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 (화)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강론자료

삼위일체대축일-나해.....2006.6.11.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06-10 ㅣ No.745

 

삼위일체 대축일 (나해)

             신명 4,32-34.39-40       로마 8,14-17      마태 28,16-20

     2006. 6. 11. 무악재

 

찬미예수님

오늘은 본당의 날로 기억하는 날입니다.  본당이 신설된 3년전쯤에 정한 표어에는 ‘그리스도 우리의 평화’라고 정해져 있었습니다.  본당이 신설된지 1년이 지난 뒤에 이곳에 왔을 때는 말입니다.  그러나 성당 신축을 위한 드러난 흔적은 없었고, 마음고생만 잔뜩하고 있던 때였고, 좋은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서 안으로 안으로 한참이나 준비하던 때였을 것입니다.  그렇게 준비하기 시작한 우리 본당의 모습이 꼴을 드러낼 때가 되었을 때, 우리본당 신앙공동체를 기억하며 외부행사를 할 기회를 위하여 본당 축제일을 정한 것이 오늘 삼위일체 대축일입니다.


주의 깊게 보신 분이라면 확인하셨겠지만, 성당 입구쪽에는 커다란 그림이 하나 그려져 있습니다.  러시아사람으로서 ‘안드레이 루뷸로프’라는 사람이 그린 ‘삼위일체 아이콘’입니다.  물론 본래 크기보다는 크게 확대한 것입니다.  그 그림을 그린 배경은 창세기 18장에 나오는 아브라함의 집에 세 사람의 방문으로 표시된 삼위일체 하느님께서 방문한 내용입니다.  인류에게 당신의 뜻을 드러내시려던 하느님께서 당신이 하고자 하시던 일을 성실했던 아브라함에게 미리 알리고 그의 의향을 물으신 것을 배경으로 하는 내용입니다.


삼위일체는 우리가 성부와 성자와 성령으로 구분하여 알아듣는 하느님이 사실은 한 분이라고 말하는 신앙의 내용을 표현한 내용입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사용하는 말로 설명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은 사람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사람이 가진 지혜와 지식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이 신학적인 내용을 가리켜서 ‘계시(啓示)’라고 합니다.  계시의 내용은 사람의 지혜가 늘어난다고 해서 알아들을 수 있는 것은 아니고,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하느님의 신비입니다.  그 모든 내용을 하느님이 주도권을 쥐고 계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느님의 본질과 속성에 관한 것은 사람의 지식과 지혜를 넘어선 곳에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이 자꾸만 변하다보니, 사람이 가진 지혜와 지식의 능력을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니, 요즘에는 ‘다빈치 코드’라는 도깨비 같은 것도 나와서 신앙을 헛갈리게 합니다.  신앙의 내용을 강조해온 가톨릭교회가 마치도 엄청난 비밀집단이며, 다른 사람들을 향하여 폭력과 억압을 행사하는 집단으로 묘사하면서 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문제를 개인적인 것으로 치부한다면, 우리 신앙인들이 가져야 할 합당한 자세는 ‘그렇게 말도 안되는 내용들이 마치도 사실인 것처럼 느껴질 때, 우리신앙의 역사를 영화나 책을 읽는 것보다 반쯤 담긴 정성으로라도 돌이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시간도 없다고 말하기 쉽고, 할 일도 많은 세상에서 신앙을 위한 이런 일에는 많은 사람들이 신경을 쓰지 않고 시간을 내기도 쉽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산다면 우리는 신앙에 대해서 제자리 걸음을 걸을 수밖에 없으며,. 다른 일들에 더 솔깃하고 올바른 길은자꾸만 멀리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수난을 가까이에서 바라봤고, 부활하신 스승의 모습을 수차례나 봤을 11명의 사도들  가운데는 예수님이 올리브산에서 승천하시는 그 순간에도 의심하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하는 안타까운 소리를 마태오복음사가는 전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이라는 것이 그만큼 쉽사리 체득할 수있는 것은 아니라는 내용일 것입니다.  우리가 인간이 가진 오감에 의해서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은 신앙의 요소를 보충해주지 못한다는 반증일 것입니다.  현실에서 우리가 아무리 뛰어나고 확실한 경험을 한다고 해도 그것은 어디까지나 신앙의 단계가 아니라, 경험의 단계로 끝난다는 것입니다.  애석하다고 해야할까요?  어쩔 수 없는 인간의 한계라고 해야 할까요?


성부는 세상을 창조하신 하느님이고, 성자는 인류를 구원의 길로 이끄신 분이고 동시에 인간의 몸을 취하셨던 하느님이며, 성령은 성부와 성자가 하신 일을 세상끝날까지 우리 신앙인들 사이에서 현실화시키는 분이신 사랑이신 분입니다.  우리가 셋으로 구별해서 알아들을 수밖에 없는 이 하느님이 실제로는 한 분이시며, 같은 분이라는 것이 삼위일체 신앙의 골자입니다.


신앙의 요소는 우리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습니다.  말그대로 신앙의 요소는 사람이 모든 인식의 출발점으로 삼는 오감의 단계를 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신앙의요소들은 인간의 오감으로 해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사랑의 관계를 유지하고 드러내셨던 하느님은 우리를 통하여 당신의 그 사랑이 더 널리 퍼지기를 원하신 분입니다.  그 방법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푸는 방법이었고, 우리가 하느님에게서 유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 상속자로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그 축복에 우리가 함께하는 방법은 어떤 것이겠습니까?  하느님이 자녀로서 합당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사람의 몸이 정신과 육체와 한가지로 모여서, 한 방향으로 가야 올바른 삶의 결실을 맺을 수 있듯이 삼위일체 신앙을 받아들이고 하느님에 대해서 올바른 자세로 살아가는 우리가 맺을 삶의 결실이 어떤 것인지 잘 드러낼 수 있어야 할 일입니다.



823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