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 (화)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강론자료

2012-0606...수...사람의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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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06-06 ㅣ No.1241

연중 9 주간 수요일 - 짝수 해 2티모테오 1,1-3.6-12           마르코 12,18-27

 

2012. 6. 6. 등촌3.

주제 : 사람의 생각

누군가가 세상살이에서 내 생각을 넘겨짚거나 무시한다는 것을 알면, 그대로 참아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신앙의 자리에서 합당한 표현은 아니지만, ‘부처님 손바닥에 있는 정도의 평안함을 누리는 사람이 아니라면 나를 모욕하는 소리를 듣고 참아줄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세상을 완전히 뒤바꿀 힘이 없다면, 그저 마음 상하고, 속이 상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가 뒤틀어진 사람으로 바뀌는 모습을 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어제 저녁미사에서는, 사람의 일과 하느님의 일을 서로 상대적인 위치에 두고 비교하는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오늘은 세상 삶의 중요한 일에 하느님의 뜻은 어떻게 적용되는 것으로 알아볼 수 있는지에 대한 얘기입니다. 세상사에 혼인은 아주 중요한 일입니다. 인륜의 대사(人倫大事)라는 표현을 씁니다. 그런데 세상사에 그렇게 중요한 일이 하느님나라에서는 어떤 의미를 갖겠느냐는 질문과 그에 대한 응답이 오늘 복음에 나옵니다.

 

사두가이파 사람들은 부활도 내세에 관한 것도 믿지 않는 사람들로 분류된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그들이 예수님께 와서 부활에 대한 얘기를 묻습니다. 세상에서 7명의 남자들과 살았던 한 여인이, 부활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곳에서는 어떤 남자와 살게 되겠느냐고 말입니다. 세상의 기준을 따라서 생각하면 대단히 중요한 일이 바로 혼인에 대한 것이지만, 인간의 입장에서는 체득(體得)할 수 없는 하느님나라의 사정에서라면 도대체가 말이 되지 않을 아주 답답한 질문이 바로 이것입니다.

 

사람은 체험하지 않은 것들을 포함해서 과연 모든 것을 다 알 수 있을까요? 엊그제 신문에서 본 얘깁니다만, 40억년 후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은하세계와 안드로메다은하가 충돌해서 새로운 우주 어쩌고 하는 얘기를 읽었습니다. 그때까지 살 사람은 아무도 없겠지요? 그때가 돼서 40억년 가까운 세월 전에 그것을 미리 알아낸 현생인류가 있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무엇일까요?

 

사람은 이렇게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써서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을 발휘하지만, 정작 바로 내일이나 한 시간 후에 내 삶에 일어날 일에 대해서는 모른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사람이 모든 것을 알아야 사는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낫고, 모르는 것이 더 행복한 때도 있습니다. 내가 그것을 내 생각과 뜻대로 선택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까운 일일뿐입니다.

 

사람은 자기 생각을 앞세우는 일에 목숨을 걸 때도 있습니다. 그 일이 옳은지 그른지에 대한 판단을 훗날에 하게 되면서도, 불속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사람은 살기도 합니다. 그런 세상에서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일이겠습니까? 복음을 선포하는 일, 복음대로 살아가는 일을 부끄러워하거나 두려워하지 않는 일이라고 바오로사도는 힘주어 말합니다. 세상일에 바쁜 사람들 가운데 이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우리가 세상에 사는 것은 분명하지만, 하느님의 뜻을 얼마나 존중하느냐에 따라 우리네 삶은 아주 많은 것이 달라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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