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강론자료

2013-0113...주님세례축일...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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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3-01-13 ㅣ No.1336

주님의 세례 축일 (다해)

이사 42,1-4.6-7 사도행전 10,34-38 루카 3,15-16.21-22

2013. 1. 13. (주일) 등촌3.

주제 : 세례는 하느님의 축복에 참여하는 것

오늘은 예수님께서 나이 서른 살 쯤에, 요르단강에서 세례를 받고, 사람들에 앞에서 하느님의 아들로 선언된 것을 기억하는 주님의 세례축일입니다. 예수님께서 세례를 받으신 것을 특별히 기억하는 날, 우리는 어떤 실천을 하면서, 신앙인으로 살아야 하겠습니까?

  신앙인들이 함께 모인 자리에서 이런 질문을 했을 때, 어떤 대답을 들어야 올바른 것이겠습니까? 이런 질문에 관한 올바른 대답은, 세례라는 말의 뜻을 2013년의 내 삶과 내 앞에 펼쳐진 여러 가지 조건들에 맞추어 새롭게 해석해야만 가능할 것입니다.

  천주교회에 속한 신앙인들의 수를 세를 세는 방법은 세례를 받은 사람이 얼마이냐 하는 숫자로 셉니다. 종교에 관한한, 우리나라에는 아주 묘한 특징이 있습니다. 여러 종교에서 말하는 신자들을 모두 합치면, 우리나라 인구보다 더 많아지는 특징이 있다고 하지만, 천주교신자의 숫자는 절대로 줄어드는 일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신앙인으로 살겠다고 하는 사람의 숫자는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고 그 하느님의 축복에 참여하겠다는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은 세례받은 사람들이며, 세례는 취소될 수 없는 것이기에 천주교 신자의 숫자는 줄어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서울시 강서구 등촌3동의 행정구역 안에 사는 38,000명쯤의 세상 사람들 가운데, 천주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확인할 수 있는 천주교회의 신자들은 대략 3600명이 넘습니다만, 여러 가지 환경과 상황에 맞춰 주일에 우리성당을 들러 가는 사람들은 대략 800명에서 900명쯤 됩니다.

  우리 신자들에게 예수님께서 받으셨다는 세례성사의 의미는 무엇이겠습니까? 가장 올바른 뜻은 내가 세상에 살면서, 내 뜻보다는 하느님의 뜻을 먼저 생각하며 살겠다는 선언입니다. 실제로 삶에서 하느님의 뜻을 첫 번째로 두고 사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세상 사람들 가운데는 그렇게 살지 않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자리에서 올바른 신앙인으로 살지 못하는 사람들의 핑계나 책임회피를 모두 다 생각해서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세례는 하느님께서 우리를 위해 준비하신 축복에 참여하겠다고 다짐한 사람들의 공적(公的)인 선언입니다. 하지만 우리 삶에 다가오는 축복이란, ‘사람의 약속만 믿고 사제가 그 사람의 이마에 물을 세 번 붓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축복에 참여하는 것은 세례로 시작된 일이기는 하지만, 우리가 세상 삶을 마치고 내 삶의 결과를 하느님 앞에 바칠 때에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셨지만, 세례자요한에게서 세례를 받는 일로 하느님의 아들, 성자가 되신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의 생각대로 예수님의 삶을 해석하면,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면서 비로소 하느님이 되셨다는 성자입양설이나 종속론적 그리스도론으로 복잡하게 그 삶을 생각할 수밖에 없지만, 사람의 삶에 대한 해석과 하느님에 대하여 인간이 알아들을 수 있는 지혜의 수준이 같을 수는 없는 법입니다.

  우리가 세례를 받는다는 것은 하느님께서 준비하신 축복에 들어가는 조건이 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일을 찾아서 거부하지 않고, 기꺼운 마음으로 살겠다는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의 세례에 관한 말을 들으면서, 우리는 어떤 일을 해야 할 사람으로 나 스스로를 생각해야 하겠습니까?

  예수님은 요르단강에서 2000년 세월 전쯤에 세례자요한에게서 세례를 받으셨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난 다음, 나자렛회당에서 이사야예언자의 말씀을 읽으시면서, 세상에 실천할 하느님의 뜻이자 당신의 사명을 선포하셨습니다. 우리도 70년이나 50~60년쯤에, 어떤 사람은 아주 최근에 하느님의 뜻을 존중하며 실천하며 살겠다고 선언한 사람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슨 일을 할 사람으로 선언한 것이겠습니까?

  우리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삶의 본보기에서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실천하며 살겠다고 생각하는 잠시 삶을 돌이켜볼 시간입니다. 세례를 받고 그 뜻과 정신을 기억하며 산다는 것은 남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알아들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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