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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젊은이 정의 평화교육 이렇게: 신앙교리만큼 사회교리에도 비중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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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2-01-15 ㅣ No.899

젊은이 정의ㆍ평화교육 이렇게 - 주교회의 정평위위원장 이용훈 주교에게 듣는다

신양교리만큼 사회교리에도 비중둬야


- 이용훈 주교는 "젊은이들이 정직하게 살고 양심에 따라 행동한다면 세상에 참 평화가 정착되고 정의가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백영민 기자]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젊은이들을 위한 정의와 평화 교육'을 주제로 한 제45차 평화의 날(1일) 담화를 통해 부모와 교육 담당자들이 젊은이들에게 적극적으로 정의와 평화를 교육하라고 촉구했다.

하지만 젊은이 정의ㆍ평화 교육의 현주소(2012년 1월 8일자 제1149호 7면 참조)를 취재한 결과, 정의ㆍ평화 교육을 접해본 젊은이들이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는 물론 일선 본당에서조차 정의ㆍ평화 교육을 어떻게 실시해야 하는지 좀처럼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이용훈(수원교구장) 주교를 4일 수원교구청에서 만나 정의ㆍ평화에 대한 교회 가르침과 평화의 날 담화 내용 실천을 위한 방안을 물었다.

이 주교는 "교회는 세상을 교회정신으로 물들여 정의롭고 평화롭게 만들 의무가 있다"면서 "젊은이들에게 정치ㆍ경제ㆍ생명ㆍ인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알리기 위해 가정과 본당, 교구가 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교황님께서 평화의 날 담화에서 젊은이들을 위한 정의와 평화 교육을 특별히 강조하셨는데요?
 
"교황님께서 왜 이런 담화를 발표하셨을까요? 시대 상황을 잘 읽으면 답을 알 수 있습니다. 교황님께서는 갈 길을 잃고 방황하는 젊은이들을 걱정하고 계십니다. 교회와 사회 미래를 책임져야 하는 젊은이들에게 정의와 평화 교육은 꼭 필요합니다.
 
그동안 교황님께서는 기회 있을 때마다 젊은이들에 관해 말씀하셨고 또 젊은이들에 대한 큰 기대를 갖고 계십니다. 특히 올해 담화에는 정의와 평화의 개념을 비롯해 정의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지침, 미래 교회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에 대한 기대와 희망이 잘 담겨 있습니다.

모든 구성원들이 공동체 정신을 갖고 공동선을 실현할 때 정의와 평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다투고 갈등하는 근본적 이유는 자기중심적 사고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다른 이를 존중하는 마음으로 산다면 정의와 평화는 실현될 것입니다."


- 교황님께서는 정의와 평화 교육은 가장 먼저 가정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가정에서 어떻게 정의ㆍ평화 교육을 실시할 수 있을까요?
 
"무엇보다 부모와 자녀 사이에 사랑이 넘치고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정의와 평화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도덕과 예의, 이해와 용서를 가르쳐야 합니다. 자녀가 선과 악을 구분할 수 있는 눈을 가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옳은 일에 몸을 던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합니다. 정의 실현은 평화로 가는 지름길입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법을 가르치고 양심에 따른 선과 악의 척도를 자녀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왕따(집단 따돌림)도 가정에서 이러한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입니다."


- 사회교리에 대해 낯설어하는 신자들이 많습니다. 정의와 평화에 대한 교육을 하려면 교회가 사회 정의ㆍ평화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를 신자들에게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습니다.

"신자, 미신자를 막론하고 많은 이들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교회는 성스럽고 기도하는 곳이고, 사회는 수많은 갈등이 존재하는 '나쁜 곳'으로만 생각하는 이분법적 사고입니다. 그것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생각입니다.

신앙인의 중요한 의무 중 하나는 보다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신앙생활과 사회생활은 절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습니다. 세상일에 관심을 갖지 않고 신자들끼리 교회 안에서 기도만 하고 있다면 신앙인으로서 의무를 저버리는 것입니다.
 
인권이 짓밟히고 자연이 파괴되는 상황을 보고만 있다면 그것은 신앙인의 책임을 회피하는 태도입니다. 세상과 이웃을 위해 선행을 베풀고 돕는 것은 하느님 뜻에 따르는 것입니다.

예비신자 교리내용도 변화가 필요합니다. 신앙교리와 사회교리 비율을 똑같이 해야 합니다. 천주교 신자는 자비와 사랑, 용서, 자선을 통해 사회에 이바지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가르쳐야 합니다.

신앙교리는 불변의 진리지만 사회교리는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회가 변하면 세상을 보는 잣대도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교회 가르침이 사회교리입니다. 교회는 예언자적 시각으로 시대정신을 읽어야 합니다."


- 현재 청소년, 젊은이들을 대상으로 정의ㆍ평화 교육을 하는 본당은 거의 없습니다.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정의ㆍ평화 교육을 시켜야 할까요.

"청소년들에게 신앙교리와 비슷한 분량으로 정의ㆍ평화 교육을 실시해야 합니다. 형제애, 인간존중, 예절을 중시하는 정의ㆍ평화 교육은 신앙교육의 연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원교구는 먼저 부모를 상대로 정의ㆍ평화 교육을 실시하고, 부모와 아이들이 함께할 수 있는 교육 자료ㆍ프로그램을 만들어 대대적으로 보급할 계획입니다. 청소년들이 많이 쓰는 매체를 이용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스마트폰, 태블릿 컴퓨터 등 SNS(사회관계망 서비스) 환경에 익숙해져 있는 젊은이들 눈높이에 맞춰야 합니다."
 

- 교황님은 젊은이들을 격려하는 내용으로 담화의 많은 부분을 할애하셨습니다. 이 시대를 사는 젊은이들에게 교회가 어떤 역할을 해줄 수 있을까요.

"교회가 젊은이들에게 먼저 다가가야 합니다. 그리고 신앙교육과 재교육 등 부단한 교육이 필요합니다. 하느님 말씀을 알고 충실히 따른다면 젊은이들은 선행과 봉사에 앞장설 것입니다. 젊은이들이 정직하게 살고 양심에 따라 행동한다면 세상에 참 평화가 정착되고 정의가 실현될 것입니다.
 
젊은이들에게 정치ㆍ경제ㆍ노동ㆍ생명ㆍ인권ㆍ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알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가정, 본당, 교구가 힘을 모아야 합니다."

[평화신문, 2012년 1월 15일, 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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