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 (화)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강론자료

2011-1023.....민족들의복음화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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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10-22 ㅣ No.1099

민족들의 복음화(福音化)’를 위한 미사 전교주일

이사야 2,1-5              로마서 10,9-18             마태오 28,16-20

2011 10. 23. 등촌3.

주제 : 복음과 복음화... 전교

세상살이에서 바쁜 일을 선택하라면, 여러분은 어떤 일을 가장 먼저 생각하시겠습니까? 모든 사람이 다 그래야 한다는 원칙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전통적인 표현을 기억한다면, 아무래도 세상일을 먼저 선택할 것이고, 그중에서도 먹고사는 일을 가장 먼저 선택할 것입니다. 옷으로 꾸미거나 사는 집에 관한 것은 그 다음의 중요성에 해당할 것입니다.

 

하지만, 사람이 먹는 일을 포함한, 기본적인 의식주 문제만 해결하면 우리가 세상에서 고민할 일이 다 끝나는 것일까요? 당연히 아닐 것입니다. 처음에 해야 할 일이 어떤 것이냐고 물었으니, 그렇게 대답한 것이지, 어떻게 그런 일만이 전부라고 하겠습니까?

 

오늘은 신앙인의 삶에서 중요한 일이라고 말하기도 하고, 반드시 실천해야 한다고 말하는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주일입니다. 사실 말이 쉬워서 그렇지, 복음화란 아주 어려운 일입니다. 복음이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 것은 그 첫 번째 질문이고, 내가 삶에서 왜 복음화를 실천해야 한다고 말하는지가 그 다음 질문이며, 내가 그 복음화라는 일에 충실하게 참여했을 때 내가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인 이익이 무엇이냐고 묻고 싶은 것이 그 다음 질문일 것입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우리의 생각을 담아 질문할 수 있습니다만, 그 어떤 대답을 들어도 맘에 꼭 든다거나 궁금증이 해결되었다고 할 일도 없을 것입니다. 사람들의 삶에 연결하여, 이런 질문을 제가 대신해봤습니다만, 사실 어떤 대답을 들어도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들 수는 없는 일이고, 그렇게 질문할 법한 사람들의 궁금증에 답변이 될 일도 아닙니다.

 

현실은 이러한데, 교회공동체는 현실 삶에 바쁜 사람들에게 합리적인 설명도 없이, 어째서 세상에서 바쁜 일과 서둘러야 할 일을 뒤로 미루고 이것을 강조하는 것이겠습니까?

 

복음이란 예수님에 관한 기쁜소식입니다. 이 예수님에 관한 소식을 어떤 사람이 기쁜 소식이라고 말하느냐에 대한 설명은 아닙니다. 이 기쁜소식은 예수님은 하느님이셨고, 하느님의 아들이셨지만,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셔서 우리 사람들이 구원에 도달할 수 있는 길을 알려주신 분이라는 놀라운 사실이 바로 복음입니다. 세상이라는 한계에 붙잡혀 살 수밖에 없는 것(!)이 인간이기는 하지만, 그것만이 우리가 실천해야 할 모든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복음입니다. 또 복음화란 그 위대한 일에 내가 참여하여 작더라도 복음이 땅에 실현된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찾고, 그 일에 함께 나서자고 하는 초대와 실천을 가리킵니다.

 

내가 세례를 받았다는 것은 복음이 뭔지 받아들이고, 이해하기 시작한 사람이라는 것의 다른 표현이고, 신앙공동체인 본당에서 이루어지는 다른 일들에 참여한다는 것은 복음화에 참여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복음화를 나 혼자 하고, 그 결실을 나 혼자 누리는 일에서 끝내지 말고, 다른 사람들도 함께 참여하게 하자는 것이 오늘 기억하는 복음화주일의 다른 말, 전교주일의 삶을 올바르게 드러내는 일로 알아들어야 합니다. 이 일은 그저 이론으로 끝낼 일은 아닙니다. 낱말 뜻을 알기만 해도 충분하다고 말할 일도 아닙니다.

 

올리브산 꼭대기 승천하시는 자리에서 예수님은 열한 명의 제자들에게 그들이 세상 끝 날까지 해야 할 일을 알려주셨습니다. 세례를 주는 일이 그 첫 번째이고, 하느님의 뜻이 세상에 실현되도록 예수님의 명령을 다른 사람들도 알아듣고 실천하도록 자기들과 같은 삶에 초대하는 일이 그 두 번째이자 하느님의 뜻을 우리가 완성하는 방법입니다. 이 중에서 여러분은 어느 단계까지 나아간 행동을 하고 계십니까? 내가 세례를 받고 신앙인으로 사는 것이면 되지 않는가..... 하는 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첫 번째 단계에도 아직 도착하지 못한 삶의 자세입니다. 내가 세례를 받은 사람이라고 하는 일에만 만족하는 사람은 복음이 뭔지 이해하기 시작한 사람이라는 뜻일 뿐입니다.

 

신앙인으로 산다는 것은, 이사야예언서에서 들은 일처럼, 나 혼자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시는 잔치에 내 발로 찾아가는 사람이 되는 것만 가리키는 것은 아닙니다. 그것은 아주 이기적인 생각입니다. 이기적인 사람은 세상에 살아서는 안 되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것은 신앙인이 드러내야 할 자세에서는 한참 부족한 일입니다. 세상 삶이 진짜로 행복하게 되려면, 나 혼자 행복에 도달하고 다른 사람은 모두 뒤에 처지면 안 되는 일입니다. 만일 잘못해서 그렇게 생각한다면, 요즘 미국에서 시작된 일들처럼, 자기는 부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99%의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1%의 부자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을 향하여 분노하는 일들과 같은 것을 만들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내가 벌어들이고, 내가 만든 재산을 나 혼자 풍족하게(?), 그리고 배부르게(?) 쓰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독서로 읽은 로마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바오로 사도도 복음을 전한다는 사람이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살아야 하는지 이사야예언서를 인용하여 말씀하십니다.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입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게 된다는 복음을 내가 받아들여서 기쁜 일이 내 안에 시작되게 하였듯이, 나를 통하여 다른 사람들에게도 그 기쁜 일이 전달되도록 살아야한다는 것입니다.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서 기도하는 주일, 내가 올바른 길로 가는 것뿐만이 아니라, 내 가족, 나와 아주 가까이 다른 공동체 사람들에게도 기쁜 소식을 전하면서 살게 해주시라고 도우심을 함께 청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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