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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문헌ㅣ메시지

2010년 세계 관광의 날 교황청 담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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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0-09-14 ㅣ No.393

교황청 이주사목평의회

2010년 세계 관광의 날 담화문

(2010년 9월 27일)


관광과 생물 다양성

 

 

세계관광기구가 제안한 ‘관광과 생물 다양성’을 주제로 거행하는 올해 세계 관광의 날이 국제연합(UN) 총회가 선포한 2010년 ‘세계 생물 다양성의 해’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러한 선포는 “생물 다양성의 손실이 새 천년 개발 목표(MDG)의 달성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을 포함하여 사회, 경제, 환경, 문화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깊은 우려에서 나왔으며 “그 회복을 위한 구체적 대책들을 채택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생물 다양성 또는 생물학적 다양성은 지구상에 살고 있는 매우 풍부한 생물들뿐 아니라 그 삶의 터전인 물리적 환경과의 상호 의존과 상호 작용이 이루는 미묘한 평형 상태를 가리킵니다. 이러한 생물 다양성은 다양한 생태계로 옮겨져, 산림, 습지, 초지, 밀림, 사막, 산호초, 산맥, 해양과 극지대 안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양한 생태계에 절박하고 심각한 세 가지 위협은 기후 변화와 사막화, 생물 다양성의 손실로, 이에 대한 시급한 해결책이 필요합니다. 생물 다양성의 손실은 최근 몇 년 동안 유례없이 심화되어 왔습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의 포유류 22%와 양서류 31%, 조류 13.6%, 산호초 27%가 멸종 위기에 처해 있거나 위협을 받고 있습니다.

 

인간 활동의 다양한 영역이 이러한 변화에 크게 일조하는데, 관광은 바로 그 가운데 하나로 대단히 빠르게 성장해 왔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우리는 세계관광기구가 발표한 통계 자료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세계관광기구의 ‘2020년 관광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1995년에 5억 3천 4백만 명, 2000년에 6억 8천 2백만 명이었던 관광 인구는 연 평균 4.1%의 성장률을 보이며 2010년에는 10억 6백만 명, 2020년에는 15억 6천 1백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됩니다. 더욱이 이 통계에 국제 관광객보다 훨씬 중요한 국내 관광객 수를 더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모두가 관광이라는 경제 분야가 대단히 크게 성장했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장은 생물 다양성의 보존과 그 지속 가능한 이용에 몇 가지 커다란 영향을 초래하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환경에 심각하게 타격을 주어 (특히 식수와 토지와 같은) 제한된 자원을 무분별하게 소비하고 특정 지역에 처리 가능한 용량을 훨씬 초과하는 오염물과 잔류물을 엄청나게 생성할 위험이 있습니다.

 

자연 경관의 아름다움에 끌려 찾아오는 관광객들이 점점 늘어나, 그 지역 주민들의 경제와 문화 유산과 환경에 큰 영향을 주게 되면서 상황이 악화되는 듯합니다. 이러한 현실은 실제로 해로운 요소가 될 수도 있고 또 오히려 유산 보존에 긍정적이고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도 있습니다. 이렇게 관광은 모순된 작용을 합니다. 한편으로 자연적, 문화적인 경관에 매혹되어 관광이 생겨나고 성장하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 바로 그 관광 때문에 해를 입고 파괴되어 관광지는 본래의 매력을 잃고 결국 버려지고 맙니다.

 

이 모든 이유로 관광은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는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고, 오히려 한층 주도적인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이러한 경제 분야의 발전에는 반드시 지속 가능성과 생물 다양성 존중이라는 원칙들이 수반되어야 합니다.

 

국제 사회는 이러한 문제들을 깊이 우려해 왔고 이 주제에 대한 성명을 거듭 발표해 왔습니다. 여기에 더해 교회는 다음과 같은 확신을 갖고 자기 자리에서 제 목소리를 내고자 합니다. “교회는 피조물에 대한 책임이 있고 공공 분야에서도 이 책임을 주장하여야 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교회는 모든 이가 창조의 선물로 받은 이 땅과 물과 공기를 수호하여야 합니다. 교회는 무엇보다 인류가 자멸하지 않도록 보호하여야 합니다.” 교회는 자신의 능력을 뛰어넘는 구체적인 기술적 해결책을 찾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와 인간 그리고 창조 질서의 관계에 주의를 환기시키고자 노력합니다. 교회의 가르침은 “환경 보호는 온 인류의 과제이다. 그것은 공동의 보편적인 의무, 곧 공동선을 존중할 의무의 문제이다.”라고 확신하며 모두를 위해 온전하고 건강하게 환경을 보존해야 할 인간의 책임을 거듭 강조합니다.

 

베네딕토 16세 교황께서는 회칙 "진리 안의 사랑"에서 이렇게 강조하셨습니다. “신앙인은 자연 안에서 하느님의 창조 활동의 놀라운 결과를 깨달아 책임감 있게 자연을 이용하여 피조물의 본질적 균형을 존중하면서 물리적 욕구든 아니든 인간의 정당한 욕구를 충족시켜 나갈 수 있습니다.” 이렇듯, 자연을 사용하는 우리는 “가난한 이들과 미래 세대와 인류 전체에 대한 책임이 있습니다.” 이를 위하여 관광은 피조물과 온전한 조화를 모색하며 환경을 존중하여야 합니다. 그리하여 관광이 의존하는 자원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고, 돌이킬 수 없는 생태적 변형을 초래하지 않도록 하여야 합니다.

 

자연을 가까이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확신을 가지고, 관광은 피조물의 아름다움을 존중하고 소중히 여기는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를 가까이 할 때 평화와 고요, 그리고 새로운 활력의 충전을 경험하게 된다는 매우 중요한 사실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여기에는 어떤 상호성이 존재합니다. 피조물을 돌보면서 우리는 하느님께서 피조물을 통하여 우리를 돌보고 계신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그 어느 때보다 지금 그러한 노력을 시급하게 만드는 한 요인이 있습니다. 하느님을 찾아 나가는 과정에서 인간은 피조물을 그 출발점으로 하여 하느님의 신비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게 해 주는 길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따라서 자연과 생물 다양성은 우리에게 당신의 피조물 안에서 당신 자신을 드러내 보여 주시는 창조주 하느님에 대하여 말해 줍니다. “피조물의 웅대함과 아름다움으로 미루어 보아 그 창조자를 알 수 있고”(지혜 13,5), 또한 “아름다움을 만드신 분께서 그것들을 창조하셨기 때문”(지혜 13,3)입니다. 이것이 바로 세상이 그 다양성 안에 “하느님에 대한 증거이며 그분의 창조적 섭리와 구속적 권능이 펼쳐지는 곳으로 인간의 눈앞에 존재하는” 이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관광은 우리가 피조물에 더욱 가까이 다가가 그 다양성과 풍요로움을 접하게 해 주어 신앙 체험을 촉진하고 증대하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이 관광과 생물 다양성 사이의 균형을 추구하게 합니다. 그 균형 안에서 양자는 시급히 필요한 상호 지원을 하게 되고, 그 결과 경제 발전과 환경 보호가 서로 상반되고 양립할 수 없는 요소들로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양자의 요구를 조화시키는 풍조가 마련됩니다.

 

관광과 관련하여 생물 다양성을 보호하고 증진하려는 노력들은 우선 참여와 나눔의 전략들을 통하여 펼쳐지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다양한 분야들이 포함됩니다. 많은 정부와 국제 단체, 관광 부문의 전문가 협회, 비정부 기구들은 장기적인 전망에서 지속 가능한 관광이 유일한 대안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지속 가능한 관광의 개발이 경제적으로 이익이 되면서 아울러 자연 자원과 문화 자원들을 보호하고 가난을 척결하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공공 당국은 관광 수익은 늘리고 비용은 줄이면서 생물 다양성을 보존하고 강화하는 명확한 법률을 제정하여야 합니다. 이것에는 반드시 계획 수립과 교육에 대한 커다란 투자가 따라야 합니다. 정부들은 가장 취약하고 갈수록 훼손되어 가는 지역들에 큰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이들 가운데 어떤 지역은 관광을 제한하거나 금지하여야 합니다.

 

관광 사업 분야는 “민감한 생태계와 환경 전체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고 긍정적으로 기여하며 보존할 뿐 아니라, 지역 토착 공동체들에게 직접적인 이익을 주며 그들을 포괄하는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전개하고 수행하도록”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어떤 희생에도 최대 이윤 창출만을 목표로 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을 갖고 관광 부문의 잠재적 위험뿐 아니라 실질적인 긍정적 기여를 조명하면서, 각 관광 상품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사전 연구를 행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관광객들은 그들의 방문이 늘 긍정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깨달아야 합니다. 이를 위하여 생물 다양성의 보존이 가져오는 참된 이로움을 관광객들에게 알리고 지속 가능한 관광 방법을 교육하여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관광객은 관광지 발전에 참으로 기여하는 관광 사업안을 요구하여야 합니다. 그 어떤 경우에도 관광지의 토지나 역사, 문화유산들이 관광객의 취향과 기대에 맞추어 그들의 편의를 위해 훼손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관광 사목이 특별히 기울여야 하는 주된 노력은 바로 관상 교육으로, 이를 통해 관광객들은 생물 다양성의 위대한 보고에서 하느님의 표징을 발견하는 능력을 갖추게 될 것입니다.

 

이처럼 관광이 피조물과 조화를 이루며 발전할 때, 관광객은 시편 저자처럼 마음 속으로 거듭 이러한 찬양을 드리게 될 것입니다. “저희의 주님, 온 땅에 당신 이름, 이 얼마나 존엄하십니까!“(시편 8,2)

 

2010년 6월 24일,

바티칸에서

이주사목평의회 의장 안토니오 마리아 벨리오 대주교

사무총장 아고스티노 마르케토 대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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