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연중 25 주일 나해.....2006.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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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09-23 ㅣ No.821

 

연중 25 주일 (나해)

              지혜 2,12.17-20     야고보 3,16-4,3     마르코 9,30-37 

      2006. 9. 24.  무악재       

주제 : 세상을 대하는 우리의 자세-선과 악의 문제

찬미 예수님

 

찬미 예수님

편하고 만만한 것이 없다는 소리를 하기 쉬운 것이 세상에 대한 사람들의 평가입니다.  이 평가는 누구에게나 물어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자신이 마음먹은 대로 세상 모든 일을 다 이루었다는 사람을 찾기도 어렵지만, 그런 사람이라고 해도 그 세상에 대한 판단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세상에서 한 일들이 모두 성공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사람이 갖는 욕심이나 야망은 실현될수록 자꾸만 커지고 넓어지질 것이기 때문입니다. 


알아듣기 쉽지 않은 소리로 시작하는 오늘은 연중 25주일입니다.

오늘 우리가 복음과 독서를 통해서 들은 말씀으로 묵상할 주제는 우리 삶에 함께 머무는 선과 악에 관련된 문제입니다.  선과 악이라고 말을 쉽게 합니다만, 이 선과 악은 사람의 눈에 보이지 않습니다.  순수한 영적인 실체를 가리키는 말이기 때문입니다.  순수한 영적인 실체인 선과 악이 사람들의 눈에 드러날 때는 반드시 다른 생명체의 움직임을 통해서 드러납니다.  세상살이에서 선과 악의 모습을 충실히 보여주는 것은 피조물 가운데는 사람이 가장 확실합니다.


선과 악을 영적인 존재라 말했으니, 그것을 체험하고 가까운 곳에서 접하기는 불가능한 일입니다만, 신앙에 근거해서 말씀을 드릴 수는 있습니다. 


사람들이 높아지고 싶다고 말하고, 다른 생명체보다 더 많은 권력을 갖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 악한 모습은 아닙니다.  그것 자체는 선과 악을 판단할 수 있는 대상은 되지 않으나, 그것이 드러날 때는 우리가 선악에 대한 판단을 합니다.


제자들과 더불어 복음 선포 활동을 다니시다가, 집에 들어온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저간의 사정에 대해서 묻습니다.  ‘길을 걸으면서 너희들 사이에서 나오는 큰소리를 들었는데, 무슨 일 때문에 그랬느냐?’고 묻습니다.  하지만 제자들은 예수님께 대답을 하지 못합니다.


선과 악은 사람의 욕심과 생각으로 그 모양을 드러냅니다.  특히 남보다 더 높아지고, 더 많은 권력을 가지려고 하면 드러나는 녀석은 선이 아니라 악일 가능성이 훨씬 더 큽니다.  예수님의 질문에 제자들이 대답을 하지 못했던 것처럼 말입니다.  악과 어둠은 시기와 경쟁 사이에서 자기 얼굴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세상살이에서 옳은 삶의 방법이 무엇인지 몰라서 제대로 살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는 말을 흔히 씁니다.  그 말은 남의 말이기는 해도 진리를 표현한 말일 것입니다. 


그 악이 사람을 이용하여 자기 모습을 드러내는 이야기가 오늘 독서 지혜서에도 나옵니다.  나보다 잘 사는 사람, 나보다 하느님께 더 성실한 사람, 입만 열면 하느님의 뜻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악한 사람들은 자신의 삶에서 무엇을 고치고, 어떤 것을 바로잡아야 선인이 될 수 있는지 살피기 이전에, 나보다 ‘잘 나가는 사람(?)’을 자기 삶에서 치우고 싶어 합니다.  그가 짐이 아니라, 자신과 똑같은 중요성을 갖는 또 다른 사람인데도 말입니다.


오늘 지혜서 독서에는 악인들이 하는 말에 대한 선악의 판단은 나오지 않습니다.  그 판단의 내용은 우리가 읽고 들은 독서말씀의 바로 뒷부분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우리가 삶에서 만나는 일들에 남의 판단이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다른 사람이 옳은 말을 해준다고 해도, 내가 그  말을 그대로 따라 산다는 보장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 말은 다른 사람은 진리라고 인정한다고 해도 나는 그렇게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이고, 사람이 정말로 옳은 길을 가면서 다른 사람을 이끄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로는 잘못된 길을 가면서도 다른 사람을 올바른 길로 이끈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삶에서 수없이 많은 행동을 합니다.  그 많은 행동들 모두에 대해서 선과 악의 판단을 하는 것이 중요한 일은 아닙니다.  나 자신의 삶이나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서 내가 지금 판단하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그 일들에 대하여 심판을 통보받을 날은 온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 끼어드는 선과 악에 대한 내용을 말씀드린다는 주제로 묵상한 오늘의 이야기가 너무 무겁다고 생각하실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선과 악의 문제를 우리가 무겁다고 생각한다면 혹시라도 내 삶이 어느 악한 쪽으로 치우치지는 않았는지 살펴야 할 필요는 있을 것입니다.


내가 늘 올바른 길을 따라 산다고 말할 수는 있습니다만, 우리 삶이 정말로 그 길로 가기 위해서는 합당한 판단과 더불어 하느님의 도우심도 함께 청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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