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강론자료

2012-0223...사순시작...목요일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2-23 ㅣ No.1185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 신명기 30,15-20                  루카 9,22-25

 

2012. 2. 23. 등촌3

주제 : 사람의 이상

저도 사람들 중에서 하나로 살아가는 존재입니다만, 이 사람에게는 아주 묘한 특성이 있습니다. 일을 적게 하면서도 많이 한 사람의 영예를 누리려고 하고, 밥을 잔뜩 먹으면서도 날씬한 몸매를 갖기를 원합니다. 얼마나 가능할까요? 혹시 이론이나 상상에서는 가능한 일이지만, 어차피 이루어지지 않을 일, 말로나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심정에서 하는 얘기일까요?

 

콩을 심으면 콩이 나는 법이고, 팥을 심으면 팥이 나는 법이라는 것을 모를 사람은 없습니다. 하지만 누구나 다 안다고 하는 이 말도 다른 사람의 삶에는 당연히 그래야 하지만, 내 삶에는 콩을 심어도 팥이 되어야 하고, 팥을 심어도 콩이 되어야 한다고 우기는 것은 아닐까요? 사람이 삶에서 지나치게 분명한 말을 하고 살면 재미는 없다고 말합니다. 때로는 내가 가진 허점도 보여주고, 남들의 도움도 청하고 살아야 돕는 사람에게 즐거움도 주는 법인데, 그런 세상 삶의 자세와 하느님 앞에 나서는 사람이 갖는 자세는 분명히 달라야 할 것입니다.

 

사순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세상일에 바쁜 사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먹을 것을 찾아 헤매는 사람에게는 사순절이든 연중시기든 아무 상관이 없겠지만, 사순시기를 생각하고 오늘 이 자리에 온 우리에게 다가오는 하느님의 말씀은 뭔가 다른 자세를 갖게 합니다.

 

사람이 십자가를 지고 사는 게 가능할까요? 받아들이는 방법에 따라서 그 대답은 달라질 것입니다. 가능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입니다. 여러분은 가능성을 보고 사시는 분들입니까 아니면 불가능성을 보고 사시는 분들입니까? 중요한 것은 대답이 아닐 것입니다.

 

목숨을 구하려면 위험을 피해서 도망치거나 그 위험을 상대로 해서 도전해야 할 터인데, 어떤 것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복음에서 들은 예수님의 말씀은 차원이 다릅니다. 맨 몸이 아니라 십자가를 지고서, 내 것을 내던지고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해서가 아니라 자기 십자가를 지고서 따라야한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이 정도가 되면, 참으로 진퇴양난입니다. 신앙인으로 살겠다고 생각하면, 아무런 일을 하지 않아도 내 앞에 천국으로 가는 길이 훤히 펼쳐져있고, 그저 룰루랄라하고 갈 줄 알았는데, 차원이 다른 말씀을 하십니다. 예수님을 등지고, 뒤돌아서기 좋게 하는 말씀입니다.

 

법과 계명에 대한 신명기의 말씀도 마찬가지이고, 그 말씀을 들은 우리가 과연 어떻게 사는 것이 옳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법과 계명은 올바른 길에서 비뚤어지게 나가고 싶고, 올바른 길을 내버려두고 돌아가려는 사람에게 지침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세상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렇지만 그것이 선포될 때에 가졌던 최초의 목적은 다릅니다. 생명과 번성을 향한 법이라고 하느님의 뜻을 선포하는 모세의 선언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겠습니까? 우리가 해석하는 방법에 따라 우리 삶의 모양은 달라질 것입니다.



548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