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교회문헌ㅣ메시지

2013년 해외원조주일 주교회의 담화문

스크랩 인쇄

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1-12 ㅣ No.478

2013년 해외원조주일 담화


“선행과 나눔을 소홀히 하지 마십시오”(히브 13,16)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아가는 형제 여러분!

 

오늘은 제21회 ‘해외 원조 주일’입니다. 

오늘은 “모자라거나 남지 않는 세상”을 위하여 사랑을 실천하는 날입니다. 원조를 받던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가 된 우리나라가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가진 것을 나누는 선행으로 희망을 전하는 일에 함께하는 날입니다. 

 

 

1.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다그칩니다”(2코린 5,14) 

 

그리스도의 사랑은 가난한 나라들에 선행과 나눔을 실천하도록 요청합니다. 오늘날 전 세계 인구 가운데 8억 7천만 명이 굶주리고 있으며,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수가 12억 명에 이르는데, 이들 대부분이 저개발 국가에 살고 있다고 합니다(‘세계식량계획[WFP]’ 자료 참조). 

 

교회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베푸는 것은 무엇이든 실제로 주님이신 그리스도께 드리는 것이다. 도움을 받는 사람의 자유와 품위를 최대한 존중하여야 한다. 순수한 지향이 사리 추구나 지배욕으로 더럽혀지지 않아야 한다. 그 무엇보다 정의의 요구를 충족시켜야 한다. 정의에 따라 이미 주었어야 할 것을 마치 사랑의 선물처럼 베풀어서는 안 된다. 불행한 결과만이 아니라 불행의 원인을 없애야 한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이 점차 외부 종속에서 해방되어 자족할 수 있도록 원조하여야 한다.”(평신도 교령, 8항)라고 합니다.

 

교회는 또한 “빈곤 퇴치에서도 연대성의 원리에는 언제나 보조성의 원리가 적절히 수반되어야 한다. 가난한 나라들의 모든 사회적 경제적 발전의 근본 바탕인 진취적 정신을 기를 수 있는 것은 바로 보조성의 원리이기 때문이다.”(『간추린 사회 교리』, 449항)라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어떻습니까?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은 선행과 나눔으로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라고 다그치고 있는데, 우리는 자신만을 위한 삶에 머물러 있지는 않습니까? 지구촌 한쪽에서는 굶어 죽어 가는 사람들이 하루가 다르게 늘어가고 있는데, 그 반대쪽에서는 비만이나 버리는 음식으로 말미암은 사회적 비용이 기하급수로 늘고 있습니다. 선한 마음으로 나누는 실천이 필요한 까닭입니다. 

 

 

2. “나에게 마실 물을 좀 다오”(요한 4,7)

 

한국 카리타스는 ‘물이 생명’인 현장을 보면서, 올 한해는 물을 주제로 삼았습니다. 전 세계에서는 해마다 8억 8400만 명이 안전한 식수를 얻지 못하고 있으며, 저개발 국가 5세 미만 어린이들이 해마다 135만 명이나 설사병으로 목숨을 잃는다는 보고서가 발표되었습니다(‘유니세프[UNICEF] 자료’ 참조).

 

길을 걷느라 지치신 예수님께서는 그 시대에 상종도 하지 않던 사마리아 여인에게 물을 달라고 합니다. 이에 사마리아 여인은 깜짝 놀라 예수님과 이야기를 합니다(요한 4,1-42). 이 ‘야곱의 우물’ 대화에서 우리는 이방인들에게 베푸는 사랑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배울 수 있습니다. 물 한 모금의 대가는 ‘영원히 목마르지 않을 생명’으로 베풀어지기 때문입니다. 

 

아직도 수많은 나라의 사람들이 마실 물을 찾아 먼 길을 걸어야 하며, 때로는 하루 종일을 걸어가 봐야 헛일일 때도 많다고 합니다. 또한 태풍과 가뭄 때문에 안전한 물을 확보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이러한 식수 문제를 해결하고자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2025년에는 전 세계 30억 명이 ‘물 스트레스’(기후 변화와 인구 증가에 따른 물 부족 현상)를 받을 것이라고 추정되기도 합니다.

 

하느님께서 한처음에 “물은 한곳으로 모여, 뭍이 드러나라.”(창세 1,6)하시며, 뭍에 온갖 생명체가 자라나게 하셨던 아름다운 세상을 되살려야 할 것입니다. 물은 온갖 생명체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소중한 자원입니다. 이 자원을 하느님께서 주신 그대로 지키고 보존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몫이라 생각합니다. 

 

 

3. “나는 실천으로 나의 믿음을 보여 주겠습니다”(야고 2,18)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신앙의 해’를 선포하시면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에 대한 가치나 광채가 전혀 퇴색되지 않았다고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사랑받은 경험으로 믿음을 실천하고 은총과 기쁨의 경험으로 믿음을 전할 때, 믿음이 자랍니다.”(「믿음의 문」, 7항)라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한국 전쟁 직후에 다른 나라 교회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들이 아무런 대가 없이 우리의 딱한 처지를 보고 선행과 나눔을 실천했듯이, 이제는 우리가 선행과 나눔을 실천해야 할 때입니다. 

 

이에 한국 교회는 1993년부터 지금까지 해외 원조를 위하여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함께해 주시는 여러분이 계시기에 전 세계 곳곳, 수많은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할 수 있었습니다. 아낌없는 사랑을 몸소 실천해 주시는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드리며 주님의 축복과 은총이 늘 함께하시길 축원합니다. 또한 여러분 가정에도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큰 복이 충만하길 기원합니다.

 

2013년 1월 27일

주교회의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이사장

김운회 주교



파일첨부

1,183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