로 큰 것이었지만, 그 일을 대하는 예수님의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나 봅니다. 세상에 사는 사람의 하나로 살면서, 하느님이셨던 예수님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사람의 시각을 담아서 글로 쓰인 복음서의 말씀만 봐서는 예수님도 아주 심각하게 고민하셨다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으로 산다면서 우리는 예수님의 이런 행위를 얼마나 이해하는 사람일까요? 질문은 합니다만, 말로 하는 대답이 중요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말로 하는 것은 그 소리가 내 입을 떠나는 순간, 더 이상 내가 이렇게도 저렇게도 할 수 없는 아주 객관적인 실체가 되고 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내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내가 계속해서 그 중요한 것을 내 삶에 붙잡아두려면 객관이 아니라 주관의 입장으로 대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그것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예수님처럼 자신감 있게 사는 일은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땅에 떨어진 밀알 하나가 죽지 않겠다고 작정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힘이 얼마나 있는지는 모릅니다. 다만 예수님께서 그렇게 진리를 말씀하신 것을 보면, 세상 사람들 가운데는 밀알 하나의 심정으로 세상에 태어나듯이 땅에 떨어져서 자기 몸을 부서뜨려 새로운 열매를 맺을 생각은 없이 자기 생각대로만 살려고 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도 될 것입니다. 이런 사실을 보면서 굳이 남을 탓해야 소용없는 일입니다.

 

세상에서 올바른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그 대답을 멀리서 찾으려고 한다면, 우리는 대답을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답을 발견하고 내 삶이 그에 따라 움직이게 하려면, 예레미야예언서에 나오는 것처럼, 내 안에 하느님께서 심어주신 하느님의 법이 움직이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우리가 지내고 있는 2012년도 사순절도 이제는 끝을 향해서 많이 다가섰습니다. 우리가 아무행동도 하지 않고 숨만 쉬고 있어도 부활날짜로 정해진 날은 다가오겠지만, 그 순간이 진정으로 내게 기쁨이 되게 하기 위해서는 나름대로 신경 쓰고, 행동해야 할 것도 있을 것입니다.

 

그 실천방법으로, 오늘 미사에 오신 여러분은 어떤 것을 생각하시겠습니까?



551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