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2011-1030...연중31주일...세상에서 올바르게...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10-29 ㅣ No.1105

연중 제 31 주일 (가해)

말라키 1,14-2,2.8-10       1테살로니카 2,7-9.13     마태 23,1-12

2011. 10. 30. 등촌3

주제 : 세상에서 올바르게 사는 자세

오늘은 시월의 마지막 주일입니다. 들이나 산에 자리 잡고 사는 식물들이 이제는 한 해의 결실을 드러내는 때가 되었고, 겨울준비를 시작하는 때도 되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단풍이라고 말하며, 아름답다고 이야기하면서 그 아름다운 모습을 보겠다고 찾아 나섭니다. 사실 우리가 아름답다고 말하는 모습을 드러내는 나무나 식물들도 자기들을 아름답다고 생각할까요? 어쩌면 단풍든 모습을 보러오는 우리 사람들의 삶도 자신들처럼 아름다워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 하지는 않을까요?

 

오늘 연중 31주일의 복음말씀은 세상 삶의 끝에 맺을 결실이 좋은 것이 되게 하려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는 말씀입니다. 세상에서 한 자락 하는 사람이라면 새로운 가르침이라고 생각하지 않을 아주 평범한 내용이 오늘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하지만 다시 울려 퍼지는 예수님의 이 말씀을 들으면서, ‘옳은 소리(!)’라고 인정한다면, 우리는 어떤 결실을 맺을 사람으로 이 순간을 지내고 있는지도 알아볼 수 있어야 합니다.

 

남들 앞에 서서 뭔가를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멋있는 일이기도 하고, 그 행동에 대해서 평가가 다양할 수도 있는 일입니다. 그렇게 가르치는 일이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삶에 지침을 주고 방향을 잡아주는 일이고, 그렇게 행동하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을 바라보는 기준도 아주 많이 다를 것입니다.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를 사람이 있을까요? 이렇게 질문하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누구나 안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다음에, 그렇다면 실제 삶은 어떻게 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나는 남들 보기에 큰 잘못 없이 잘 살고 있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한 일입니다. 사람의 삶이란 그가 가진 생각이나 남들 앞에서 하는 말로 평가되는 것이 아니라, 동쪽으로 가든 서쪽으로 가든 행동의 결과로 판단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 매운 소리를 하시면서, 행동은 절대로 따르지 말아야 한다고 하신,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가르침이나 말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을 직접 뵙고 그분의 뜻을 사람들에게 전달해준 모세의 권위를 지니고 가르치던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이나 뜻을 가르치기는 했지만, 행동하지는 않은 실수를 범합니다. 사실은 실수라고 낮추어줄 것은 아니고, 그들은 자기들의 삶에서 말씀을 실천하는 행동은 없다고 주장했던 사람들이었을 것입니다.

 

세상에는 쉬운 일과 어려운 일이 섞여 있습니다. 그 일들을 구별할 수 있다면, 누구나 쉬운 일만 하고 싶다고 하면서도 영광은 크게 얻고 싶다고 하겠지만, 삶이라는 것은 그렇게 되는 일은 아닐 것입니다. 이러한 세상에서 하느님을 알고, 그분의 뜻을 온전하게 실천하는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내가 삶에서 하느님의 뜻을 앞세울 줄 안다면, 스승이나 선생이라고 불린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알 것입니다. 이 말을 바꾼다면, 스승이나 선생이라고 불리는 사람은 자신이 하느님의 뜻을 어떻게 대하는지 제대로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쉽다고 생각할 사람은 없습니다. 저처럼, 신앙인들 앞에서 본보기를 보이며 살아야 했던 사제들에 대한 말라키 예언자의 선포를 듣다보면 남들 앞에 나서야 하는 삶이 새삼스레 무섭고 두렵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세상에서 누군가는 그런 소리를 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그 일을 반드시 내가 해야 하는 일인가 하고 질문하는 때도 있습니다. 오늘 미사에 오신 여러분은 말라키 예언자의 말씀과 선포를 어떻게 들으시겠습니까?

 

예언자의 선포대로 올바른 길을 따라 살지 못하는 사제나 세상의 지도자들을 찾아내고, 비난하고 욕하는 것으로 우리가 할 일을 끝내서는 안 될 일입니다. 혹시라도 사제나 세상의 지도자들 가운데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있다면, 우리가 그들의 잘못을 먼저 말하지 않더라도 그들은 각 상황에 맞게 하느님에게서 합당한 심판을 받을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면, 사제나 세상의 지도자들이 하느님의 뜻을 존중하면서 올바르게 사는 사람들이 되도록 기도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도한다고 하면서, 내가 하는 기도가 무슨 힘이 있겠느냐고 생각해서는 안 될 일입니다. 긍정적인 것은 실현되기가 어렵지만, 부정적인 것은 내 삶에 찾아오는 속도가 아주 빠르기 때문입니다.

 

신앙인으로 그 모습을 잘 드러내는 일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바오로사도께서 테살로니카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에 적은 것처럼, 온화하게 살고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생활이라면 더 훌륭할 것입니다.

 

누구나 그렇게 살겠다고 다짐하겠지만, 잠시 우리의 생각을 모아서 사도의 본보기를 따르게 해주시라고 청할 시간입니다.



685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