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강론자료

2011-1224...성탄...하느님의 방문을 맞이하기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12-24 ㅣ No.1146

성탄대축일 전야[1224] - 성탄전날 밤미사

이사야 9,1-6            티토 2,11-14               루카 2,1-14

2011. 12. 24. , 21:00. 등촌3

주제 : 하느님의 방문을 맞이하기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오늘은 하느님께서 사람의 모습으로 우리 세상에 찾아오셨음을 함께 기뻐하는 날, 성탄절입니다. 여러분은 오늘 하루를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일을 하면서, 이 밤 시간까지 지내셨습니까? 질문에는 여러 가지 대답이 나올 수 있지만, 쓸데없지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될 법한 대답은 무엇이겠습니까?

 

먹고 사는 경제가 어렵다고 말하다 보니, 올해는 길가에서는 크리스마스 캐롤을 듣기도 힘들었습니다. 그런 모습이 안타까워서, 아래층 로비에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만, 얼마나 많은 분들이 성탄절의 기쁨을 준비했을까요?

 

성탄의 분위기 안에 산다는 것은 어떤 일이겠습니까?

신학생으로 지내던, 어느 겨울방학 때, 목포에서 2시간 배를 타고 들어간 자은도라는 섬에서 성탄절을 지냈던 일이 있습니다. 30년 전 오늘밤, 그곳에는 엄청나게 많은 눈이 왔습니다. 성탄예절을 마친 다음, 무릎까지 빠질 만큼 많이 내린 눈을 뚫고서, 학생들과 함께 신자들 집을 돌아다니면서 밤새도록 성탄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있습니다.

 

지금 시대, 우리가 사는 동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때보다 지금이 훨씬 더 잘 사는 때가 되기는 했습니다만, 안타까운 일은 사람들의 정감이 자꾸 사라진다는 것입니다. 혹시 작년보다 버는 돈이 줄어들어서 그렇게 됐을까요? 경제는 자꾸 어려워졌다고 하면서 마치 내일 모레, 죽을 것 같은 소리를 합니다.

 

사람의 삶에는 수많은 일이 일어납니다. 사람을 구별해서, 함께 살 수 있는 사람과 함께 살 수 없는 사람을 구별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우리가 다들 힘들다고 할 이 시대야말로 정말로 성탄의 참의미를 발견할 수 있는 때라고 말하면 여러분은 어떻게 알아들으시겠습니까? 실제로 2000년 전에 예수님이 오셨을 때에,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는 구세주의 강생을 기다린 마음이 어떠했겠느냐는 것입니다.

 

2000년이 넘는 세월 전, 로마제국의 동쪽변방, 베들레헴에서 예수님이 태어난 일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별 볼일 없는 소식이었습니다. 로마제국의 황제가 명령한, 인구조사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조상의 고향을 찾아서 몰려들었고, 그래서 몸을 누이고 쉴 곳도 충분치 않았던 그곳에서 임신한 한 여인이 아들을 낳았다는 것은 정말로 신통할 것이 아닌 아주 평범한 일이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별 볼일 없을 장소였던 베들레헴의 동네의 한 비탈 언덕, 동물들이 머물러 있던 곳에서 태어난 한 아기를 둘러싸고 자그마한 소동이 벌어집니다. 하늘에서 천사가 나타나 하느님의 영광을 노래했다고 하고, 한 데에서 양을 지키며 밤을 지낼 수밖에 없던 목동들이 찾아와서 아기가 태어나 구유에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물러갔다는 것이 그 밤에 일어난 일의 전부였습니다. 그리스도교가 온 세상에 퍼지고, 많은 사람들이 신앙의 정신으로 따라 살게 되면서, 2000년 전에 대단치 않았던 그곳에서 태어난 한 아기의 탄생순간이 지금은 의미 있는 사건이요 의미 있는 시간이 된 것뿐입니다. 우리가 지금 갖는 마음과 정성 가운데, 얼마나 시간이 지나면 의미 있는 일이 되겠습니까?

 

성탄은 우리가 원한다고 해서, 아무 때나 반복되는 사건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간절히 바라던 것이 하느님의 뜻과 일치하면서, 세상에 실현된 것이 성탄이었고, 하느님께서 사람으로 세상에 태어나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에 새로운 성탄이 이루어지려면, 우리가 지금 그 순간을 얼마나 간절히 바라는 사람인지 잘 살펴야 한다는 말도 될 것입니다.

 

우리는 구유안치 예절시간에는, 구약성경과 마태오복음의 말씀을 들었고, 우리를 찾아오신 하느님의 모습을 여러 동물들과 사람과 함께 제단 앞에 인형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우리가 한 것과 같거나 비슷한 시간에 수많은 장소에서 이런 일을 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 일을 여러 차례 반복한다고 하더라도 진정으로 준비해서 참여하지 않는다면, 하느님에게서 오는 성탄의 기쁨을 누릴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은 오늘 성탄의 기쁨, 가슴 진한 감동을 느끼셨습니까? 아니면 어제와 같은 그렇고 그런 밤, 내일과 별다를 것이 없을 그런 밤 시간으로 시작하셨습니까?

 

우리가 가진 마음자세는 저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마음의 준비에 따라, 이사야예언자가 외쳤던 그 기쁨의 순간이 우리를 찾아올 수도 있고, 티토사도가 쓴 편지에 나오는 것처럼 우리에게 찾아오신 그리스도의 영광에 힘입어 위대하고도 복된 길을 걸어갈 수 있게 될 수도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어떤 마음자세로 지내고 있느냐하는 것도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 성탄대축일, 일 년에 365번을 맞이할 수 있는 늘 같은 밤들 가운데 하루가 아니라, 늘 맞이할 법한 날들 가운데서도 아주 특별한 기쁨과 감동으로 남을 수 있도록 함께 마음과 정성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그래야만, 하느님께서 사람이 되시어 우리와 함께 살려고 오시는 진정한 행복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585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