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강론자료

2015-0308.....사순 제3주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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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5-03-07 ㅣ No.1719

사순 제3주일 (나해)

탈출기 20,1-17          1코린토 1,22-25       요한 2,13-25

2015. 3. 8. 이태원

주제 : 하느님의 뜻을 생각하기

흔히 사람들더러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냐고 지혜를 물으면, 우리는 다양한 대답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 질문에 대답으로 들려오는 소리들 가운데는 내가 관심을 갖고 들을 만한 내용도 있고, 내가 이미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서,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할 내용도 있을 것입니다. 사람이 질문하거나 그 질문을 듣는 순간은 다른 사람들과 동시이거나 비슷하다고 하더라도, 그 순간을 맞이한 사람이 살아온 삶의 과정이 들려오는 대답에 대한 효과는 다를 것입니다.

우리가 자유롭게 사는 세상에서 듣는 대답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서로 다른 대답을 하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그런 세상에서, 사람이 질문을 하거나 대답을 말하면서 고민을 덜하고 이왕이면 더 나은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삶의 원칙을 찾는다면 어떤 것을 말할 수 있겠습니까?

다른 사람을 통해서 듣는 소리가 늘 나에게 가르침을 주는 내용만 담은 것은 아니겠지만,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의 모습을 보고, 그런 일들에 담겨있는 공통된 요소를 발견할 수 있다면, 우리는 삶을 보다 조금이라도 더 좋게 만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오늘은 사순3주일입니다.

오늘 복음말씀은 인간이 세상에 세운 집, 그렇지만 하느님을 공경하고 하느님을 만나는 장소인 성전을 제대로 대해야 한다고 예수님께서 행동으로 강조하신 내용을 전한 말씀이었고, 첫 번째 독서는 십계명을 선포하는 얘기였습니다. 둘째독서인 코린토서간은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행동방식을 전하는 내용입니다.

여러분에게 성전은 어떤 의미입니까? 바꾸어 질문하면, 성전이라는 말을 들으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먼저 떠오릅니까? 복음말씀으로 성전에 대한 예수님의 행동에 대해 들으면서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예수님시대에, 요즘말로 하면, 성전(聖殿)은 입법, 사법, 행정의 모든 것이 이루어지던 대단히 특별하고도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그 모든 것의 중심에는 당연히 하느님의 뜻이 있었고, 그 뜻에 따라 실천한다는 율법이 있었으며, 그렇게 알아낸 하느님의 뜻을 중심으로 모든 것을 결정하던 곳이었습니다. 오늘날의 우리는 같은 글자로 성전(聖殿)이라고 쓰기는 하지만, 예수님시대와 같은 의미로 대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느님을 삶의 중심에 모시고, 그분의 뜻을 존중하며, 그분의 뜻을 실천하는 것이 예수님이 바라신 올바른 신앙인의 모습이었습니다. 몸을 돌려 성전에는 찾아왔지만, 올바르게 준비하는 마음 없이 떡을 본 김에 제사라도 지내겠다는 자세라면, 개인의 입장에서는 그래도 내가 성전을 찾아왔으니 잘했지요? 제가 찾아왔으니 하느님은 감사할 줄 아셔야 합니다(!)”라고 말하고 싶겠지만, 예수님은 그런 자세를 갖는다면 성전에 찾아온 것이 아무런 의미도 없다고 선언하는 뜻으로 성전정화의 사건을 일으키셨다는 것을 알아들어야 합니다.

내가 신앙인으로서 올바르고 합당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누가 판단해주겠습니까? 저도 지금 이 자리에서 성경말씀을 묵상하고 그 안에 담긴 뜻을 세상의 말로 해석하면서 올바른 자세라고 생각하는 것을 말씀드리고 있지만, 제가 말씀드리는 이 내용이 하느님의 뜻과 정확하게 일치한다고 누가 장담해주겠습니까? 저는 그렇게 생각한 것을 말씀드리지만, 여러분은 다른 판단을 할 수도 있고, 다른 것을 더 진실한 말씀으로 여길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것은 결국 우리 삶에 올바른 지침을 주는 하느님의 법을 해석하는 자세와도 연결될 것입니다. 우리는 복음보다 먼저 십계명(十誡命)’을 얘기하는 탈출기20장에 나오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하느님은 모세를 통하여 3450년 전에 당신의 뜻을 담아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밝히신 하느님의 뜻을 오늘 이 순간 우리 성당에 들어와 있는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것입니다. 사람은 귀에 들려온 말씀을 들은 대로 해석하고, 해석한 대로 행동하는 존재라고 한다면 잘못된 표현일까요?

하느님은 모세를 통하여 열 개의 계명을 주셨습니다. 모세가 탈출기에서 기록하는 의도는 그들이 들은 하느님의 뜻이 담긴 계명의 말씀은 히브리백성이 하느님의 백성으로 머물러 있기 위한 조건이라고 알려주었지만, 사람이 그렇게 알아듣고 행동하느냐는 것입니다. 혹시라도 여러분 가운데, 십계명말씀을 들으면서, ‘하느님은 참으로 할 일이 없어서, 인간의 삶에 소소하고 세세한 일까지도 간섭하고 개입하시는 조잔한<=빼빼 말라서 쇠약하다> ()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겠느냐고 묻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의 마음과 생각을 아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우리가 잘못 생각하면, 잘못 판단하게 되고, 잘못 판단하게 되면 잘못 행동하게 됩니다. 그러면 당연히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뜻과 멀리 떨어진 결과를 맺기 마련입니다.

하느님의 뜻과 사람의 뜻이 충돌하면 누가 이기겠습니까? 하느님의 뜻과 인간의 뜻이 충돌하면 사람은 누구의 뜻대로 움직이겠습니까? 사실은 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실천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면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해지는 법입니다.

하느님보다 인간의 지혜가 더 뛰어날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하느님께 우리의 지식이 담긴 뜻을 가르쳐드려서, 하느님께서 좀 더 현명한 신()이 될 수 있게 알려드려야 합니다. 그래야 하느님께서 당신의 고집을 피워, 인간을 함부로 대하는 실수를 하지 않으실 것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인간이 생각한 지혜가 정말로 옳은 것이라고 누가 인정해주겠습니까?

오늘은 사순3주일입니다. 하느님과 인간을 향한, 십계명의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는 하느님의 뜻에서 얼마나 가까이 살고 있는지 살필 수도 있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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