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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 ㅣ 봉헌생활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성모승천봉헌자수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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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7-02-27 ㅣ No.74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성모승천봉헌자수녀회 (상)

 

 

광주시 서구 금호동에 자리잡은 성모승천봉헌자수녀회 한국관구 본원 건물과 회원들. 오른쪽 인물은 창립자 엠마누엘 달종 신부(위)와 공동 창립자 마리 꼬랑송 수녀.

 

 

창립과 역사

 

광주시 서구 금호동에 자리잡은 성모승천봉헌자수녀회 수녀원을 찾아 들어서니 울창한 아름드리 소나무가 먼저 방문객을 맞이한다. 85년에 한국에 진출해 86년 수녀원 본원을 설립할 당시만 해도 주변이 온통 논 밭이요, 변두리였는데 지금은 어느새 도심 한 가운데 자리잡은 아담한 양옥집이 되고 말았다. 수련소와 본원을 겸해 사용하는 이곳에서 기자를 가장 먼저 반기는 것은 짖어대는 개 두 마리. 손님이라며 개를 달래며 『어서 들어가라』는 할머니 수녀의 인자함이 왠지모를 시골 풍경을 떠오르게 한다.

 

성모승천봉헌자수녀회(관구장=송희정 수녀)는 85년 1월 당시 광주대교구장 윤공희 대주교의 초청으로 목포 용당동에 첫 발을 내딛고 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전세계 19개국, 아시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에 전파된 수녀회는 자선과 교회일치, 선교를 목적으로 특별히 주님을 모르는 곳에 관심을 가지며 복음화와 그리스도인들 간의 일치를 증진시키며, 보다 가난한 이들에게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살아간다. 특히 교육.의료.사회사업 등을 통해 복음 정신이 각 개인 안에서 자라도록 끊임없는 관심을 기울인다.

 

창립자인 엠마누엘 달종 신부는 프랑스 비강 출신으로 1835년 로마에서 사제로 서품된다. 이후 젊은이들을 위한 종교교육과 청소년 선도에 앞장섰던 달종 신부는 「애덕실천회」와 거리여인들을 위한 「회개의 집」 등을 세웠으며 이 모든 활동들을 기도로 밑받침 될 수 있도록 「성체조배회」 등을 설립한다.  그의 사도직 활동은 주변 사람들을 놀라게 할 정도로 열성적이었으며 1862년 로마 성지순례 중 교황 비오 9세로부터 선교에 관한 공적 축복을 받은 후 「교회일치」라는 큰 신념으로 정교회와의 일치를 위해 일생을 투신하게 된다. 

 

달종 신부는 이 커다란 일을 위해 수도회 창립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1865년 공동창립자인 마리 꼬라송 수녀와 함께 「성모승천봉헌자수녀회」를 창립하게 된다. 

 

달종 신부는 수녀회 입회를 원하는 사람들을 모아 교회를 위해 봉헌된 이들이라는 의미로 「봉헌자」라는 이름을 부여했으며 봉헌자들은 판자 위에서 잠을 청하고, 일주일에 두 번씩 빵과 물로써만 저녁식사를 했으며, 매주일 성체조배, 일주일에 한 번씩 야간 성체조배 등 엄격한 수도생활을 통해 사도직 활동을 위한 준비를 하게된다.

 

창립 3년 후 드디어 5명의 봉헌자 수녀들은 자선과 교회일치, 선교라는 큰 신념을 가지고 불가리아에 첫 선교를 나선다. 수녀들은 약국을 개업하고 진료소를 설립했으며 가톨릭과 정교회인, 아르메니아인, 유다교인 등 모든 사람들이 함께 배울 수 있는 무료학교를 운영했으며, 유럽인들을 위한 작은 기숙사도 만들었다.

 

수녀들은 회개나 개종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오직 기도와 너그러움, 선함, 축성된 증거의 삶을 통해 교회일치적 활동을 시작했다. 즉 강압에 의한 교육보다는 삶을 통해 자연스러운 선교를 지향하면서 교회 일치를 점차 실현해 왔다. 이후 1877년부터 1918년까지 계속된 전쟁 속에서도 수녀들의 항구한 헌신과 용기를 통해 동유럽선교는 성공적으로 이뤄졌다. 

 

수녀회는 이후 벨기에, 네덜란드 등 유럽 10여개국과 아프리카, 라틴아메리카 등 18개국에 퍼져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한국에서는 20여명의 수녀들이 광주, 목포, 서울 등 5개 공동체에서 활동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2003년 12월 14일, 김재영 기자]

 

 

[영성의 향기를 따라서] 성모승천봉헌자수녀회 (하)

 

 

94년 목포에 설립된 성모재가노인복지회관에서 수녀들은 가난하고 병들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무의탁 노인들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있다.

 

 

영성과 사도직 활동

 

성모승천봉헌자수녀회는 『주님의 나라가 임하시기를』이라는 모토 아래 주님의 나라가 우리 안에서, 또 현대 세계 안에서 확장되도록 활동하는 선교수도회다. 창립자인 엠마누엘 달종 신부는 『주님의 나라 확장을 위해 온전히 헌신하는 것이 수녀들이 추구해야 할 목적』이라고 말하고 주님의 부르심에 『제가 여기있습니다. 저를 보내십시오』라는 이사야 예언자의 말씀을 좌우명으로 삼는 등 선교사가 지녀야 할 투신의 자세를 강조한다. 

 

수녀회의 영성은 한마디로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삶」 이며 그 정신은 「삼 중의 사랑」으로 요약될 수 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 그분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께 대한 사랑, 그분의 배우자인 교회에 대한 사랑이 바로 그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은 우리와 같은 인성과 삼위일체의 헤아릴 수 없는 신비로 우리를 이끄심과 동시에 예수 그리스도의 전 인격을 각 회원의 삶으로 받아들일 것을 촉구한다. 

 

성모 마리아께 대한 사랑을 강조하는 것은 마리아의 자유와 겸손된 순명, 희생을 통한 당신 아들과의 온전한 일치에서 성모승천봉헌자들의 이상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은 또한 그분의 신비체인 교회에까지 퍼져 나가며 형제들에 대한 사랑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성부의 사랑에까지 귀결된다.

 

이처럼 수녀회의 모든 활동은 예수그리스도의 현존 안에 머물며 그분으로부터 영양분을 공급받는다. 그러므로 봉헌자 수녀들은 일생동안 하느님의 말씀을 연구하고 심화시키며 흠숭하는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묵상하고 성체성사를 통해 그분으로부터 힘을 취한다. 그 때 비로소 다른 이들에게 예수 그리스도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통해 수녀회는 자선과 교회일치, 선교라는 구체적인 사도직 활동이 시작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20여명의 수녀들이 서울과 광주 목포의 4개본당과 성모재가노인복지회관에서 사도직 활동을 하고 있다. 94년 목포에 설립된 성모재가노인복지회관에서 수녀들은 가난하고 병들어 도움을 필요로 하는 무의탁 노인들에게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고있다. 특히 신체장애로 인해 많은 아픔과 외로움을 겪는 노인들을 위해 수녀들은 건강관리 서비스, 도시락 배달, 문화교실, 가사일 돕기 등 자녀의 정으로 다가가서 함께 삶을 나누는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유럽에 비해 짧은 한국 수녀회 역사와 적은 인원으로 인해 사도직 중 하나인 교회일치 운동 실천에는 어려움이 따르지만, 수녀회 영성의 핵심처럼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삶」을 통해 자연스러운 선교와 일치운동을 이뤄나가고 있다. 

 

송희정 관구장 수녀는 『앞으로 한국수도회도 종교간의 대화 등 그리스도교 재일치운동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며 『평화와 일치, 기쁨의 삶을 통해 사람들에게 하느님 나라가 먼저 내 안에 와있음을 보여줄 때 이 일치운동은 더욱 빠르게 실현될 수 있으리라 여겨진다』고 말했다. 

 

성모승천봉헌자수녀회의 입회는 영세 후 3년 이상된 신자로 예수 그리스도께 전생애를 봉헌할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가능하다. 성소모임은 매월 셋째 주일 오후 2시 본원에서 있으며 서울은 첫째 주일 오후 2시 사당5동성당 수녀원에서, 목포는 둘째 주일 오후 2시 성모재가노인복지회관에서 열린다.

 

※ 문의=(062)371-0172 [가톨릭신문, 2003년 12월 21일, 김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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