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 (화)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강론자료

2011-0731.....세상의 변화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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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07-30 ㅣ No.1065

연중 제 18 주일 (가해)

이사야 55,1-3             로마 8,35.37-39                   마태 14,13-21

2011 7. 31. 등촌3

주제 : 세상의 변화를 위하여

본격적인 휴가기간이 되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집을 떠나서, 산과 바다로 휴가를 떠났을 시간입니다. 뉴스에서도 오늘부터(=내일부터) 시작할 주간에 휴가지가 가장 붐빌 것이라는 얘기가 있었습니다. 물론 어제 토요일(=오늘) 오후부터 고속도로는 정체현상이 시작됐다고 했습니다. 오늘 미사에 오신 여러분도 시간을 내서, 몸과 마음에 새로운 힘을 넣을 일은 하셔야겠지요? 어떤 방법이 되었든지, 세상살이를 좀 더 잘 할 힘은 얻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일에는 힘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말할 때, 그 힘의 시작은 먹고 마시는 데서부터 시작할 것입니다. 배가 고프다고 하면서도 힘을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람이 움직이는 것은 모두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이라는 말도 생각한다면, 먹는 것에서 생기는 힘은 참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게 드러나는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마치고 나면, 과연 무엇을 어떻게 먹고, 거기에서 힘을 얻을 것이냐 하는 얘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먹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내 몸이 정말로 힘을 내게 하고, 내가 하느님의 뜻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을 만들어내게 하는 것을 먹고 마셔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이론적인 것을 모를 사람은 없습니다.

 

세상에 사는 올바른 신앙인이든지, 신앙인이 되기는 했는데 지금은 무늬만 지니고 있는 사람이든지 누구에게나 먹고 사는 일은 필요합니다. 굳이 구별하자면, 둘 사이에 먹고 마시는 것의 순서를 서로 달리 생각할 거라는 말을 할 수는 있습니다.

 

오늘 독서와 복음 말씀은 먹고 사는 일에 관련된 내용입니다. 복음은 5천명이 넘는 사람들이 먹고도 음식이 남았다는 예수님의 기적 이야기이고, 세상 삶이 아무리 강해도 먹고사는 일에 차별을 받는다면 그것은 하느님의 뜻에도 어긋나는 잘못이라는 것이 이사야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예수님의 말씀대로 세상을 변혁시키려면 어떻게 살아야 한다는 것인지 고민했을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부딪힌 문제는 육체의 배고픔이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듣기만 하면, 배고픔 정도야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고 사라질 거라고 생각한 사람이 얼마나 있었는지는 모르지만, 저녁때가 되자 예수님은 그들이 배고픈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먼저 생각하십니다. 그래서 제자들에게 먹을 것을 주도록 명하셨으나, 현실성은 없는 명령이었다는 것이 오늘 복음의 배경입니다.

 

예수님의 기적을 전하는 얘기들에는 그렇게 기적을 원하는 사람들의 간절한 바람이 있습니다만, 오늘 복음에는 그런 내용이 없습니다. 세상의 변화를 위해서, 예수님께서 먼저 시작하셨다는 것만 강조합니다. 5개와 물고기 2마리로 남자와 여자 그리고 어린이들을 모두 합쳐서 만 명쯤은 되었을 사람들이 배불리 먹었다는 소식은 얼마나 현실성 있는 소리가 되었겠습니까? 이런 소식을 듣는 이 순간, 내가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따라서 우리의 삶도 달라질 것입니다.

 

복음사가의 이런 기록은 과장된 것이니 믿을 것은 아니라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뭔가 놀라운 일이 그 자리에서 일어났다는 기록으로 대하고 그와 같은 일이 내 삶에 일어날 수도 있다는 자세로 살아가야 하겠습니까? 극단적이기는 합니다만, 선택은 필요한 일입니다.

 

내가 힘들여 세상에서 번 것을 남들이 먹을 수 있도록 내놓는다는 것은 참으로 큰 기적입니다. 빵이 많아지고 물고기가 뻥 튀겨지는 일만 기적은 아닙니다. 어디든지 마찬가지겠지만, 교회 안에도 배고프거나 힘겨운 사람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배고픔을 해결하는 진정한 방법은 그저 기다리는 일은 아니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복음말씀을 통해서도 들었습니다만, 예수님께서 관심을 가지셨던 것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기 위해서 찾아온 사람들의 상황이었습니다. 찾는 자에게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내가 세상 삶에서 넋을 놓고 살아도 내 삶에 도움이 될 일이 저절로 나를 찾아오는 것은 아닙니다. 문은 두드려야 열리는 법이고, 찾아야 얻을 수 있다는 진리는 어디에나 통하는 법입니다.

 

배고픔은 신앙인들뿐만이 아니라, 인류가 해결해야할 가장 기본적인 문제입니다. 이사야 예언자는 바로 그렇게 되는 일이 하느님의 뜻이라고 선포하셨지만, 지금 우리가 사는 세상이 과연 그렇게 흘러가고 있는지 잘 살펴야 할 일입니다.

 

하느님의 뜻이 세상에 이루어지게 하려면,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늘어나야 합니다. 한두 명의 참여를 무시할 일도 아니지만, 그것으로 세상이 바뀌었다는 소리를 들을 수는 없는 세상에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세상에 보여주신 사랑, 그 사랑에게서 우리가 도망치지 않는다면, 우리를 그 사랑에서 떼어놓을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세상을 위한 우리 본당 공동체의 변화부터 함께 기도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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