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2011-0904.....세상에 대한 신앙인의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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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09-02 ㅣ No.1085

연중 23 주일 (가해)

에제키엘 33,7-9       로마 13,8-10        마태 18,15-20

2011. 9. 4. 등촌3

주제 : 세상에 대한 신앙인의 책임

 

일기예보에서는 어제부터 조금씩 시원해진다고 했는데, 여러분이 느끼기에는 어떠하십니까? 성당 안에 있을 때는 에어컨 때문에 그 차이를 느끼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난 7월 초순부터 하루나 이틀이 멀다하고 비가 올 때는 햇빛을 언제나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며칠 반짝하고 덥다는 생각을 하니, 또 다른 생각을 갖는 것을 보면, 사람이라는 존재는 그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알기가 참 어려운 존재라는 생각을 합니다.

 

추석을 앞두고 아주 반짝(?) 더운 날씨가 식물의 성장이나 과일의 당도를 높이는 데는 대단히 좋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똑같은 순간을 지내면서도 내가 갖는 자세와 처한 위치에 따라 그 모습을 달리 본다는 것이 참 신기한 일입니다.

 

사람은 세상에서 혼자 살지 못하는 존재입니다. 그렇지만 그 말의 폭을 아주 좁혀서 생각할 때는 혼인을 했느냐, 하지 않았느냐고 묻는 소리라면 받아들이는 의미가 다릅니다. 오늘 여러분이 함께 들은 마태오복음의 말씀은 혼인 여부에 따른 자세가 아니라, 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가야하는 사람들 사이에 상대방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삶의 방법을 말합니다.

 

복음에서, 예수님은 아주 쉽게(?) 말씀하십니다만, 실제로 그 말씀대로 사는 일도 쉬운 것은 아닙니다. ‘형제가 죄를 짓는 것을 보고나서, 타일러주어 돌아서도록 만들어야 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일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 일을 아주 쉽게 말씀하십니다. ‘1:1로 해서 개인적으로 타일러라---그러나 듣지 않으면---한 사람이나 두 사람을 더 데리고 가서 타일러라---또 실패하면 교회공동체의 이름으로 해봐라---그래도 안 되면, 타민족 사람 즉 구원을 스스로 거부한 사람이나 세리처럼 여기라는 순서로 말씀하십니다.

 

3가지 단계로 구별하여 말씀하셨습니다만, 이 말씀대로 하겠다고 할 사람과 그대로 실천할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겠습니까? 정말로 그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쉬운 일이었다면, 예수님도 당신의 뜻을 담아서 우리에게 이러한 말씀을 하지도 않으셨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하느님의 뜻을 듣고 한 번쯤은 새길 법한 신앙인들을 상대로 하는 이 말씀이 실천하기 쉬울 거라고는 절대로 말하지 않으셨습니다. 그 말씀대로 행동하기 전에, 그렇게 사는 일이 쉬운지 어려운지 고민하는 것은 우리 사람들이 범하는 실수입니다.

 

오늘 말씀을 들으면서, 맨 끝에 들은 내용대로,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사람을 묶어 매놓으라는데 초점이 있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하느님의 뜻을 거부하는 사람이 꽁꽁 묶이는 것은 자기 스스로 만드는 올가미이기에 다른 사람이 나설 일은 아닙니다. 우리가 할 일은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의 앞부분만 기억하면 충분합니다. 뒷부분의 힘겨운 일(?)까지 걱정해야 할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진정으로 걱정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말씀은 예레미야 예언자의 말씀과 바오로사도의 말씀에서도 읽을 수 있습니다. 좀 더 쉬운 말로 하면, 나 혼자 세상에서 잘 사는 것으로서는, 우리가 실천해야 할 본연(本然,=자연 그대로의 상태)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예레미야예언자가 전하는 하느님의 뜻이고 바오로사도의 말씀입니다.

 

사람은 세상에서 혼자 사는 것 같아도, 혼자 산다고 말해도, 사실은 그게 아니라는 것이 예언자의 선포입니다. 악인이 자기가 저지른 악으로 인해 멸망하는데, 내가 그에게 경고하지 않았다는 것이 어째서 내 탓이 되겠습니까? 여기까지는 우리 사람들의 생각이고 주장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의 뜻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십계명의 정신을 해석하는 바오로사도의 말씀도 마찬가지입니다. 10가지 계명의 내용을 모를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 10가지 계명을 한 마디로 융합하는 말씀이 바로 사랑이고, ‘사랑의 실천이라는 것도 알아야 한다는 얘깁니다. 그러나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렇게 알아듣고 실천하겠습니까?

 

아직도 덥다는 말할 9월의 이 시간을 우리나라 교회공동체는 순교자성월로 기억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목숨을 바치고 피를 흘리며 신앙을 증거했던 분들을 기억하면서, 주보에 공지한 방법대로 실천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우리 주변에 살면서 신앙생활을 시작했으나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그 올바른 생활을 미루고 있는 냉담자‘30구역에 속한 사람들이나 아직 하느님을 영접하지 못한 예비신자들에게도 좋은 본보기를 보이고, 그들도 우리의 삶에 초대할 수 있는 은총도 함께 청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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