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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 생명의 복음, 그 영원한 울림31: 모든 사람들의 생명권 존중 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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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1-11 ㅣ No.1115

[회칙 생명의 복음, 그 영원한 울림] (31 · 끝) 모든 사람들의 생명권 존중 천명


성모 마리아는 가장 강력한 '태아와 생명의 수호자'



천상의 복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지상의 생명 봉사자들에게 주신 편지


♂♀ 생명봉사자 : 회칙의 101항 본문 중에 "잉태에서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잘못 표현된 것은 아닌가요? 인간 생명은 잉태부터가 아니라 수정부터일 텐데요….
 
그 문장이 보이십니까? 이번이 「생명의 복음」 회칙에 대한 연재 마지막 회인데, 정말 보람이 있군요. 정확히 보신 것입니다. 인용해 보자면 <<교회가 ― 잉태에서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 모든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에 대한 무조건적인 권리의 존중이 모든 시민사회가 서 있는 기둥이라고 선언할 때…>>(101항 §3)인데, 이 밑줄 친 표현은 인간 배아에 대한 존중이 미흡합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잉태 또는 수태(conception), 즉 자궁착상 이전 수정(insemination)된 때부터 이미 인간 생명이며 인격이기 때문입니다. 교회 문헌들의 표현은 생식의학이 현대처럼 발달하기 이전에 이미 확립되었기에 이를 무심코 인용하다가는 현대의 지식과 충돌을 일으키게 됩니다. 바로 이 경우도 그런 셈이지요. 그래서 잉태 또는 수태에다 '수정'을 괄호에 담아 첨부하는 것이 적확(適確)합니다.
 
필자가 다시 표현해본다면 이렇습니다. "교회가 ― 잉태(수정)에서부터 자연사에 이르기까지 ― 모든 무고한 인격이 지닌 생명의 권리를 존중함이 모든 시민사회가 의지하고 있는 기둥 중 하나라고 선언할 때…."


♂♀ 생명봉사자 : 마침내 결론 부분에 도달했네요. 성모 마리아에 대한 특별 기도로 마무리한 것이 돋보입니다.

가톨릭교회 모든 문헌들이 통상 그렇습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은 최고 권위를 지닌 문헌인데, 그것의 맨 마지막 장(章)도 '천주의 모친 복되신 동정 마리아'에 관한 교의로 구성됐습니다. 그러므로 본 회칙도 마지막 부분에서 '천주의 모친'(103항 §2 참조)이시며 우리의 '성모'(103항 §4 참조)께 전구(轉求)해주시도록 호소하는 것입니다.
 
특히 본 회칙의 이름 '생명의 복음'에서 볼 때, 성모 마리아는 생명의 주관자이신 하느님을 보조하는 가장 강력한 '태아와 생명의 수호자'이시기 때문입니다. <<모든 이의 이름으로, 모든 이를 위해서 "생명"을 받아들이신 분은 동정 성모 마리아입니다>>(102항 §2). 큰 일, 즉 '악의 세력들과의 전투'를 치르기 위해 나가며 현관 어귀에 서서 어머니께 기도를 청하는 일상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내 힘이 모자라면 나보다 힘센 분의 '빽'이라도 동원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지요. 바로 '그릇된 자비'로 죽어가는 낙태아와 노약자들에 대해 어머니다운 마음, 그 모성애를 자극하십니다. 그것은 핵심 메시지를 다시 상기시켜주는 효과도 지니고 있습니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은 지상 교황으로서 온 힘을 다해 간구하셨고, 이제는 '천상 복자'로서 간절히 전구해주시도록 탄원하는 것입니다. <<…굽어보소서, 성모여, 세상에 태어나지 못한 수많은 아기들을 굽어보소서. 힘든 삶을 살아가는 불쌍한 이들을 굽어보소서. 무지한 폭력의 제물이 되고 있는 남녀들을 굽어보소서. 무관심이나 그릇된 자비로 죽어가고 있는 노인과 병자들을 굽어보소서. 당신 아드님을 믿는 모든 사람들이 정직과 사랑으로, 이 시대 사람들에게 생명의 복음을 선포할 수 있게 해주소서.…>> 아멘, 아멘!

딱딱할 수 있는 회칙 해설을 인내심을 가지고 끝까지 읽어주신 애독자 여러분, 그리고 생명 봉사자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꼼꼼히 원고를 교정해주신 담당 기자님께도 감사합니다. 부끄럽게도 졸고를 읽고 만날 때마다 격려를 해주신 서울대교구 생명위원장 염수정 안드레아 대주교님께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과분했기에 제게는 넘치는 은총이었습니다. 이제 물러갑니다. 감사합니다.

<< >>는 「생명의 복음」 본문

[평화신문, 2014년 1월 12일, 이동호 신부(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 교육분과장, 가톨릭대 윤리신학 교수, 서울대교구 오류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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