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교육ㅣ심리ㅣ상담

[상담] 술을 마시기 시작했어요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5-11 ㅣ No.254

[묻고 답하고] 술을 마시기 시작했어요



묻고 : 저는 50대 주부입니다. 아이들 모두 대학교에 보내고 나니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괜시리 우울하고 마음이 안정되지 않습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술을 마시게 되었는데, 이제는 일주일에 서너 번은 꼭 술을 찾게 됩니다. 가족들이 보는 것이 창피해서 혼자 몰래 술을 마시게 되는데, 술을 마시면 잠시나마 마음이 편해집니다. 그러나 가족들이 제가 술을 마신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점점 술에 의존하게 되는 제 자신을 발견하고 마음이 괴롭습니다.


답하고 : 외롭고, 그립고, 들어줄 이 없기에 서글퍼서 한잔을 마시지만 결국 깊은 고독은 술로서 이겨낼 수는 없겠지요.

결혼하고 아이가 생기고, 남편은 가정을 위해서 사회생활 속에 빠져있고, 아이만을 바라보며 살았는데 이제 그 아이가 성인이 되어 내 곁을 떠나가니 갑자기 혼자라고 생각되지요. ‘품 안의 자식’이라는 말의 의미를 온전히 알게 됩니다. 무엇인가 인생의 목표가 다 채워져 버린, 아니 이제 목표라는 자체가 사라진 느낌. 그 허전함을 어찌 할 수 있을까요? 이 때 조금씩 손을 대기 시작한 술은 기분을 좋게 해주며 현실을 잊게 해주고…. 하지만 해결이 될까요?

십대 중반에 아이를 가졌던 마리아. 그것도 남편의 아이가 아니니.. 그렇게 어렵게 시작한 결혼 생활인데.. 성인이 되어 세상에 나간 외아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비난 속에 십자가형을 받아 세상을 떠났을 때. 그 아픔과 외로움은 어떠했을까요? 세상의 누가 성모님보다 더 큰 아픔을 느낄 수 있을까요? 이 때 성모님에게도 ‘술’이 해결책이었을까요? 하느님을 향한 믿음이 괴로움과 외로움으로 덮여진 깊은 골짜기에서 그분을 구해주었을 것입니다. 약하고 유한한 존재인 피조물의 고독은 결국 영원하신 하느님 안에서만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기도는 더 깊은 고독으로 우리를 이끌어 하느님을 만나게 해 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십자가에서 죽어가는 순간에 ‘이분이 너의 어머니시다’라며 성모님을 사도 요한에게 맡기셨지요. 하느님께 대한 믿음과 기도에 더해서 사도 요한을 비롯한 예수님의 제자들의 사랑이 성모님에게는 큰 힘이 되지 않았을까요? 인간은 결국 혼자일 수밖에 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래도 나를 아끼고 사랑하는 형제자매들이 있다는 믿음이 술보다는 더 확실한 치료제가 될 것입니다. 아끼고 사랑하는 이들과의 대화나 등산 등도 힘이 나도록 할 것 같고. 성당에서의 봉사활동이 제일 낫지 않을까요? 참, 50대 여인이 혼자 술을 마시면 어찌 하냐고 우리 성당 사목위원들에게 물어보니 바로 답이 오더군요. ‘어디예요? 당장 달려가서 같이 한잔 하지요.’ 혼자 마시는 술은 독이랍니다.

[외침, 2014년 2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김길민 신부(광주성당 주임, 교구 사법대리)]



1,896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