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5일 (토)
(녹)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강론자료

2015-0101.....새해첫날--성모님축일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5-01-01 ㅣ No.1670

천주의 모친 성 마리아 대축일 [0101]

민수기 6,22-27     갈라티아서 4,4-7         루카 2,16-21

2015. 1. 1. (). (새해 첫날 11:00). 이태원

 

주제 : 내 삶을 통하여.....

주 하느님(!), 올 한 해에도, 이 자리에 모인 우리 신자들에게, 당신의 사랑과 평화를 내려주시어, 당신과 함께 살아가며, 내 삶을 통하여 당신께 기쁨의 선물을 봉헌하게 하소서.” 아멘.

 

영어글자 몇 개를 말하면 색다르게 들리겠지만, 한 해의 인사를 조금 길게 했습니다. 말이 길어서, 차라리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말이 편할까요? 쉬운 말로는 그렇게 표현을 합니다만, 우리가 받고 또 받고 또 받아서 나누지는 않고 나 혼자만 쓰겠다고 할까요? 그래서 이전본당에서 저는 그 말의 표현을 바꾸어 새해 복 많이 드리겠습니다!’라는 말을 썼던 일이 있습니다.

 

한번 들어오면 나가기가 힘든 것이 개인의 재산이나 그 개인의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새해 첫 인사에 받고 또 받아서 가지라는 말보다는 내가 주겠다는 말의 뜻이 좀 더 욕심을 뺀 표현이 될 거라고 생각해봤습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복을 내리시고 여러분을 지켜주실 것입니다.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며, 여러분에게 은혜를 베푸실 것입니다. 또한 주님께서 여러분에게 당신의 얼굴을 보여주시며, 여러분에게 평화를 베풀어주실 것입니다. 아멘.> 이 인사말은 첫째 독서, 민수기 말씀에 나오는 축복기도입니다. 이렇게 사제가 하느님의 백성들에게 축복의 인사를 하면, 하느님께서는 그 말씀대로 해주겠다고 하셨습니다. 구약성경의 말씀에서는 사제의 역할을 강조했습니다만, 우리가 세상살이에서 알아듣는 말의 뜻도 비슷할 것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내 것을 먼저 나눠주지 않으면, 다른 사람은 자기 삶에 필요한 것을 어디서 찾을 것이며, 어디서 구할 수 있겠습니까? 가난한 사람은 나랏님도 구제하지 못한다는 아주 서글픈 소리도 있습니다만, 모든 사람에게 다 도움은 되지 않는다고 해도 시도는 해야 할 일이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은 양띠 해 첫날입니다. 벌써 시간으로는 11시간이 더 흘러갔습니다만, 한 해의 첫날이라고 말해놓고서 우리는 아주 많은 시간이 언제 우리 곁으로 빠져나갔는지 모르게 붙잡지도 못하고 놓치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렇게 놓쳤다고 해서 무조건 슬퍼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반대로 표현해서, 내가 놓쳤다고 슬퍼한다고 해서 그게 다시 돌아와 내 삶에 좋은 흔적을 남기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입니다.

 

신앙은 참으로 신기합니다. 오늘 미사에 오신 여러분이 모두 다 한 마음인지는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서, 알 수 없다고 말하기는 쉽습니다만, 우리는 일정한 시간에 일정한 장소에 모여 서로를 형제라 부르고 하느님을 아버지라 부르며 예수님을 우리의 구원자라고 부릅니다. 이렇게 부르는 말의 뜻을 새삼스레 물을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그러한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정말로 그 말에 맞는 행동을 했는지 돌아보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어제하루를 지냈고 오늘부터는 어제와 비슷한 시간을 2015년이라고 부릅니다. 어제까지는 12월의 어느 날이라고 불렀는데, 오늘은 우리가 1월의 새로운 날이라고 부르고, 어제와 다른 마음자세를 갖추어야 하며, 새로운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말합니다. 어디까지 사실인 말이 되겠습니까? 이런 말의 어느 부분까지 우리의 진심을 담아야 하겠습니까?

 

새롭고 놀라운 것이 정말로 놀라운 결과를 맺는 것은 놀라운 자세를 가진 사람만이 그렇게 하는 일입니다. 다시 말해서 누구나 비슷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해서, 누구나 다 똑같은 결실을 맺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하늘에 나타난 천사의 얘기를 듣고, 다윗의 고을 베들레헴에 구세주께서 태어나셔서 어느 동굴에 몸을 숨기고 있다는 소리를 들었던 목자는 몇 명이나 될까요? 그들이 몇 명이었는지 오늘 루카복음은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습니다. 어쩌면 그 사람들의 숫자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진 현장에 가보겠다고 움직인 한 두 사람의 마음을 더 크게 봤을 수도 있습니다.

 

세상의 역사는 모든 사람이 하나같이 움직이는 마음을 갖는 것으로 시작되지도 않고, 완성되지도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힘겨운 일이 생기면 우왕좌왕할 수도 있는 것이 사람이기는 하지만, 그게 인간의 조건이 아니라 하느님의 뜻이 실현된 것이면 우리는 세상에서 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오늘 하루를 시작으로, 2015년의 시간을 허락하셨습니다. 우리들 각자에게 주어진 시간이 얼마나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새롭게 시작한 시간들안에서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뜻을 실천하면서 살게 해주시라고 청해야 하겠습니다. 그럴 때, 우리를 통해서 하느님의 축복은 세상의 다른 사람들에게도 펼쳐질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647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