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9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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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성경 속 생명 이야기12: 사랑으로 성장하는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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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4-26 ㅣ No.1139

[성경 속 생명 이야기] (12) 사랑으로 성장하는 생명


생명 사랑 실천하는 하느님 자녀

 

 

화초를 키우면서 생명의 성장원리를 배웁니다. 생명을 가장 생생하게 꽃 피게 하는 힘은 다른 어떤 물질보다 따뜻한 관심이라는 사실입니다. 이렇게 식물도 보살피는 이의 사랑을 먹고 자라는데 사람의 생명이 누군가의 사랑으로 성장한다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현실입니다. 


그런데 요즘 들어 믿기 어려운 험악한 소식들을 자주 듣습니다. 자신을 방어할 힘이 없는 어린 애들이 어른들의 폭력과 무관심으로 비참하게 숨졌다는 슬픈 기사를 연이어 읽으면서 삶의 근본 가치와 의미를 상실한 이 시대의 짙은 어둠을 직시합니다. 자신을 살게 하는 원천이 무엇인지 의식하지 않고 기계처럼 살아가는 우리에게 예수님은 생명을 선택하는 길을 일러주십니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고, 또 살아서 나를 믿는 모든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 너는 이것을 믿느냐?”(요한 11,25-26)

생명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생명에 대한 사랑은 절대적입니다. 지혜서는 하느님의 이러한 선한 속성을 잘 표현해줍니다. “하느님께서는 죽음을 만들지 않으셨고 산 이들의 멸망을 기뻐하지 않으신다. 하느님께서는 만물을 존재하라고 창조하셨으니 세상의 피조물이 다 이롭고 그 안에 파멸의 독이 없다”(1,13-14 참조). 이렇듯 가장 큰 선물인 생명을 주신 창조주 하느님은 우리가 서로 사랑하면서 살아가라고 호소하시면서 성경 곳곳에 생명 존중에 대한 중요한 가르침을 제시하십니다.

아우를 부당하게 살해한 카인의 폭력 행위에 대해 꾸짖으시는 하느님의 슬픈 음성이 오늘날 더욱 마음 깊이 울립니다. “네가 무슨 짓을 저질렀느냐? 들어 보아라. 네 아우의 피가 땅바닥에서 나에게 울부짖고 있다”(창세 4,10). 하느님은 “살인해서는 안 된다”(탈출 20,13)는 계명을 반드시 지켜야 할 규정으로 설정하심으로써 인간 생명은 절대로 파괴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하십니다. 그런데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행위는 단순히 직접 타인의 생명을 파멸하는 것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성경은 이에 대해 더욱 깊고 폭넓은 의미로 설명합니다. 곧 타인이 자유롭고 인격적으로 살아가지 못하도록 부당하게 방해하는 온갖 가해 행위와 잘못된 편견 또한 생명을 해치는 행위라고 규정합니다(탈출 21,12-27 참조). 또한, 소외되고 의지할 곳 없는 가난한 이들을 억압하거나 그들이 최소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도록 가진 것을 나누지 않는 이기심도 생명을 돌보는 일과 매우 먼 행위라고 말합니다(탈출 22,20-26; 마태 19,16-18).

산상설교를 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은 그리스도인의 사랑이 얼마나 적극적 의미를 지니는지 잘 설명해줍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그리고 너희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마태 5,44-46)

하느님의 자녀는 자비하고 선하신 하느님을 닮아 최대한의 사랑의 삶을 살아야 한다는 말씀입니다. 온 존재로 생명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삶을 살아갈 때 하느님의 창조행위에 진정으로 참여하는 것입니다. 구약시대부터 하느님은 당신의 백성으로 살아가는데 근본이 되는 중요한 율법들을 주셨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 모든 계명의 조항들이 지향하는 목표는 하나입니다. 이에 대해 바오로 사도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탐내서는 안 된다’는 계명과 그 밖의 다른 계명이 있을지라도, 그것들은 모두 이 한마디 곧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말로 요약됩니다. 사랑은 이웃에게 악을 저지르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사랑은 율법의 완성입니다”(로마 13,9-10).

사랑의 주님은 이렇게 우리에게 사랑을 실천하는 사람이 되라고 가르치시면서 당신의 협력자로 새롭게 변화하라고 당부하십니다.

[평화신문, 2014년 4월 27일,
민남현 수녀(엠마, 성바오로 딸 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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