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부활성야 대축일미사.....2006.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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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04-15 ㅣ No.711

 

부활성야 (復活聖夜)

1독서 : 창세기 1,1-2,2         3독서: 출애굽기 14,15-15,1      5독서: 이사 55,1-11 

7독서 : 에제키엘 36,16-17ㄱ.18-28   신약독서: 로마 6,3-11     복음: 루가 24,1-12

      2006. 4. 15. (토). 무악재

주제 : 우리에게서 부활은 어떻게 드러나야 하는가?

주님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알렐루야, 알렐루야......(인사 응답은 알렐루야, 알렐루야)


다시 산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기도 하고, 놀라운 일이기도 합니다.  오늘은 예수님께서 다시 살아나셨음을 기억하고 축하하는 축제일, 부활대축일입니다.  우리가 ‘다시 산다’ 즉, 부활이라는 말을 하기 위해서는 죽는 일이 먼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 있는 우리들 가운데는 그 누구도 죽었던 사람, 죽었다가 살아난 경험이 있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저도 사제로서 예수님의 부활을 기억하는 이 빠스카 축제를 해마다 반복하여 거행합니다만, 아직 죽었다가 살아나서 부활을 체험한 기억은 없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부활축제를 여러번 지내기는 합니다만, 부활의 의미에 대해서는 말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우리 신앙인들이 바라는 가장 멋있고도 완벽한 모습입니다.  이것이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인들이 갖는 이상향이자, 바람입니다.  이러한 우리의 바람과는 달리, 우리는 인간으로서 하느님의 뜻과 우리의 뜻 사이에 놓은 시소(seesaw)를 타고 ‘이리왔다가 다시 저리로 가는 일’을 반복하며 살고 있습니다.  모르기는 해도, 그렇게 시소위에 앉아서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한, 우리는 늘 부활을 꿈꾸며 살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오늘은 1년에 한번, 미사중에 독서도 많이 읽는 날입니다.  그리고 사제의 목소리로 노래하는 부활찬송 노래도 들을 수 있는 날입니다.  이렇게 겉으로 드러나는 몇 가지 특징보다 더 중요한 것은, 우리가 한 해를 더 살면서 이제는 정말로 우리가 체험하게 될 부활의 순간에 한 걸음 더 다가간 사람으로 하느님 앞에 머물고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이 소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길이가 길어질수록 하느님께 다가가려고 하는 정성이 깊어지는 것을 전제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오늘, 부활을 미리 앞당겨서 축하하는 이 부활성야미사에서 우리는 몇 개의 독서를 읽고 들었습니다.  ①세상을 창조하시고 그렇게 창조한 세상을 ‘보시니 좋았다’고 감탄하셨다고 전하는 창세기의 말씀을 처음으로 들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정말로 하느님께서 보시고 감탄한 세상으로 보존하고 있는지, 부족하다면 그렇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있겠는지 제대로 실천하고 살 수 있어야 합니다.


➁두번째 독서는 ‘이집트 땅에서 노예생활을 하다가, 빠스카를 체험하게된 이스라엘 백성의 이야기’였습니다.  무기하나 들지 않은 몸으로, 3500년 전의 세계에서 강대국이었던 이집트 땅을 탈없이 무사하게 탈출하게 된 것은 하느님의 도우심 때문이었다고 말하는 것이 탈출기의 내용입니다.  오래전에 일어난 일이라고 소홀히 여길 수도 있는 남의 나라 이야기입니다만, 세례를 통하여 하느님의 뜻을 실천하는 사람으로서 움직이겠다고 약속하는 신앙인들은 신약시대의 새로운 이스라엘 백성이라는 것을 기억하고 살아야 할 일입니다.


➂이어진 이사야서 독서에서는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살겠다고 약속한 사람들이 드러내야할 삶의 지침을 말씀’하십니다.  하느님의 생각과 뜻은 사람들의 그것과는 다르다고 이사야 예언자는 강조하십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우리는 사람의 뜻이 하느님의 뜻보다 더 우선한다고 주장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우리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서라면 하느님도 나에게 양보해야 ‘내가 미사라도 한번 더 간다’고 우기고 삽니다.  실제로는 우리가 이런 자세를 드러내겨나 감추며 살기 때문에 문제가 더 커지는데, 우리는 웬만해서는 인정하지 않는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합당한 신앙인이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우리가 어떻게 살면 올바른 신앙인이 되겠는지 그 모습에 따라서 오늘 축하하는 예수님의 부활에 우리가 참여할 것인지, 아닌지가 달라지는 것입니다.


➃에제키엘 예언서를 통해서는 우리 죄를 씻어주신다는 하느님, 우리 안에 새로운 영을 불어넣어주겠다고 약속하신 하느님을 만날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항상 우리 곁에서 좋은 일을 해주시려고 대기하고 계시는데, 우리가 정말로 그 마음자세를 읽고 사는지 살펴야 합니다.


우리가 오늘 읽고 들은 독서 말씀을 연결하여 생각하면, 하느님은 늘 우리 가까이에 머물면서 우리를 위해서 당신의 자비와 사랑을 베풀려고 애쓰시는 분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은 부활대축일입니다.  사람들이 하느님의 뜻을 따르며 살기를 바라셨던 예수님이 육신의 한계를 떠나 진정으로 우리와 함께 살 수 있게 되신 것의 출발점이 바로 예수님의 부활입니다.  오늘이 예수님의 부활을 축하하는 날인 것은 분명하지만,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의 부활 모습이 나오지 않습니다.  ‘부활하신 분의 모습이 우리를 눈부시게 하는 대신에 그 분의 무덤이 비어 있었다는 사실’은 눈에 보이는 것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라면 미련없이 뒤돌아설 수 있는 내용이 오늘 부활을 전하는 이야기의 모습입니다. 


예수님은 죽은 사람들 가운데 머무시지 않고, 우리의 삶이 시작된 바로 그곳으로 우리보다 먼저 떠나셨다는 것이 발현한 천사가 전하는 소리입니다.  그런 천사의 말을 우리가 반복해서 듣지만, 우리는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보다 가끔씩은 눈으로 보는 것을 우선으로 하고 살기도 합니다.  신앙인으로 머무는 내가 지금 어떤 자세인지 돌이켜야 할 말씀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한 자리에 모여, 예수님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것처럼, 우리의 이웃들에게도 그 기쁨이 전달될 수 있는 삶을 살게 해주시라고, 지혜와 사랑을 주시라고 기도해야 할 날입니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주시는 사랑과 행복, 그리고 기쁨과 평화가 여러분의 삶을 가득 채워서 이웃들에게도 복된 선물로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할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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