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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2013년 제47차 홍보주일 교황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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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3-04-26 ㅣ No.493

베네딕토 16세 교황 성하의

제47차 홍보 주일 담화

(2013년 5월 12일)


“진리와 신앙의 문이며 복음화의 새로운 공간인 사회 관계망”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2013년 홍보 주일을 맞이하여, 저는 오늘날 사람들의 상호 소통 방식과 관련하여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한 가지 사실에 대하여 성찰해 보고자 합니다. 저는 새로운 ‘아고라’를 만드는 데 도움을 주는 디지털 소셜 네트워크(digital social networks)의 발전에 대하여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이 아고라는 공공의 열린 광장으로 사람들이 생각과 정보와 의견을 나누는 곳입니다. 또한 이곳에서는 새로운 관계와 새로운 형태의 공동체가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이 공간을 현명하고 균형 있게 활용하면 대화와 논의의 형식을 촉진하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예의 바르고 사생활을 존중하며 책임 있고 진실하게 이러한 대화와 논의를 진행하면, 개인들 사이에 일치의 유대가 강화되고 인류 가족의 조화가 증진될 것입니다. 정보 교환은 참된 소통이 될 수 있고, 관계는 우정으로 성숙될 수 있으며, 접속은 친교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관계망이 이 커다란 잠재력을 현실화하려면 여기에 관련된 사람들은 진정성을 지니도록 노력하여야 합니다. 이 공간에서 우리는 생각과 정보만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우리 자신을 나누기 때문입니다.

 

사회 관계망의 발전에는 참여가 필요합니다. 사람들은 관계를 수립하고 친구를 만들며 자신의 문제에 대하여 답을 구하고 즐기려고 합니다. 또한 사람들은 지적 자극을 추구하며 지식과 경험을 나누고자 합니다. 관계망은 이러한 근본적인 욕구를 바탕으로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기에 점점 더 사회 구조 자체의 일부가 되고 있습니다. 이처럼 사회 관계망은 인간의 마음속에 뿌리박힌 열망으로 발전되는 것입니다. 

 

사회 관계망의 문화, 그리고 커뮤니케이션의 수단과 양식의 변화는 진리와 가치에 대하여 말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어려운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다른 사회 커뮤니케이션 수단들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표현 형태의 의미와 효과는 흔히 그 본질적인 중요성과 가치보다는 인기로 정해집니다. 인기는 흔히 논증의 논리보다는 명성이나 설득 전략과 관련됩니다. 때로는 이성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과도한 정보의 소음에 묻혀 버려 주의를 끌지 못하게 됩니다. 그 대신에 좀 더 그럴듯한 방법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이들이 주의를 끕니다. 그래서 사회 매체는 대화와 이성적 논의와 논리적 논증의 가치를 인식하는 모든 이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합니다. 또한 사회 매체는 커뮤니케이션 과정에 참여하는 이들의 고귀한 열망에 호소하는 교양 있는 형태의 담론과 표현을 추구하는 사람들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우리와 생각이 다른 이들과 이야기하고 그들을 존중할 때에, 대화와 논의가 꽃피고 증진될 수 있습니다. “문화의 다양성을 고려해 볼 때 사람들은 다른 이들의 문화의 존재를 받아들일 뿐 아니라, 그 문화로 자신이 풍요해지기를 바라며, 자신이 가진 좋고 참되고 아름다운 것을 그 문화에 제공하여야 합니다”(문화계 만남에서 한 연설, 리스본, 빌렝, 2010.5.12.).

 

사회 관계망은 참으로 포괄적인 것이 되어야 한다는 도전에 당면해 있습니다. 따라서 예수님의 메시지와, 또 그 가르침이 증진하는 인간 존엄의 가치를 함께 나누고자 하는 신자들의 온전한 참여가 사회 관계망에 도움이 됩니다. 실제로 신자들은, 디지털 세계에도 기쁜 소식을 알리지 않으면 이 삶의 공간을 중요하게 여기는 많은 이들이 이 기쁜 소식을 접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점점 더 잘 인식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환경은 순전히 가상 세계나 병행 세계가 아니라 많은 사람들, 특히 젊은이들이 날마다 경험하는 곳입니다. 사회 관계망은 인간 상호 작용의 결과이면서도, 관계를 이룩하는 커뮤니케이션의 역동적인 과정에 새로운 형태를 부여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 환경에 대한 진지한 이해는 그 안에 의미 있게 존재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됩니다.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고, 한없이 풍요로운 복음이 모든 이의 정신과 마음에 다다를 수 있는 표현 방식을 찾으려면, 새로운 언어를 사용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디지털 환경에서는 문장에 흔히 영상과 음향이 동반됩니다. 예수님의 비유들에서처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은 하느님 사랑의 신비를 만나도록 우리가 초대하려는 이들의 상상력과 감성에 호소하여야 합니다. 또한 우리는 그리스도교 전통에는 언제나 풍부한 표징과 상징이 있음을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십자가, 성화상, 성모상, 성탄 구유, 성당의 색유리 창과 그림 등이 있습니다. 인류 예술 유산의 상당 부분은 신앙의 진리를 표현하고자 한 미술가들과 음악가들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사회 관계망 안에서, 신자들은 자신이 지닌 희망과 기쁨의 깊은 원천을 나누며 자신의 진정성을 보여 줍니다. 이 원천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나신 자비와 사랑의 하느님에 대한 믿음입니다. 이러한 나눔은 분명한 신앙 표현만이 아니라 증언으로도 이루어집니다. 곧, “명확히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온전히 복음에 부합되는 선택과 선호와 판단을”(2011년 홍보 주일 교황 담화) 증언하는 것입니다. 그러한 증언에서 특별히 중요한 방식은, 진리와 인생의 의미를 찾는 이들의 질문과 회의에 함께 하며 인내와 존중으로 다른 이들과 함께 그 의미를 찾아 나가는 데 헌신하려는 의지입니다. 사회 관계망 안에서 믿음과 신앙에 대하여 나누는 대화가 늘고 있다는 사실은 공개적인 논의와 사회생활에서 종교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확인해 줍니다. 

 

열린 마음으로 신앙의 선물을 받아들이는 이들은, 사랑과 진리와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인류의 물음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답을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발견합니다. 물론 사회 관계망에도 이러한 물음은 없지 않습니다. 믿음을 가진 이들이 디지털 광장에서 만난 이들에게 존중과 예의를 지키면서 자신의 믿음을 그들과 나누고자 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입니다. 복음을 함께 나누려는 우리의 노력이 좋은 결실을 거둔다면, 이는 언제나 그 어떤 우리의 노력보다도 하느님 말씀의 힘 자체가 이미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하느님 활동의 권능에 대한 믿음은 언제나 인간적 수단에 대한 그 어떤 신뢰보다 커야 합니다. 열띠고 분란을 야기하는 목소리가 쉽게 커지고 때로는 선정주의가 만연해 있는 디지털 환경에서도, 우리는 신중한 식별을 하도록 부름 받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엘리야 예언자가 크고 강한 바람이나 지진이나 불 속에서가 아니라 “조용하고 부드러운 소리”로 하느님의 목소리를 들었음을 떠올려 봅시다(1열왕 19,11-12). 사랑하고 사랑받고 삶의 의미와 진리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기본적인 열망, 하느님께서 친히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새겨 주신 그 열망으로, 우리 시대의 사람들도 복자 뉴먼 추기경이 말한 신앙의 ‘부드러운 빛’을 향하여 점점 더 마음을 열게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확신하여야 합니다. 

 

사회 관계망은 복음화의 수단이 될 뿐 아니라 인간 발전의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도인들이 고립감을 느끼는 어떤 지리적 문화적 상황에서 사회 관계망은 그들이 전 세계 신자 공동체와 이루고 있는 참된 일체감을 더욱 크게 느끼도록 해 줄 수 있습니다. 이 관계망은 영성적 전례적 차원의 나눔도 촉진하여, 사람들이 같은 신앙을 나누는 이들과 더욱 커다란 친밀감을 느끼며 기도하도록 도와줍니다. 신앙에서 멀어진 이들의 질문과 회의에 서로 주고받는 진정한 관심을 보이면서 우리도 기도와 성찰을 통하여 하느님 현존에 대한 우리의 믿음을 기르고 현실적인 사랑을 키울 필요를 느끼게 될 것입니다. “내가 인간의 여러 언어와 천사의 언어로 말한다 하여도 나에게 사랑이 없으면 나는 요란한 징이나 소란한 꽹과리에 지나지 않습니다”(1코린 13,1).

 

디지털 세계에는 기도와 성찰의 기회, 하느님 말씀을 나눌 기회를 현대인들에게 제공하는 사회 관계망이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러한 관계망은 신앙의 다른 차원의 문도 열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바로 온라인에서 처음 이루어진 접속 덕분에 직접 만남과 공동체 체험, 더 나아가 순례의 중요성을 실제로 깨닫게 됩니다. 이러한 요소들은 우리의 신앙 여정에서 언제나 중요합니다. 디지털 세계에 복음을 전하는 노력을 통하여, 우리는 성당이나 경당과 같은 구체적인 장소에서 기도와 전례 거행을 위하여 모이도록 사람들을 초대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이든 디지털 방식이든 우리가 살아가도록 부름 받은 모든 현실에서 우리 신앙의 표현과 복음의 증언에 일관성이나 일치가 결여되어서는 안 됩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우리 자신을 다른 이들에게 드러낼 때, 우리는 땅끝까지 하느님 사랑을 알리도록 부름 받고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성령께서 언제나 여러분과 함께하시며 여러분에게 빛을 비추어 주시기를 기도드립니다. 저는 여러분이 복음의 참된 전령과 증인이 되기를 빌며, 여러분 모두에게 진심으로 저의 교황 강복을 보내 드립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바티칸에서

2013년 1월 24일

성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주교 학자 기념일에

교황 베네딕토 16세

 

<원문 : Pope Benedict XVI, Message for the 47th World Communications Day [12 May 2013], Social Networks: portals of truth and faith; new spaces for evangelization, 2013.1.24.,독일어이탈리아어판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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