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2011-1109...수...내 삶의 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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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11-08 ㅣ No.1111

라떼라노 대성전 봉헌축일 [1109]

에제키엘 47,1-2.8-9.12             요한 2,13-22

2011. 11. 9. (). 등촌3

주제 : 내 삶의 성전

사람은 저마다 삶에서 귀중하게 여기는 것이 다릅니다. 건강일 수도 있고, 돈일 수도 있고, 눈에 보이지 않는 사랑이나 행복일 수도 있습니다. 어떤 것이 됐든지, 저마다 자기 삶에서 정말로 귀중한 것을 우선적으로 생각할 것입니다. 오늘 이 미사에 오신 여러분이 중요하게 여기는 첫째 자리에는 어떤 대상이 자리잡고 있습니까? 사실 제가 그 대답을 안다고 해도 중요할 것은 없습니다.

 

역사상에서 유대인들이 자기들의 나라라고 부르던, 나라가 사라졌다가 2400년 가까이 시간이 흐른 다음에, 자기들만의 나라를 세우는 민족은 흔치 않습니다. 유대민족들 빼고선 없다고 말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시간이 흐르기는 했습니다만, 한민족은 유대민족들처럼 머리가 좋은 민족이라고 평가하고 자랑하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면서 글을 읽던 당시의 세상을 평가하는 글이었는데, ‘아마도 일본이 한민족을 지배하는 기간이 50년을 넘겼더라면, 과연 한 민족이 살아남았고, 국가를 다시 세울 수 있었을까?’하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요즘 FTA문제로 시끌벅적한 국회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더 했습니다. 옛날에 보았던 그 글에서는 한민족의 미래를 아주 어둡게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요즘은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어떻게든 시간이 지나면, 미국과의 조약은 체결될 것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다음에도 그 조약을 돌이킬 수 있는 일이 있고, 아닌 것도 있을 텐데, 과연 어떤 판단에서 그리도 밀실에서 일이 진행되고, 무슨 판단에서 그리도 급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할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정치적인 색채를 띤 얘기를 하면, 안 된다고 누구나 말합니다. 하지만, 순수하게 신앙적인 이야기만 하면, 여러분이 제 말을 어떻게 듣겠습니까? 아니 정치적인 색채를 띤 얘기를 빼고 신앙에 관련된 이야기만 하면, 사람들이 신앙생활을 철저하게 그리고 정성껏 잘할까요?

 

아주 오랜 기간, 자그마치 2400년이 흐른 다음에, 유대인들이 자기들의 나라를 정치적으로 다시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성전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신앙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살았느냐에 따라 바뀐 것은 아닐까 했습니다. 물론 그들도 예수님 시대에는 성전에서 못할 일들을 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하면서도 그들이 가졌던 마음을 우리는 과연 어떻게 새기고 사는지 궁금한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들 마음에 있는 성전은 어떤 것일까요? 우리가 기억하고 알고 있는 신앙의 힘은 우리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남길까요? 질문은 하지만 대답이 쉽지 않습니다. 세상이 하도 이상하게 틀어지다보니, 신앙은 거추장스러운 또 하나의 짐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탓입니다. 제가 이 자리에서 무어라고 한다고 해서 일이 다르게 바뀌겠습니까? 삶의 변화는 다른 사람의 소리나 말이 아니라, 내가 갖는 자세 때문에 바뀌는 것입니다. 46년이나 걸려서 지은 성전을 허물라고 했던, 예수님의 의도를 우리가 좀 더 잘 깨달을 수 있다면, 신앙에 대한 자세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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