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2011-1106...연중32주일...우리가 가질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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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11-05 ㅣ No.1109

연중 32 주일 (가해)

지혜 6,12-16             1테살로니카 4,13-18            마태 25,1-13

2011. 11. 6. 등촌3

주제 : 우리가 가져야하는 삶의 자세

오늘은 세상을 떠난 분들을 위해서 우리가 더 기도하는 위령성월의 첫 번째 주일입니다. 위령성월이 되었으니 세상을 떠난 분들을 위해서 기도하자고 하는 말이 옳겠습니까? 아니면 우리가 늘 기도하기는 하지만 위령성월이 되었으니 더 정성을 모아서 기도해야 한다고 하는 말이 옳겠습니까?

 

말씨름은 아닙니다만, 둘 중의 어느 자세가 되었든지 나름대로 의미는 있는 말입니다. 두 가지 표현에 공통점이 있다면, 신앙인으로 사는 동안 우리가 해야 할 것은, 이 세상의 삶과 하느님 앞에서 살 것을 청하는 자비를 기다리는 삶이 서로 구별되거나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며 또 그 신앙의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일치와 협동의 마음을 갖는 일보다는, 세상을 떠난 분들과 우리가 만들어낼 수 있는 일치하는 방법이 더 쉬울 수 있습니다. 살아있는 사람들이 한 마음을 갖는다면 이룰 수 있고 완성할 수 있는 일이 더 크다고 하겠지만, 저마다 삶의 환경에 따라서 갖는 마음자세가 다르기에, 올바른 길을 누군가가 알려준다고 해도 그 얘기를 다른 사람이 온전히 따르기는 어렵다는 말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 소리는 우리가 현명한 사람으로 살 것이냐, 어리석은 사람으로 살 것이냐고 묻고 그에 대한 선택을 하도록 권고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향해서, 어리석게 사는 것이 신상에 편하게 사는 방법이 아니겠느냐고 말하면 그 사람이 내 말을 그대로 듣고 행동할 사람이 있을까요? 오늘 복음에는 자칫하면 오해하기 딱 좋은 말씀이 나옵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슬기로운 사람들만 들어가는 것이고, 어리석은 사람은 빼놓는 것이 아닌데, 우리가 잘못 알아들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세상 격언에도 천재와 바보는 백지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만, 오늘 복음에 등장한 어리석거나 슬기로운 처녀들의 차이점은 단순하고도 아주 간단한 일에 있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현명하다거나 슬기롭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면, 삶은 아주 피곤한 법입니다. 이것저것 신경 쓸 일이 많습니다. 바꾸어 말해서 나 혼자만 생각하고, 세상에서 나 혼자 중심으로 살아도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면서 슬기롭다거나 현명하다고 말해주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좋은 소리를 듣고 싶다면, 그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움직이는 시간이 있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복음에 등장한 어리석은 처녀들과 슬기로운 처녀들의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그것은 세상 삶이 내 예상대로 세상이 움직이지 않을 경우를 대비해서 뭔가 준비하는 일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것은 등잔불에 딸린 기름그릇에 대한 자세가 얼마나 다르냐의 이야기로 오늘 복음에는 나옵니다.

어리석은 사람이거나 현명한 사람이거나 사람들에게 다가오는 세상의 현실은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미래를 어떻게 대비했느냐에 따라서 삶의 결과가 달라지는 것뿐입니다. 기다림에 지쳐 졸던 10명의 처녀들이 화들짝 잠에서 깨어나자, 어리석은 처녀들은 자기들 앞에 닥친 현실을 깨닫게 됩니다. 신랑이 온다는 소리를 듣고 등잔을 쳐다보니 기름이 없었고, 등잔불이 꺼져가더라는 것입니다. 이때 곁에 있던 사람들을 향해서, 나를 도와주어야 한다고 외치면 어떤 일이 어떻게 달라질까요?

 

교회공동체의 전례력은 연중시기 34주일까지 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한 해의 끝을 향해서 가는 연중 32주일이니, 우리는 우리에게 언젠가 다가올 세상 끝에 대한 준비가 어떠해야 하느냐는 말을 들은 것입니다. 오늘 들은 어리석은 처녀와 슬기로운 처녀들 이야기도 그중 하나입니다.

 

사람이 세상에서 슬기롭고 현명하게 살려면, 세상사의 징표를 읽을 줄 알아야합니다. 세상의 징표를 읽는다는 것은 남들이 눈으로 보는 것을 나도 보았다는 것과 똑같은 것은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대로 보는 것이야 어떤 사람이 제대로 보지 못하겠습니까? 세상의 징표를 읽는다는 것은 눈앞에 보이는 일들의 그 안쪽에 있는 깊은 의미를 본다는 것입니다.

 

혼인식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등잔과 등잔불을 준비하되 기름은 준비하지 않아도 좋다고 말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그 사람이 누군지 그 사람에 대한 얘기가 복음에는 등장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아무도 말해준 사람이 없다면, 우리는 그 얘기와 판단을 통해서 그 안에 담겨 있는 의미를 어떻게 읽어야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내가 똑똑하다는 것을 자랑하고 싶은 사람은 아니라고 해도, 지혜로운 사람이 된다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오늘 지혜서 말씀에는 어떤 사람이 지혜를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한 말씀이 있습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는 격언과도 같은 내용일 수 있습니다. 찾아야 얻을 수 있고, 찾을 마음이 있어야 발견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나도 바쁘고 너도 바쁜 세상에서 신앙을 먼저 생각한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할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세상에서 열심히 산다고 말하는 것이 그저 죽기 위한 것이 아님을 안다는 것은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세상 삶의 끝이 언제 올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그 끝은 반드시 나를 찾아올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 삶에 다가올 끝을 미리 준비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삶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이 사용할 수 있는 시간을 어떤 쪽에 먼저 생각하고 투자하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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