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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22: 잃어버린 성사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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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5-25 ㅣ No.465

[가톨릭신문-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공동기획 - 신앙의 해, 신앙의 재발견] (22) 잃어버린 성사들 ③ 교의신학자 손희송 신부에게 듣는 의미 · 대안

“성사는 하느님과의 만남 · 은총의 선물”


성사는 공기와 같다. 사람들이 공기의 중요성을 망각하듯이 신앙인들은 탄생부터 죽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삶과 함께하는 성사의 소중함을 잊고 산다. 이는 신앙인들이 하느님의 큰 선물을 놓치고 있다는 반증이다. ‘성사’가 없다면 곧 그 안에 담겨 있는 하느님의 현존과 사랑 조차도 잃는 셈이다. 교의신학자 손희송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장)와의 인터뷰를 통해 잃어버린 성사들의 의미를 되짚어보고, 성사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을 대안을 찾아본다. 


손희송 신부는 성사를 통한 은총의 참맛을 느끼기 위해 신앙인 스스로 준비돼야 함을 강조했다.


“편리를 추구하는 이 시대는 신앙생활을 하기에 더 힘든 세상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세상이 편리해졌다고 하더라도 신앙마저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소중한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력이 필요한 법입니다.”

손 신부는 신앙을 ‘가마솥’에 비교했다. 전기밥솥에 비해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지만 가마솥 밥이 더 찰지고 맛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잘 알고 있다. 성사도 마찬가지다. 하느님이 일곱 성사를 통해 주는 은총의 참맛을 느끼기 위해서는 신앙인 스스로가 준비해야한다는 것이다.

“성사는 하느님과의 만남이에요. 그것도 하느님께서 먼저 다가와 좋은 은총을 선물로 주시는 만남이죠. 우리에게는 하느님을 만난다는 자체가 은총인데, 이를 꽃 피우려면 나름의 노력과 준비를 해야 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손 신부가 말하는 준비와 노력은 어렵지 않다. 아무리 바빠도 가치가 있는 일에는 꼭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현대인의 특징이다. 즉, 주님께 오롯이 자신의 시간을 내어드리는 자체가 신앙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가짐이라는 것.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미사 시작 전 독서와 복음을 미리 읽고, 묵상하는 것만으로도 미사와 모든 성사의 절정인 ‘성체성사’를 비롯한 일곱 성사의 본질을 체험할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반면, 작은 노력도 하지 않고 자투리 시간에 신앙생활을 한다는 의미는 곧 신앙을 고급스러운 취미로 여기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를 보면, 씨앗이 뿌리를 깊게 내리지 못하고 금세 죽어버리는 돌밭과 가시덤불 이야기가 나옵니다. 깊이가 없는 우리네 신앙이 이와 같습니다.”

본지가 서울대교구 사목국 일반교육부 협조로 실시한 구역장ㆍ반장 대상 ‘성사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관한 설문조사’ 중 ‘성사에 어려움을 느끼거나 자주 참여치 못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 결과는 ‘돌밭과 가시덤불’과 같은 현대인들의 신앙 의식을 여실하게 보여준다. 손 신부는 30%에 가까운 응답자가 성사생활을 부담스러워 한다는 사실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어 “부담스럽다, 의무에 불과하다는 말은 우리의 준비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 신부는 대표적으로 유아세례에 대한 신자들의 인식을 언급했다. “자녀에게 종교의 선택권을 주겠다는 부모를 요즘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이 말이 맞는 것 같지만, 실은 부모들의 부실한 신앙 의식을 보여주는 겁니다. 자녀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면 왜 학원을 보낼 때는 동의를 안 받는 거죠?”

그는 이러한 현실을 부모 자신이 신앙의 기쁨을 느끼지 못했고, 신앙의 본질을 모르기 때문이라고 정리했다. 예비신자 교리교육과 견진교리교육 외에 성사와 관련된 교육을 마련하지 못한 교회도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전했다.

결국, 그는 ‘교육’을 대안으로 내놓았다. ‘성사에 대한 인식과 태도에 관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87.6%가 선택한 ‘성사와 관련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결과와 맥을 같이한다. 손 신부는 과반수가 넘는 인원이 ‘실질적으로 성사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의 교육’(68.4%)을 원하는 만큼, 교회가 다양한 방식으로 성사 교육에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그는 또 불필요한 형식을 줄이고, 신자들이 ‘편리’가 아닌 ‘편안’하게 주님의 순간을 느낄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 역시 교회의 몫이라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손 신부는 신자들의 의식이 변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일곱 성사 특히 고해성사는 부담을 감수할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는 신자들이 직접 준비하고 노력해야한다는 의미에서다.

“십자가의 고통 뒤에는 부활의 기쁨이 있는 것처럼 성사의 본질에는 우리에게 주어진 큰 은총의 선물이 있습니다. 이렇게 성사를 강조하는 것은 결국 성사에 제대로 참여할 때 신앙이 완성되기 때문입니다.” [가톨릭신문, 2013년 5월 26일, 이지연 기자]
 

성사 Q & A


Q. ‘바오로 특전’은 무엇인가요?
A. 새 혼인 유대 위한 교회의 배려


교회는 사도 바오로의 말씀에 근거해서 바오로 특전을 베풉니다. “어떤 형제에게 신자 아닌 아내가 있는데 그 아내가 계속 남편과 함께 살기를 원하면, 그 아내를 버려서는 안 됩니다. 또 어떤 부인에게 신자 아닌 남편이 있는데 그가 계속 아내와 함께 살기를 원하면, 그 남편을 버려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신자 아닌 쪽에서 헤어지겠다면 헤어지십시오. 그러한 경우에는 형제나 자매가 속박을 받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여러분을 평화롭게 살라고 부르셨습니다.”(1코린 7,12-13.15)

바오로 특전이란 비신자가 세례를 받음으로써 본인과 비신자 배우자와의 이전의 혼인 유대를 해소하고, 새로운 혼인 유대를 맺을 수 있도록 교회가 특전을 베푸는 것입니다. 그 조건은 다음과 같습니다. 1.첫 번째의 혼인이 비신자끼리의 혼인이었어야 합니다. 2.첫 번째의 혼인이 아무런 장애나 결함이 없는 유효한 혼인이었어야 합니다. 3.첫 번째 혼인의 배우자가 실제로 떠나갔어야 합니다. 헤어진 척만 하거나, 특전을 받으려는 사람이 억지로 떠나보낸 경우는 특전을 받을 수 없습니다. 바오로 특전은 교구 직권자만이 수여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본당 사목구 주임에게 권한이 위임되었습니다.


Q. 성품성사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그리스도께서 위임하신 사명 수행


성품성사는 그리스도께서 당신 사도들에게 위임하신 하느님 백성을 위한 봉사의 임무가 세상 마칠 때까지 교회 안에서 계속 수행되도록 도와줍니다. 사도들의 합법적 후계자인 주교들은 주교 축성을 통하여 주교단에 들어가 교황과 다른 주교들과 함께 가르치고 거룩하게 하고 다스리는 직무를 수행합니다. 한 개별 교회(교구) 일치의 토대인 주교는 사제들과 부제들의 협조를 받아 사목직을 수행합니다. 주교와 사제들은 복음을 선포하고,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 특히 그의 직무를 수행할 힘의 원천인 성찬례의 집전과 신자들의 사목을 위하여 축성되는 것입니다.


Q. 오랫동안 냉담교우로 지내며 교리를 다 잊은 경우, 세례성사를 다시 받아야 하나요?
A.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어


세례성사는 하느님의 은총으로 원죄를 없애 주며, 하느님의 자녀가 되고 그리스도의 공동체인 교회의 일원이 되도록 합니다.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다른 성사를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얻게 되는데, 세례성사는 평생 한 번만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오랫동안 신앙생활을 멀리하여 교회의 가르침을 다 잊었다고 하더라도 세례성사를 다시 받아서는 안 됩니다. 다만 자신의 신앙 성장과 성숙을 위하여 교리를 다시 익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Q. 견진성사는 왜, 언제 받아야 하나요.
A. 그리스도교 입문 완성 의미 … 세례 6개월~1년 이후


신자는 견진성사를 통하여 그리스도교 입문을 완성하는 동시에 세례의 은총을 견고하게 할 수 있습니다. 견진성사는 성령의 열매를 맺음으로써 하느님 구원행위에 협력자로서의 사명을 다하는 가운데 신앙적으로 성장하고 성숙될 수 있도록 돕는 성사입니다.

주교의 안수와 축성 성유에 의한 도유를 통하여 ‘성령 특은의 날인’을 받음으로써 하느님의 성숙한 자녀로서 그리스도와 더욱 굳게 결합시키고, 성령의 선물을 증대시키며, 교회와 이루는 친교를 더욱 완전하게 하고,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세례 받은 모든 그리스도 신자는 이 성사를 받아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만 12세 이상이면 받을 수 있습니다. 견진성사를 받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교육을 받아야 하며, 본당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세례를 받은 지 6개월에서 1년 이후에 견진성사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Q. 미사에 늦게 참례했는데도 성체를 모실 수 있는지요.
A. 미사 전체 온전히 참례해야

미사 때에 성체를 모시며 주님과 일치를 이루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미사의 어느 부분에까지는 참례해야 한다고 하는 구체적인 규정은 없습니다. 이는 미사 전례 전체에 온전히 참례해야 함을 일깨워주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에 참례함으로써 주님과의 온전한 일치를 이루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미사 시작 전에 미리 와서 준비를 하는 정성이 필요합니다. 혹시 습관적으로 미사에 늦는다거나 영성체 순간에만 미사에 참여해서는 안 되겠습니다. [가톨릭신문, 2013년 5월 26일, 조성풍 신부(서울대교구 사목국 일반교육부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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