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5-0531.....삼위일체 대축일 나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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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5-05-31 ㅣ No.1781

삼위일체 대축일 (나해)

신명 4,32-34.39-40           로마 8,14-17       마태 28,16-20

2015. 5. 31. 이태원. 청소년주일.

주제 : 삼위일체에 대해서 알아듣기(!)

오늘은 삼위일체대축일입니다. 삼위일체는 사람에 관한 것이 아닌, 하느님에 관한 신비를 인간의 말로 설명하는 내용이고, 하느님께서 알려주신 신비이기 때문에 계시진리라고 하는 의미를 생각하는 날입니다

 

신학적인 설명을 하자면, 하느님에 관해서 사람의 말로---창조하시고 구원하시는 분, 전지, 전능, 전선, 악을 미워하시는 분---등을 말할 수 있지만, 이런 표현들을 모두 합친다고 해서 하느님이 되는 것도 아니듯이, 오늘 전례에서 말하는 축일인 삼위일체라는 표현을, 우리가 어떤 말로 설명해야 하겠습니까?


아쉬운 표현입니다만, 이론으로 하느님을 설명하려고 하는 것보다는 적고 부족한 지식이라고 해도 삼위일체 하느님을 믿고 따르는 사람으로서 알아들은 대로 세상에서 잘 살 방법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렇게 생각할 수 있는 대답은 아주 간단할 수 있지만, 이 대답을 얻기 위한 질문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삼위일체라는 표현은 세 위격으로 구별하는 하느님이 사실은 한 몸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인간이 이해할 수 있도록 인간의 언어로 설명은 합니다만, 이 표현은 인간사에서 만날 수 있는 일을 설명하는 것은 아니기에, 우리가 알고 싶어 할 하느님에 관해서 분명하고도 명쾌한 설명에는 부족합니다.


하나(=)가 셋(=위격)이고, (=위격)이 하나(=)가 될 수 있는 어떤 것을 우리가 세상에서 만날 수 있겠습니까? 사람이 반드시 하느님에 관한 사정을 알아들어야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인간은 자기의 머리로 이해하지 못하고 인정하지 않는 것의 존재(存在)를 부정하고 받아들이지 않는 특징이 있기 때문에, 세상에서 내 삶을 드러내야 하는 신앙인의 길은 그래서 어렵다고 말할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께서 승천하시면서, 세상에 남아있던 제자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그들의 사명을 깨우쳐주시는 말씀입니다. 삼위일체대축일이지만, 복음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설명하는 예수님의 말씀이 아니라, 신앙인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말합니다.


지난 해 816일에 광화문광장에서 거행된, 한국순교자들의 복자124위에 포함된, 정약종(아우구스티노)복자는 천주교회의 교리를 설명하는 주교요지(主敎要旨)’라는 제목의 책에서 삼위일체를 설명합니다.


천주 삼위일체의 도리는 사람의 슬기가 약하므로, 완전히는 통달하지 못하나, 비유로써 조금은 증명할 수가 있다. 무릇 사람이 밝은 거울에 비추면 거울 속에 그 사람이 나타나고, 또 사람이 마음에 한 가지 것을 사랑하면 마음속에 그 사랑하는 정이 생긴다. 그와 같이 천주도 이러하시어 무시로 그 무한히 아름다운 본체, 무한히 밝은 마음 가운데 비치어 무한히 아름다운 얼굴을 나타내시니 그 얼굴이 곧 당신이 얼굴이시라. 또 무한히 사랑하는 마음으로 무한히 아름다운 정을 발하시니, 그 발하신 사랑이 또한 당신의 사랑이시니라. 그 본체가 하나이시고 얼굴이 하나이시고 그 사랑하는 정이 하나이시므로 삼위라 하는데...............” 하는 표현으로 설명합니다. 알아듣기가 어렵지요? 삼위일체는 인간에 관한 일이 아닌 하느님에 관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지성으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설명하려는 일은 의미가 없으니 잠시 접어두고,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서 우리들의 삶에 실현되기를 원하시는 것은 무엇인지 찾는 것이 순서입니다. 복음에서는 예수님께서 다른 사람들에게 주는 세례를 통하여 신앙인이 더 많아지기를 바라십니다. 물론 내가 하는 행동의 결과를 통해서 그 모습이 드러나야 하는 일입니다. 그 소리는 달리 말해서, 이미 신앙인이 된 우리들더러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권고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 옛날 모세가 하느님의 뜻으로 알아듣고 자신에게 주어진 세상의 사명을 마치기 전에 말한 내용을 담은 신명기의 말씀도 사정은 같습니다.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그분의 계명과 규정을 지키는 것은 자손들이 잘되고 하느님께서 허락하시는 행복의 장소에서 살 수 있는 근거가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법과 규정에 대해서 생각하는 자세와는 다른 말씀입니다. 이 말씀에는 사람이 자기의 생각을 담아 하느님의 뜻을 함부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의도가 담겨 있습니다.


여러분은 하느님에 관해 얼마나 이해하고 싶으십니까? 여러분이 알고 싶어 할 그 내용을 제가 전부 설명할 능력은 없지만, 알아듣는 일이 가능하게 해주시라고 기도를 통해서 청해야 하겠습니다. 하지만 계시진리라는 말을 사용하는 교회의 정신에 따라, 알아들으려고 하는 것보다는 안 진리를 행동으로 실천하는 일이 더 중요할 것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 당신 앞에 겸손하게 청하는 저희의 바람을 들어주시어, 세상에서 당신의 자녀로서 바르고 즐겁게 살아가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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