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재의 수요일.... 2006.3.1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03-10 ㅣ No.679

 

재의 수요일     

              요엘 2,12-18         2고린토 5,20-6,2            마태오 6,1-6.16-18

      2006. 3. 1. 무악재 (오전 10시. 오후 8시)

<미사 시작하는 때에.............>

오늘부터 가장 거룩하고, 은총이 더욱 풍부한 시기라 할 수 있는 사순 시기가 시작됩니다. 이 시기는 회개와 참회의 시기이며, 부활을 준비하는 희망의 시기입니다. 사순 시기 동안 금식과 자선과 기도로써 우리의 삶을 깨끗이 하고, 하느님 말씀에 더욱 충실한 신앙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하겠습니다.   <재를 머리에 얹는 예식이 있으므로 참회식은 생략한다.>


주제 : 늘 반복하는 일상에서.......

오늘은 사순절을 시작하는 첫날, 재의 수요일입니다.

현실생활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하여 이리뛰고 저리 뛰는 것이 우리들이 보이는 삶의 모습이기는 합니다만, 그 가운데서도 가끔씩은 신앙에서 말하는 삶의 의미를 생각하고 그 의미를 우리가 다시 되새기기 좋은 시간이 바로 사순절이고, 오늘은 그 사순절의 첫째날입니다.


사순절로 우리가 기억하는 이 시기는 40일이 조금 넘습니다.  흔히 계산하는 40일에 주일의 날짜를 더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사순절을 보내는 이 행동이 의미가 있는 것은 단순히 삶을 돌이키자고 하는, 하느님께 돌아서는 생활을 강조하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사순절이 의미있는 기간이 되는 것은 우리에게 다가왔던 인생의 힘겨운 시간들이 지나고 나면, 부활이라는 기쁨, 하느님의 합당한 보상이라는 선물이 우리를 기다리기 때문입니다.


고통과 힘겨움을 말하는 이 사순절 기간이 없이 부활의 기쁨은 우리에게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이며, 부활의 기쁨을 기대하지 못하는 못한다면 사순절의 기간도 의미없는 일이라는 말이 될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후손들이었던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집트땅에 들어갔다가 거기에서 큰 민족을 이루고 나오는 시간까지 걸린 기간을 약 400년으로 계산합니다.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바다를 건너기 전 빠스카 축제를 하고 난 다음, 하느님의 약속이었던 가나안 땅에 발을 들여놓을 때까지 걸린 기간도 40년이었습니다.  이러한 시간을 지내고 보내면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늘 하느님의 뜻을 기억하며 가까이에서 생활했다면, 오늘날 우리가 기억하는 이 사순절 기간은 생기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역사에 항상 좋은 일들만이 있었다고 전해주지는 않습니다.


역사는 항상 반복한다고 합니다.  애석하게도 사람의 생명이 영원한 것이 아니어서 내가 사는 동안 정말로 역사가 반복되는지 알아보지 못하는 것뿐입니다.  역사가 반볶된다는 것은 사람의 삶을 기쁘게 하는 일도 반복한다는 것이고. 서글프고 힘들게 하는 일도 우리 삶에는 반복된다는 것입니다.  그런 당연한 사실들 가운데 한 가지 더 힘든 것은 세상 삶에는 기쁜 일보다는 서글프고 힘든 일이 많다는 것입니다.


요엘 예언자가 활동한 시간은 대략 예수님이 태어나시기 400년전 이라고 합니다. 그 시기에도 하느님이 이스라엘 백성의 삶을 보시고 서글퍼하시며 이스라엘 백성이 다시 하느님의 품으로 돌아오기를 간절히 원하는 내용이 오늘 첫 번째 독서의 말씀입니다.  그가 전한 말씀 가운데 매우 안타까운 이야기를 우리는 이 자리에서 들었습니다.  우리가 어떤 마음을 가져야하는지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사람이 마음을 돌린다는 것은 큰 결단입니다.  적어도 마음을 돌리겠다고 정한 순간까지 내가 만든 삶에서 부정적인 것들을 몰아내겠다는 의지가 있어야하는 일이고, 실제로 그것이 행동으로 드러나야 제대로 된 결실을 맺는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자기 삶을 바꾸는 방법을 사용하는 것은 어떤 것이 있겠습니까?  삶이 옳은 길로 가게 한다는 것은 그 삶을 드러내는 몸이 올바른 행동을 보여야한다는 일이고, 그 몸이 올바른 길로 움직이게 하려면 그 몸을 다스리는 마음자세를 바르게 가져야하는 일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그 몸을 올바르게 다스리는 방법으로 자선과 기도 그리고 단식에 대한 말씀을 하셨고, 우리는 조금 전에 그 말씀을 반복하여 들었습니다.  이 말씀을 들으면서 우리는 동시에 여러 가지를 생각했을 것입니다.  나는 예수님의 말씀을 제대로 기억하면서 살고 있나, 내가 하는 선행과 기도 그리고 단식은 과연 하느님의 뜻에 일치하는 행동일까 하고 말입니다. 


혹시 우리가 그런 생각을 했다면, 미리 앞질러 판단해서 서글픈 생각을 할 이유는 없을 것입니다.  우리가 미리 앞질러 판단해서 하느님의 뜻에서 멀어지는 행동을 할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사람이 한 숟가락의 음식으로 배가 부를 수는 없는 일입니다.  한번 노력으로, 한 순간의 결심으로 사람의 생활이 갑작스레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말씀이 될 것입니다. 


사순절은 우리보다 훨씬 먼저 사셨던 하느님의 아들이신 분이 보여주신 본보기를 우리가 따라살려고 특별히 더 노력해야 하는 시간입니다.  이번 한 순간의 노력으로 좋을 결실을 맺는다는 보장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구원의 선물을 주시기로 작정하셨을 때, 우리가 그 선물을 올바로 받을 수 있는 삶의 준비를 시작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입니다. 


잠시 묵상 시간을 가진 후, 우리는 이마에 재를 받을 것입니다.  재는 세상에서 생명이 떠나면서 남기는 마지막 흔적입니다.  재를 우리의 이마에 얹으면서 우리의 삶이 재와 같은 깨끗한 모습을 바뀌어 하느님이 준비하신 축복에 참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도우심을 청해야할 것입니다.



287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