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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년] 2000년 대희년 성문 개방(1999년 12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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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23 ㅣ No.68

교황 전례원(1999년 12월 1일)


2000년 대희년 성문 개방

 

 

1999년 12월 14일 화요일에 교황청 공보실에서 열렸던 2000년 대희년 중앙위원회 기자 회견에서, 마르티라노의 명의 주교이며 교황 전례원장인 피에로 마리니 대주교는 성문 개방 예식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에 대하여 설명하였다. 다음은 로세르바토레 로마노 프랑스어판 2000년 2월 6일-7일자에 실린 그의 발언 내용이다.

 

 

I. 성문의 상징

 

2000년 대희년 칙서인 「강생의 신비」(Incarnationis Mysterium)에서 교황 성하께서는 역사를 통하여 희년 제정의 의미를 풍부하게 해 주었던 몇 가지 상징들, 특히 성문의 상징에 대하여 언급하셨다(「강생의 신비」, 8항 참조).

 

교황 성하께서는 회칙 「제삼천년기」(Tertio Millennio Adveniente)에서도 2000년 대희년에 성문이 갖는 특별한 중요성을 강조하셨다. “2000년 희년의 거룩한 문은 상징적으로 그 이전 희년들의 성문보다 더 넓어야 한다. 이 문에 도달함으로써 인류는 단지 한 세기가 아니라 한 천년기를 넘어서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제삼천년기」, 33항).

 

1998년 대림 제1주일에, 성문 맞은편의 바티칸 대성전 홀에서 있었던 대희년 칙서의 수여와 낭독 예식도 희년의 강력한 표징에 대하여 관심을 불러일으키고자 한 것이었다. 교황께서는 묵상과 긍정적인 희망의 자세를 모든 사람에게 보여 주시려는 것처럼, 아직은 닫혀 있지만 행사를 위하여 알맞게 장식된 성문 앞에 멈추어 서서 기도를 하셨다. 교회는 그러한 자세로 오래 전부터 2000년 대희년의 문턱을 넘을 준비를 해 왔다.

 

2000년 희년 동안 성문 상징의 중요성은 예식을 통하여 표현될 것이다. 성년(聖年) 역사상 처음으로 교황께서 로마에 있는 4대 성전의 문을 모두 직접 여실 것이다.

 

 

II. 전통에 따른 성문 개방 예식

 

조반니 루첼라이 데 비테르보(Giovanni Rucellai de Viterbo)라는 사람이 1450년에 기술한 바에 따르면, 교황 마르티노 5세께서 1423년에 희년 역사상 처음으로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의 성문을 여셨다고 한다. 당시에는 성년이 33년마다 거행되었다. 바티칸 대성전의 첫 성문 개방은 1499년의 예수 성탄 대축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때 교황 알렉산데르 6세께서는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의 성문뿐 아니라 로마의 다른 대성전들, 곧 성 베드로, 성 마리아 마조레, 성 바오로 대성전의 성문도 모두 열기를 바라셨다.

 

성 베드로 대성전의 정면 왼쪽에 있던 뒷문이었을 작은 문이 그 당시에 넓혀져 바로 오늘날과 같은 성문이 되었다. 이 때문에 대성전 내부에 있던 모자이크 장식의 경당, 곧 교황 요한 7세께서 성모님께 바치신 경당이 사라져 버렸다.

 

또한 알렉산데르 6세께서는 그 이전 교황들께서 확정하시지 못하고 남겨 두신 성년 예식서의 규범, 특히 성문 개방과 폐쇄에 관한 예식을 더욱 명확하게 정하고 싶어하셨다. 교황께서는 예식서 작성을 교황의 의전장이며 시비타 카스텔라나(Civita Castellana)와 오르테(Orte) 연합 교구의 주교였던 스트라스부르(Strasbourg) 출신의 저 유명한 조반니 부르카르도(Giovanni Burcardo)에게 맡기셨다. 1500년 희년의 성문은 1499년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에 열려서 1501년 주님 공현 대축일에 닫혔다. 부르카르도가 준비하고 알렉산데르 6세께서 승인하신 예식서는 1525년에 의전장 비아조 데 체세나(Biagio de Cesena)가 조금 수정한 것을 제외하고는, 그 이후의 모든 희년에 대부분 그대로 사용되었다.

 

 

1. 16세기 예식서의 예식 순서

 

가) 개방

 

- 교황께서 교황궁의 어느 한 방에서 예복을 입으시고 추기경들과 함께 시스티나 경당으로 가신다. 그 곳에서 다른 문들의 개방과 거룩한 성체 흠숭을 위하여 추기경 사절들의 파견이 이루어진다.

- 행렬은 ‘주님을 찬미하라’(Lubilate Deo)나 ‘오소서 성령님’(Veni Creator Spiritus)을 노래하며 성문으로 향한다.

- 교황께서 Deus qui per Moysem 하고 말씀하신다.

- 이어서 교황께서 망치를 받으시고, “정의의 문을 제게 열어 주소서.”(Aperite mihi portas iustitiae) 하고 말씀하시며 성문을 막고 있는 벽을 세 번 두드리신다.

- 교황께서 다시 자리로 돌아오시어 Actiones nostras 하고 말씀하신다.

- 석공들이 개방 작업을 계속하는 동안, 시편 ‘온 세상아 주님을 찬미하여라’(Lubilate Deo omnis terra)를 노래한다.

- 교황께서 성문 입구에서 무릎을 꿇으신다.

- 교황께서 맨 먼저 성문을 통과하시는 동안, 성가대가 ‘주님을 찬양하라’(Te Deum laudamus)를 노래한다.

- 행렬은 저녁 기도 예식을 위하여 제대로 나아간다.

 

나) 폐쇄

 

- 교황께서 행렬과 함께 성문을 통과하여 대성전 안으로 들어가시어 그 곳에서 저녁 기도를 하신다.

- 이어서 교황께서 나머지 대성전의 성문 폐쇄를 위하여 추기경 사절들을 파견하신다.

- 이어서 행렬은 먼저 유해 쪽으로 간 다음 성문 쪽으로 간다. 이 때 각 상황에 맞는 노래를 부른다.

- 이어서 베로니카의 유물과 창(槍)을 공개하고 경배한다.

- 교황께서 마지막으로 성문을 통과하신다.

- 이어서 교황께서 돌과 벽돌을 축성하신다.

- 교황께서 삽으로 성문 입구에 회 반죽을 바르시고 그 위에 세 개의 벽돌과 금전과 은전 몇 닢을 놓으신다.

- 이어서 다른 벽돌들을 그 위에 얹고, 석공들이 대성전 밖과 안에서 성문 폐쇄 작업을 마무리한다. 그 동안 성가대는 성가 ‘천상 도읍 예루살렘’(Caelestis Urbs Ierusalem)을 노래한다.

- 교황께서 Deus qui in omni loco 하고 말씀하시고, 대성전의 로지아로 올라가시어 교황 장엄 강복을 하신다.

 

 

2. 전통 예식서의 특징적 요소들

 

1500년 희년에서 1950년 희년까지 성문 예식들은 거의 동일하였다. 이 예식들은 몇 가지 특징적인 요소를 지니고 있었다.

 

1500년에서 1975년까지 로마의 4대 대성전의 성문은 외부에서 문이 아니라 벽으로 닫혀 있었다. 따라서 개방 순간에는 문을 연 것이 아니라 벽을 허물었던 것이다. 교황께서 벽의 일부를 허무시면 석공들이 나머지 벽을 허물었다. 우리는 1974년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의 성문 개방 때 교황 바오로 6세에게서 불과 몇 미터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석회덩이들이 무너져 내렸을 때 느꼈던 그 공포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망치

1499년의 예수 성탄 대축일에 교황께서는 성문을 막고 있던 벽을 세 번 두드리는 데에 망치를 사용하셨다. 처음에는 석공들이 쓰는 망치를 사용하셨으며, 두드리시는 행위는 순전히 상징적이었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아 망치는 귀중한 예술품이 되어, 1525년에는 금망치를, 1575년에는 상아 자루가 달린 은 도금 망치를 사용하였다.

 

삽은 교황께서 폐문 예식 때 사용하셨다. 삽이 처음 사용된 것은 1525년 예수 성탄 대축일이었다. 삽을 사용하신 마지막 교황님은 비오 12세로서, 1950년 성년 폐문 예식 때였다(로세르바토레 로마노, 프랑스어판, 1951년 1월 5일자, 1항 참조).

 

벽돌

성문 폐쇄 예식에서 벽돌 사용은 1500년 희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423년 희년의 기록자는 이렇게 적고 있다. “사람들이 벽돌과 돌에 대하여 깊은 신심을 지니고 있어서, 문이 허물어지면 그것들을 모두 가져가 버린다. 외국인들은 그것들이 성인의 유해라도 되는 것처럼 집으로 가져간다”(L. 바르겔리니, 「성년」〔L’anno santo〕, 66). 1501년 주님 공현 대축일을 위하여 부르카르도가 작성한 성문 폐쇄 예식서에는 두 명의 추기경이 금과 은으로 된 벽돌 두 개를 벽 안에 넣는다고 되어 있다.

 

동전

성문 벽 안에 동전을 집어넣는 관습도 1500년 희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처음에는 동전을 그냥 회 반죽 속에 넣었으나 1575년부터는 금속 상자 안에 넣었다. 이 관습은 아직도 지켜지고 있다.

 

성수

성문 폐쇄에 사용되는 돌과 벽돌의 축성을 위하여 성수를 사용한다는 규정이 1525년 예식서에 이미 나와 있다.

 

뒤이어 성문 개방에도 성수가 사용되었다. 벽을 허문 다음 고해 사제들이 성수를 묻힌 천으로 문설주와 문턱을 문지른다. 이 예식은 최근의 성년까지 지켜졌다.

 

나무 문

대성전 밖에서는 성문이 벽으로 닫혀 있었지만, 안에서는 벽이 단순한 나무 문으로 가려져 있었다. 벽을 허물기 전에 이 문을 떼어 내었다가, 허물고 나서 즉시 다시 달았다. 순례객의 방문을 허용하지 않는 밤에는 이 문이 통행을 차단하는 데 쓰였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가 외부에서 보는 닫혀진 성 요한 라테라노, 성 마리아 마조레, 성 바오로 대성전 성문들과 같은 단순하고 장식 없는 나무 문들은 1975년까지 대성전 내부의 성문 앞에 있었던 옛날 문들이다.

 

성 베드로 대성전 안에는 이와 반대로, 1748년에 교황 베네딕토 14세께서 다셨던 마지막 나무 문이 1949년 12월 24일에 교황 비오 12세께서 성문 개방 직후에 축성하신 청동 문으로 교체되었다.

 

 

III. 1975년의 변화

 

1975년 예수 성탄 대축일에 성문 폐쇄 예식이 바뀌었다. 교황께서는 더 이상 삽과 벽돌로 벽을 다시 쌓는 일을 시작하지 않고, 1950년의 청동 문 두 짝만 다시 닫으시면 되었다. 이리하여 그 때까지 대성전 내부에 있던 문이 오늘날 우리가 보는 것과 같이 외부로 나오게 되었다. 이전에 밖에서 문을 가리고 있던 벽은 나중에 대성전 내부에 다시 세워졌고, 1975년 2월 27일 에는 성문 폐쇄를 증명하는 양피지 문서와 동전을 넣은 전통적인 상자를 벽 속에 봉인하였다.

 

 

IV. 2000년 대희년을 위한 예식서


1. 문에 대한 ‘인준’

 

성문 개방에 앞서 전통에 따라 ‘인준’ 예식이 있다. 인준 예식이란, 교황께서 성문을 여실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준비를 하는 것을 말한다. 곧 대성전 내부의 성문을 가리고 있는 벽돌 벽을 걷어 내고 그 속에 봉인되어 있던 상자를 들어 내는 것이다.

 

가) 교황 전례원장이 이끄는 예식에 참여하는 사람은 대성전 수석 사제, 수도회 총회 대표, 교황 의전장이다.

 

예식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진행된다.

 

- 대성전 내부에서 성문을 가리고 있는 벽 앞에서 기도한다.

- 벽을 허물고 벽돌을 들어 낸 뒤, 그 이전 희년이 끝난 뒤부터 그 안에 들어 있던 상자를 들어 낸다.

- 고해소의 제대 앞에서 기도한다.

- 상자 안의 내용물을 확인하고 대성전 제의실 안에서 공식 보고서를 작성한다.

 

나) 2000년 성년의 ‘인준’은 다음 날짜에 있을 것이다.

 

성 베드로 대성전: 1999년 12월 15일 수요일 오후 4시 30분,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 1999년 12월 16일 목요일 오후 4시 30분,

성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1999년 12월 17일 금요일 오후 4시 30분,

성 바오로 대성전: 1999년 12월 21일 화요일 오후 4시.

 

다) ‘인준’에 이어서 교황 전례원장은 교황께 상자의 내용물을 제시한다.

 

 

2. 개방 예식

 

2000년 대희년을 맞아 교황께서는 로마의 4대 대성전의 성문을 여실 것이다.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에는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을, 예수 성탄 대축일에는 지역 교회의 성년 시작과 일치하여 로마의 주교좌 성당인 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의 성문을 여실 것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 대축일인 1월 1일에는 성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의 성문을, 그리스도인 일치 기도 주간의 시작인 1월 18일에는 성 바오로 대성전의 성문을 여실 것이다.

 

4대 성문 가운데 두 개(성 베드로와 성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는 성찬례를 시작할 때, 또 하나(성 요한 라테라노 대성전)는 저녁 기도 장엄 예식을 시작할 때, 마지막 문(성 바오로 대성전)은 성무일도 예식을 시작할 때 개방될 것이다.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 거행될 예식은 교회 일치의 성격을 띠게 될 것이다.

 

개별 교회들의 대희년 개막 예식을 위한 지침들에서 재확인되고 있는 희년의 정신과 전통에 따라, 성문 개방에 앞서 ‘집결’과 행렬이 있게 될 것이다.

 

‘집결’ 예식은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 요한 라테라노, 성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의 성문 앞에서 거행될 것이다.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는 대성전 앞 주랑 현관에서 ‘집결’이 이루어지고, 이어서 성문을 향한 행렬이 있게 될 것이다.

 

일부 성서 구절과 예식 순서는 첫 번째 문인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 개방에 국한된 것이므로, 다른 대성전의 성문 개방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것은 곧, 루가 복음 4장 14-21절의 선포, 일부 예식 요소들과 여러 대륙에서 온 신자들의 참석(「제삼천년기」, 21항 참조), 성문 입구에서 교회와 전세계에 복음서 제시(「강생의 신비」, 8항 참조), 대희년 선포문의 합창이다.

 

가) 성 베드로 대성전

 

성 베드로 대성전의 성문 개방을 위한 예식은 다음과 같다.

 

입장 행렬이 시작되기 전에 대성전 홀에 예복을 입은 주교들과 공소원장, 수도회 총회 대표들과 대성전 고해 사제 대표들, 국가 원수들, 교황청 외교단 단장, 교황청 성가대가 자리를 잡는다.

 

교황께서는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대성전의 지정된 제의실에서 제의를 입으신다. 복사들, 5대륙에서 온 평신도들, 부제들, 공동 집전자인 추기경들이 브라치오 디 콘스탄티노에 모인다. 성문으로 가는 행렬이 밤 11시에 그 곳에서 시작된다. 교황께서 제의실에서 나오시어 행렬에 가담하신다. 입장 행렬 동안 ‘성가대’가 시편 121과 후렴 “주님의 집에 가자 할 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Laetatus sum in his quae dicta sunt mihi)를 노래한다. 모든 사람이 성문 앞의 대성전 홀의 지정석에 자리를 잡는다.

 

교황께서 자리로 돌아가셔서 성호 긋기, 시작 인사, 권고로 예식을 시작하신다. 기도가 이어지고, ‘성가대’와 회중이 복음 환호송을 노래하며, 이탈리아 말로 복음(루가 4,14-21)이 선포된다. 복음 선포 끝에 복음 환호송은 반복하지 않는다.

 

이어서 교황께서 조용히 성문 쪽으로 다가가신다. 문 앞에 도착하시어, “주님의 문이 바로 여기 있으니”(Haec porta Domini) 하고 노래하시면, 모든 사람이 “의인들이 이리로 들어가리라.”(Iusti intrabunt in eam, 시편 117,20) 하고 화답한다.

 

계속해서 교황께서 “저는 주님 집으로 들어가리다.”(Introibo in domum tuam, Domine) 하고 노래하시면, 모든 사람이 “성전에 부복하오리다.”(Adorabo ad templum sanctum tuum, 시편 5,8) 하고 화답한다. 마지막으로 교황께서 “너희는 열어라, 정의의 문을.”(Aperite mihi portas iustitiae) 하고 노래하시면, 모든 사람이 “그리로 들어가서 주님께 감사 드리리라.”(Ingressus in eas confitebor Domino, 시편 117,19) 하고 화답한다.

 

이어서 교황께서 조용히 계단을 올라가시어 양 손으로 성문을 밀어 여신다. 대성전 안에서 두 명의 보조자가 문을 완전히 열어 젖힌다.

 

성문이 개방되자마자 대성전 안은 불이 환히 켜지고, 교황께서 입구에서 무릎을 꿇으시고 몇 분 간 침묵에 잠기신다.

 

이어서 성가대가 “그리스도께서는 어제도 오늘도 시작이요 마침이요, 알파요 오메가이시니, 영원토록 영광 받으소서!”(Christus heri et hodie, Finis et Principium, Christus Alpha et Omega, Ipsi gloria in saecula!) 하고 환호송을 노래한다.

 

환호송이 끝나면 교황께서 다시 자리로 돌아가신다.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서 온 몇몇 신자가 동양 음악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꽃과 향으로 문설주를 장식한다. 교황께서 다시 성문 앞으로 가서 계단을 올라가시어, 입구에서 복음서를 받아 조용히 그것을 홀에 있는 신자들에게 먼저 들어 보이시고, 이어서 대성전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보이신다. 이어서 교황께서 대성전 안으로 들어가시어 복음서를 부제에게 돌려 주시고, 피에타 상 앞에 있는 의자 쪽으로 가신다. 그러는 동안 아프리카에서 온 신자들이 환희의 표시로 뿔나팔을 분다. 이어서 행렬이 대성전 안으로 들어오는 것에 맞추어 ‘성가대’가 노래를 시작한다.

 

행렬은 대성전 안으로 들어와서 다음 순서대로 제대 쪽으로 나아간다. 십자가, 촛불, 복사, 평신도, 국가 지도자, 공동 집전자인 추기경들, 그리고 복음서를 든 부제들이 등불과 꽃을 손에 든 미국과 유럽의 평신도들에게 둘러싸여 입장하고, 마지막으로 교황께서 입장하신다.

 

행렬이 제대 앞에 이르면 복음서에 대한 예식이 이루어진다. 부제가 복음서를 미리 마련해 둔 작은 봉독대에 놓으면, 평신도들이 복음서 앞에 등불과 꽃을 갖다 놓고, 교황께서 복음서에 분향하신다.

 

교황께서 다시 자리로 돌아가시는 즉시 대희년 선포문을 합창한다. 선포가 끝나면 ‘성가대’와 회중이 Gloria in excelsis Deo를 노래한다.

 

이어서 미사가 평상시대로 거행된다.

 

교황 장엄 예식의 전통에 따라, 복음은 라틴어와 그리스어로 선포된다.

 

미사가 끝나면 교황께서는 곧장 제의실로 가신다.

 

나) 다른 대성전들

 

다른 대성전들의 성문 개방 예식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진다. 교황님의 성호 긋기, 시작 인사, 권고, 성문 앞에서 교황님의 기도, 시편 노래, 성문 개방, 문 입구에 잠시 서서 기도, 대성전 입장, 예정된 전례 예식.

 

성 바오로 대성전에서는 위에서 언급한 대로, 대성전 앞 주랑 현관에서 ‘집결’이 있고, 이어서 행렬이 성문을 향하여 나아간다. 그 곳에서 교황께서 지정된 성가를 노래하신 뒤에 성문을 여시게 된다.

 

 

3. 바티칸 대성전의 2000년 대희년 성문 개방 : 그 의미와 특별한 요소들

 

1975년부터 성년의 성문 폐쇄 예식에 도입된 변화로, 관심이 벽에서 문으로 옮아갔다. 그리하여 성문은 구원 역사와 교회 역사에서 성서적, 신학적, 전례적, 사목적으로 문이 지니고 있는 깊고 풍부한 의미를 담게 되어, 교황께서 「제삼천년기」(33항)에서 지적하셨던 것처럼 희년의 가장 강력한 표징의 하나가 되었다.

 

예식의 내용도 마찬가지로 변화되었다. 예를 들면 1975년에는 더 이상 삽을 사용하지 않았다. 벽을 다시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0년에는 망치도 더 이상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 열어야 할 문은 있지만 허물 벽이 없기 때문이다.

 

쓸모 없게 되어 버린 옛 예식의 요소들은 성문의 성서적 전례적 의미를 더욱 잘 표현하는 다른 요소들로 대체될 것이다. 이 새 예식 요소들은 「제삼천년기」의 지침에 따라 지난 몇 년 동안 온 교회의 희년 준비를 특징지어 온 특별한 측면들을 부각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요소들은 그리스도 탄생 2000년 희년의 성문을 넘을 때 특별히 제시되고 상기될 것이다.

 

대희년 시작을 나타내게 될 바티칸 대성전 성문 개방 예식에서 가장 의미 심장한 순간들은 다음과 같다.

 

- 성문 앞의 행렬과 ‘집결’, 그리고 나자렛 회당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복음 선포, 곧 루가 복음 4장 14-25절의 선포. “주님의 성령께서 나에게 내리셨다. 주님께서 나에게 기름을 부으시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 주님의 은총의 해를 선포하게 하셨다.” 「제삼천년기」(11항)에서 지극히 중요한 이 본문은 희년을 교회의 시간 안에 언제나 현존하시는 그리스도의 신비와 연결시킨다. 그리스도의 오심과 더불어 교회의 시간은 언제나 희년의 시간이 된다. 모든 희년의 첫 번째 목적은 바로 교회 안에 이 신비를 되살리는 것이다.

 

- 열린 성문 앞에서 “그리스도께서는 어제도 오늘도 시작이요 마침이요, 알파요 오메가이시니, 영원토록 영광 받으소서!”(Christus heri et hodie, Finis et Principium, Christus Alpha et Omega, Ipsi gloria in saecula!) 하고 외치는 환호송. 이것은 교황 성하께서 희년의 집대성으로 제시하신 말씀으로서, 열린 문을, 역사의 주님이시며 시간의 종말까지 당신 교회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히브 13,8 참조)의 표징으로 나타낸다.

 

- 다양한 민족들의 문화를 표현하는 다양한 대륙에서 온 신자들의 특별한 참여는 구원의 보편성과 로마와 전세계에서 희년을 거행하는 교회의 사명을 강조한다. 이러한 참여를 통하여 2000년 희년의 준비로서 대륙별로 거행된 주교대의원회의를 가시적으로 상기시키고자 하는 것이다(「제삼천년기」, 21항 참조).

 

- 꽃으로 문을 장식하고 향을 사용하는 것은 구원의 보편적 문을 상징하는 그리스도께 경의를 표하는 뜻 이외에도, 희년을 특징짓는 기쁨의 측면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이다(「제삼천년기」, 16항; 「강생의 신비」, 6항 참조). 꽃과 향으로 표현되는 기쁨은 대성전 고해 사제들이 미리 문설주에 뿌려 놓은 성수의 참회적 측면을 대신한다. 교황께서 문턱을 넘으시는 순간은 온 교회가 함께하는 기쁨의 순간이 될 것이다. 문은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왕직에 참여하는 신자들이 꽃과 향으로 장식한다.

 

- 성문 가운데에서 교황께서 복음서를 들어 보이시는 것은 살아 계신 하느님의 말씀이시며 성부의 복음서이신 그리스도의 중심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하는 것이다. 기쁜 소식의 선포는 새로운 천년기에도 계속해서 새로운 복음화의 과제가 될 것이다.

 

- 아프리카 문화를 상징하는 악기인 뿔나팔 소리는 성서의 희년의 소집을 상기시키지만, 모든 그리스도인과, 특히 전에는 희년 경축에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았던 젊은 교회들에게 희년의 즐거운 시작을 나타내기도 한다. 뿔나팔 소리는 성문 개방의 기쁨을 나타낼 뿐만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희년에 희망의 문턱을 넘도록 초대한다.

 

- 미국과 유럽에서 온 평신도들도 복음서를 들고, 대성전 제대를 향하는 행렬을 따라간다. 그들은 이 두 대륙을 대표하며, 그들의 참여는 2000년 희년의 준비로서 거행된 최근의 주교대의원회의를 상기시킨다.

 

- 대희년 선포문은 이 행사를 위하여 특별히 준비된 것이다. 부제 한 사람이 성서와 전례서, 교부들의 인용문을 곁들여 시적이고 기쁨에 찬 어조로 이 선포문을 낭독하고, 사이사이에 성가대의 음악이 들어간다.

 

이 선포문은 은총의 해인 올해의 예수 성탄 대축일 전야 행사에 모든 의미를 부여하는 뜻 깊은 말들을 담고 있다.

 

그 복된 날 이후로

2000년이 흘렀습니다.

그러므로 교회는

이 날을 기념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주님 마음에 꼭 드는 해이고

자비와 은총의 해이며

화해와 용서, 구원과 평화의 해인

희년을 통하여

신랑이신 그리스도의 탄생 2000년을 경축합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구원이 시작된

주님의 탄생 대축일을 경축합시다.

대희년의 시작을 경축합시다.

 

 

V. 결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 대희년 칙서 「강생의 신비」에서 하신 말씀은 성문과 2000년 희년의 중요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2000년 희년을 뚜렷이 특징짓는 성문의 상징은 “모든 그리스도인이 죄에서 은총으로 넘어가도록 초대받았음을 상기시킨다. 예수님께서는 ‘나는 문이다.’(요한 10,7) 하고 말씀하시며 당신을 통하지 않고는 아무도 아버지께 갈 수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하셨다. 예수님의 이 단언은 당신 홀로 아버지께서 보내신 구세주이심을 증언하는 것이다.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는 삶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활짝 열어 주는 길은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곧 구원의 유일하고 절대적인 길이신 예수님이시다. ‘주님의 문이 바로 여기 있으니, 의인들이 이리로 들어가리라.’(시편 117,20)고 한 시편 저자의 말은 진정 예수님께만 적용될 수 있다.

 

문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그 문턱을 넘어야 할 모든 신자의 의무를 상기시키는 것이다. 그 문을 통과한다는 것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님이심을 고백하는 것이며, 또한 그분께 대한 신앙을 확고히 하고, 그분께서 우리에게 베푸신 새로운 삶을 사는 것이다. 그것은 또한 하느님의 생명을 얻는다는 것을 인식하며(마태 13,44-46 참조) 자유롭게 선택하고 용기 있게 포기하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결정이다. 이러한 정신에서 1999년 12월 24일에서 25일로 넘어가는 밤에 교황이 가장 먼저 성문을 넘는다. 이 문턱을 넘으면서 교황은 다가올 제삼천년기를 위한 희망과 생명의 원천인 거룩한 복음서를 교회와 전세계에 제시할 것이다. 그리스도께서는 한 천년의 끝에서 상징적으로 더욱 넓어진 성문을 통하여 우리를 당신 몸이며 신부인 교회로 더욱 가까이 이끌어 주신다. 이리하여 우리는 그리스도와 하나 되어, 살아 있는 돌과 같이 ‘신령한 집을 짓는 데 쓰이며, 거룩한 사제가 되어 하느님께서 기쁘게 받으실 만한 신령한 제사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드린다.’(1베드 2,5)고 한 베드로 사도의 말씀이 얼마나 깊은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 깨닫게 될 것이다”(「강생의 신비」, 8항).

 

“사람들의 눈이 모두 예수님께 쏠렸다”(루가 4,20). 이는 예수님께서 이사야 예언서를 읽으셨던 나자렛 회당에 모인 군중에 대하여 한 말이다.

 

이제 우리의 눈은 교황 성하와 그분께서 곧 여시게 될 성문으로 쏠린다. 그리하여 우리는 2000년 전 그리스도의 탄생을 기념하는 대희년을 기쁘게 경축할 것이다.

 

“그리스도께 문을 활짝 열어라.” 하고 외치시며 교황직을 시작하신 교황께서 직접 성문을 여시는 것을 보려고 모든 사람이 기다린다. 「희망의 문턱을 넘어서」(Crossing the Threshold of Hope)의 저자이신 교황께서 직접 대희년의 문턱을 넘으시는 것을 보려고 모든 사람이 기다린다. 수많은 신자가 교회의 신랑이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2000주년을 기쁘게 경축하는 교회 안에 현존하는 구원의 신비 안으로 더욱 깊이 들어가도록 이끄시고자 교황께서 가장 먼저 이 문턱을 넘으실 것이다.

 

바티칸에서

1999년 12월 1일

교황 전례원장 피에로 마리니 대주교

마르티라노 명의 주교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 제14호, 2000년 /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홈페이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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