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강론자료

2012-0205...주일...하느님의 일을 한다는 사람으로서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2-04 ㅣ No.1173

연중 5 주일 (나해)

7,1-4.6-7           1코린 9,16-19.22-23       마르코 1,29-39

2012. 2. 5. 등촌3

주제 : 하느님의 일을 한다는 사람으로서.......

세상살이에서 우리가 겪는 일은 참으로 많습니다. 돈을 쓰는 일만 있는 것이 아니라, 쓰기 위해서는 먼저 벌어야겠지요? 돈을 번다는 것을 길을 가다가 누군가가 흘리고 간 것을 주워서 아무렇게나 책임질 일 없이 그냥 쓸 수 있는 일이 아니라면, 신경 쓰고 그 영향을 생각해야할 것은 많을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내가 조금이라도 나누어받고 그것을 사용하고 싶다고 말하면서도. 내 성격과 내 뜻대로만 산다면 나는 그것을 조금도 나누어받지 못할 것이고 사용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내가 갖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과 협조하고 돕는 일은 필수 중의 필수일 것입니다.

  세상에 우리가 협조하고 살 일은 많습니다. 헌데, 협조한다는 것도 알고 보면 내가 더 갖고 싶은 것을 양보하는 일이 앞서야 하는 법이고, 내가 남에게 주고 싶지 않은 좋은 것을 기꺼운 마음으로 내어놓아야 하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다른 표현이 가능할지는 몰라도, 내 것이라고 생각한 것을 내놓는 일이 앞서야 한다는 것은 변할 수 없는 진리입니다. 그럼, 어떤 자세로 내어놓아야 내가 내놓은 돈이나 시간이 나에게 기쁨이 되어 돌아오겠습니까?

  세상에서 우리가 드러내야 하는 올바른 자세는 분명히 있습니다. 이 올바른 자세를 배우기 위해서, 우리는 오늘 복음 말씀에서 피해야할 2가지 모습을 배울 수 있습니다. 하나는 하느님을 향해서 적대적인 감정과 분노를 가졌으면서도 평소에 하느님의 뜻을 충실히 따르고, 오래전부터 그분의 뜻을 존경해온 것처럼 입으로만 멋있게 살았던 마귀들처럼 사는 것이 그 첫 번째 모습이고, 다른 하나는 예수님께서 베푸시는 놀라운 기적을 체험하고 난 다음에, 이제 다른 마을로 가지 마시고 우리와 함께 살며 우리 동네에만 머물러 달라고 청하는 사람들의 자세가 그 두 번째 모습입니다. 이 두 가지만이라도 우리가 잘 피할 수 있다면, 우리는 인생살이에서 첫 단추는 제대로 끼웠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인지라, 욕심을 드러내는 것이 기본적인 모습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나는 완전하지 못하고 부족한(?) 사람이니까, 하느님의 뜻과 다른 어떤 일이든지 해도 좋다는 얘기를 하면, 그런 일이 반복되는 세상은 어떤 모습이 되겠습니까?

  인생의 길이가 길다거나 짧다거나 하는 것과 내가 가진 재산이 많다거나 적다고 하는 일이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일은 상대적으로 많지 않습니다. 이론은 이렇습니다만,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이러한 이론대로 사는 것도 아닙니다. 저마다 삶의 자세가 다를 것이고, 가진 생각이 다를 것입니다. 그렇게 자기 생각대로 살면서도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이 옳은 길을 가고 있으며, 옳게 살고 있노라고 말할 것입니다. 그런데 정말로 자기만의 자신감에 쌓여 사는 것이 올바른 일일까요?

  오늘 욥기 독서말씀은 인생에서 희망을 잃어버린 사람의 허무한 탄식소리입니다. 욥에 대해서 적고 있는 성경의 모습을 보면, 그가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사정을 반쯤 이해할 수도 있지만, 우리가 욥과 똑같은 상황에 빠지더라도, 오늘 독서말씀에 나온 것과 같은 자세는 결코 권장할 수 없는 일입니다. 이런 일은 여차하면 우리 삶에 쉽게 찾아올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될 수 있는 정말로 쉬운 방법을 말하자면, 우리가 삶에서 하느님을 잃어버리거나 하느님을 무시하거나 하느님을 찾지 않는 일과, 언젠가는 세상에서 사라져야 할 인간의 생각과 능력을 하느님보다 더 앞세우는 것입니다. 그렇게 산다면, 우리는 욥이 겪은 것과 같은 곤경과 역경에서 헤어날 수 없게 됩니다.

  세상에서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 산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할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요? 혹시 제가 하는 소리를 들으시는 여러분 가운데, ‘나도 마음은 그렇게 살고 싶지만 그것은 억지춘향의 이론이지(!)’하고 쓴웃음을 지을 분은 없을까요?

  세상에서 사람은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하지만 만사를 제쳐놓고 오로지 사람의 힘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 한계를 빨리 깨닫는다면 우리가 다른 사람들보다 한걸음은 빨리 하느님께로 돌아설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하느님께서 세상에 당신 뜻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알고 산다는 신앙인으로서 우리가 드러내야할 올바른 자세는 무엇이겠는지 잠시 묵상할 시간입니다.



550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