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8일 (금)
(홍) 성 이레네오 주교 학자 순교자 기념일 주님께서는 하고자 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선교ㅣ복음화

교회와 복음 전파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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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20 ㅣ No.48

교회와 복음 전파,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오늘날 커뮤니케이션 혁명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의 수준을 넘어서,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고 확인하며 스스로에 대한 판단을 변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아울러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통해 지속적으로 전달되고, 지역적으로 또는 국제적으로 전달되는 여러 형태의 이미지와 이념들은 우리 인간들에게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전달 내용들은 개인의 심리적, 윤리적 그리고 가치관, 세계관, 이데올로기와 종교적 신념에 대한 지각과 전달 과정에 작용하게 된다. 커뮤니케이션의 변화와 발전은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지각이나 태도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궁극적으로는 교회의 구조나 기능, 형태에까지 심각한 파급 효과를 몰고 오게 된다.1) 

 

이러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현상은 사목적으로 큰 의미를 지닌다. 매스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복음을 전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고, 사람들 마음속에서 침묵하도록 복음을 축소할 수도 있다. 매스미디어의 영향이 사람들의 일상 생활에 파고들면 들게 될수록, 미디어는 사람들이 삶 자체의 의미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영향을 미치게 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신문이나 잡지, 방송과 같은 매스미디어에서 다루는 내용은 중요한 것으로 생각하는 반면, 매스미디어가 다루지 않는 내용에 대해서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매스미디어가 발명되고 우리 인간들의 생활 속으로 확산되면서 미치게 된 결과라 할 수 있다. 교회가 복음을 전하는 과정에서 매스미디어를 통한 홍보,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해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는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는 것이다. 

 

현대는 홍보의 시대, 또는 자기 매스커뮤니케이션의 시대라고들 하는데, 표현은 달리하고 있지만, 홍보나 커뮤니케이션이 우리 생활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그러한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그처럼, 홍보라는 개념이 각각 그것이 사용되는 때와 장소에 따라서 조금씩 다른 표현, 다른 이름으로 논의되고 있으므로 개념상의 혼란을 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교회에서 이야기하는 홍보라는 개념과 일상 생활, 다시 말해서, 학문 분야나 우리의 생활 속에서 사용되는 홍보의 개념을 비교하고 정리해 둘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일상 속에서의 홍보란 여러 가지 매스커뮤니케이션 현상 가운데 한 수단으로서 작은 개념을 의미한다. 말하자면, 우리가 생활하면서 자주 이야기하게 되는 광고나, 선전(propaganda), 퍼블리시티, PR(public relations), 그 외의 여러 가지 촉진 활동들 중에서 퍼블리시티 또는 PR의 개념에 해당된다. 

 

그러나 교회에서 이야기하는 '홍보'의 개념은 1971년 5월 23일 교황청 사회홍보위원회에서 발표한 사목 훈령에 잘 설명되어 있는데, 사목 훈령에서는 홍보의 수단을 신문, 영화, 라디오, 텔레비전 등 모든 형태의 매스커뮤니케이션을 망라하여 규정하고 있는 바, 학문 분야나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고 있는 퍼블리시티나 PR 등의 설득 커뮤니케이션적인 좁은 의미의 것이 아니고, 이러한 모든 것들을 포함하는 포괄적, 일반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의미한다. 

 

그러한 개념의 성격은 사목 훈령이 규정한 홍보와 홍보 수단의 목표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확인된다. 사목 훈령에서는 홍보의 목표를 '일치와 발전'(Communio et Progressio)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일반적 커뮤니케이션의 목표인 커뮤니케이션 당사자간의 의미 공유와 공감 형성에 해당된다. 결국 교회에서 규정한 홍보의 목표와 일반적 커뮤니케이션의 목표는 같은 내용의 것이므로, 교회나 복음 전파의 과정에서 논의되는 홍보의 개념은 협의의 홍보적 개념이 아닌, 그것을 포괄하는 의사 소통의 개념, 커뮤니케이션의 개념과 같은, 더욱더 폭 넓은 개념으로 규정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글에서 다루게 되는 홍보나 커뮤니케이션은 동일한 개념으로 받아들이기로 한다. 

 

복음 전파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의 사용, 이른바 홍보 활동에 관한 교회의 관심은 초기 교회에서부터 지금까지 계속 이어지고 있는데, 이는 성서 말씀이나 전례는 물론이고, 사목 훈령을 비롯한 다음의 여러 가지 교회 문서들에서도 나타난다. 

 

"가톨릭 교회는 모든 사람에게 구원을 전해 주기 위해 반드시 복음을 전파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구원의 소식을 전파하는 데 매스미디어를 이용하며, 또한 매스미디어의 올바른 이용에 대해 가르칠 의무가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적 교육과 구원 사업에 필요하고 유익한 범위 내에서 이 모든 종류의 매스미디어를 소유하고 사용하는 것은 교회의 기본 권리에 속한다. 그리고 신자들이 자기와 전 인류의 구원과 완성을 위하여 매스미디어를 이용하도록, 그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은 목자들의 직무에 속한다. 그뿐만 아니라, 인도적 또는 그리스도교적 가치를 매스미디어에 부여하여 인류 공영에 큰 기대와 하느님의 뜻에 어긋남이 없도록 하는 것은 특히 평신도들이 해야 할 일이다." 이 내용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중에서 "매스미디어에 관한 교령" 3항으로, 가톨릭 교회와 복음 전파에서 홍보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에 대해 알 수 있게 한다. 

 

한편으로, 우리는 미사에 참례할 때마다 '성령에 의한, 성령을 통한 일치'에 대해 되새기고,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겠다'는 약속을 하며, 또 미사의 마침 예식 때는 '가서 복음을 전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우리는 그 같은 말씀이나 전례를 통해서도, 교회가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 왔으며, 동시에 복음을 전파하는 데 홍보의 중요성이 늘 강조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 교회는 과학 기술의 진보에 따른 미디어의 확산 과정에서, 매스미디어를 포함한 모든 커뮤니케이션 수단들을 하느님의 선물로 규정함으로써 교회의 커뮤니케이션 활동에 대한 명확한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는 교회와 평신도들이 현대적 미디어를 이용한 홍보 활동,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하느님의 계획대로 사람들을 형제애로 일치시키고, 하느님의 구원 계획에 협력하도록 도와 줄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논의된 1963년 12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으로서 "매스미디어에 관한 교령"이나 1971년 5월의 사목 훈령 "일치와 발전", 그리고 1992년 2월의 사목 훈령인 "사회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새로운 시대"(AETATIS NOVAE) 등의 내용2)을 보면 홍보 활동에 대한 교회의 깊은 관심과 기대를 알 수 있다. 

 

여기서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내용이 있다. 우리는 "일치와 발전"이라는 사목 훈령이 1971년, 다시 말해서 지금으로부터 거의 30년 전에 발표된 것이라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 사목 훈령이 발표된 지 이미 4반 세기 이상이 지났고, 많은 것이 변화했는데, 이 기간 동안의 변화는 인류 역사상 변화의 범위나 속도, 내용 면에서 유래를 찾을 수 없을 만큼 엄청난 것이었음에 틀림없다. 더욱 중요한 것은 홍보의 중요한 매개,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바탕을 제공해 주는 기술적 수준이나 환경이 획기적으로 향상되었다는 것이다. 공의회의 지시에 따라 마련된(매스미디어 교령, 23항 참조) 이 사목 훈령은 기본적 원리 원칙과 일반적 사목 지침만을 제시하고, 지나치게 상세한 지침은 규정하지 않고 있는데, 구체적인 지침은 계속적으로 변화하고 발전하는 시대와 장소에 따라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아무튼 예견된 변화와 커뮤니케이션 수단의 발전을 위한 기술적 진보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었고, 우리는 이렇게 변화된 세계를, 익숙한 표현으로, 이른바 정보화 시대라 부르고 있다. 정보화 시대는 기술적으로 디지털화가 그 바탕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러한 디지털화는 궁극적으로 새로운 매체들의 탄생을 가능하게 했고, 결과적으로 기존 매체의 역할과 벽을 재정리하도록 요구하여 매체간의 벽을 허물고, 새로운 매체의 융합을 가져오게 하였다. 구체적으로,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기인하는 방송과 통신의 융합 현상은 이제 기술적 명제를 넘어서 구체적 현실이 되고 있고, 사람들의 생활 방식과 사고 체계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특정의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던 기존의 방송(broadcasting)과 특정인이나 특정 지점 간의 커뮤니케이션에 목표를 두던 통신(communication)이 각각 다른 장르에서 운용되어 왔으나, 현대의 새로운 정보 통신 환경에서는 그 경계의 구분 자체가 의미 없는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방송과 통신이 디지털 신호로 운용됨으로써 하나의 흐름으로 이어지게 되었고, 이제는 방송에서도 쌍방향적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해져 그 영향력이 더욱 증대되었다. 

 

컴퓨터 통신의 네트워크인 인터넷이 디지털 기술의 급속한 발전에 따라 대용량의 프로그램까지 고속으로 주고받을 수 있게 됨에 따라 다양한 규모의 인터넷 기반 방송(Internet-based broadcasting)이나 웹캐스팅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인터넷 방송은 인터넷으로 연결 가능한 전세계의 네티즌을 대상으로 하며, 동시에 그 사람들 또한 스스로가 만든 프로그램을 인터넷으로 내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인터넷이 이러한 변화를 선도하고 있는 셈인데, 결과적으로, 신문과 잡지, 텔레비전과 라디오 등과 같은 기존의 4대 매체의 기능과 역할은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던 몇 년 전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상황 속에서 과거와는 다른 입장에서 기능하도록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그것이 4대 매체의 급격한 영향력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커뮤니케이션 미디어들, 신문과 잡지, 공중파 방송과 위성 방송, 케이블 텔레비전, 컴퓨터 등의 매체들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경계가 무너지면서 서로 결합하고 호환하며, 기능적으로 융합되어 새로운 정보 질서를 형성해 가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매체 기술의 디지털화와 이것이 가져오게 되는 매체 융합 현상과 정보화는 결과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내용의 변화를 가져오게 되었는데, 이러한 변화는 송신자나 수용자 모두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한다. 이제, 정보를 내보내는 쪽이나, 정보를 구하는 쪽, 모두가 새로운 기술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하는 시점에 이르게 된 것이다. 

 

사실 복음화와 교리의 전파 과정에서 교리 교육이나 전례, 단체 활동이나 봉사 활동 등과 같은 전통적인 방법과 함께 미디어를 이용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필수적인 것이라 하겠으나, 그러한 활동의 필요성에 대해 자주 망각해 왔음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앞서 논의된 바와 마찬가지로, 여러 가지 교회 문헌을 통해서 미디어는 현대 사회에서 새로운 복음화와 재복음화를 목표로 하는 교회의 도구로 사용될 수 있음이 지적되어 왔고, 또 사용되어야만 할 것3)으로 적극적으로 권장되어 왔으나, 실제로는 이를 제대로 수행할 수 없었던 것이 또한 우리의 현실이었다. 

 

교회는 '매스미디어에 관한 교령'을 통해서 복음 전파를 위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사제나 수도자, 그리고 평신도들을 교육하여 매스미디어를 활용하고 매스미디어에 관한 지식을 교육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도록 권유하고, 미디어를 관리하는 이들이 필요한 지식을 갖추어 언제나 윤리관을 밝힐 수 있는 명백한 판단을 내릴 수 있도록 교육시키고 격려해야 한다4)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래서 교회는 미디어를 소유하고 관리하며 이를 복음의 전파에 효율적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전세계에 산재해 있는 가톨릭 교회에서 발행하는 신문이나 텔레비전, 라디오, 그리고 여러 종류의 간행물들이 그러한 기능을 수행하는 셈이다. 다만, 기존의 교회 미디어의 이용이라는 측면에서 아쉬웠던 것은 기존의 미디어들이 신문이나 방송과 같이 매스미디어의 성격을 지닌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커뮤니케이션의 흐름이 일방적일 수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 송신자 중심의 커뮤니케이션이 주류를 이룸으로써 복음 전파의 효과가 증대될 수 없었다는 점이다. 그러한 결과가 도래하게 된 것은 매스미디어의 특성에도 원인이 있지만, 미디어를 이용한 복음 전파의 필요성에 대한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의 인식 결여, 그리고 미디어 이용을 위한 접근이 용이하지 못했던 데서도 그 원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4대 매체의 경우에 그것을 이용하는 시청취자나 독자들이 퍼블리시티(publicity) 활동을 펼치거나, 투고와 같은 적극적 접근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한,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접근 자체도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제 디지털화의 산물이라 할 수 있는 인터넷은 이상에서의 기존 4대 매체가 갖는 일방향적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한계를 벗어나서 성직자나 평신도 개인들의 미디어를 이용한 복음의 전파나 교회 홍보를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최근에 활성화되기 시작한 교회의 인터넷 싸이트, '가톨릭 GoodNews' (http://www.catholic.or.kr)도 매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새로운 복음 전파 수단의 대표적인 예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서 '가톨릭 GoodNews'는 복음과 가톨릭 정보의 원천으로서, 또한 '가톨릭 GoodNews'에 연결된 각 본당의 홈페이지나 '게시판'은 이질적이고 분산된 신자들을 연결하는 도구로서 기능하기 시작했다. 특히 '가톨릭 GoodNews'의 '게시판'은 성직자나 평신도들 간의 대화의 장으로서뿐만 아니고, '성서 이어 쓰기'와 같은 활동을 통해서 인터넷 게시판이 복음 전파를 위한 도구로서 지대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 인터넷 사용자들의 급속한 증가와 함께 복음 전파의 중요한 수단으로 기능할 것임이 분명하다. 

 

인터넷을 통한 커뮤니케이션 활동은 신자 교육이라는 측면에서도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 동안 우리 교회에서는 본당 내에서 대면 접촉 방식의 교리 공부, 그리고 통신 교리를 주로 활용해 왔었다. 이제 강의실에서 하는 전통적 방식의 교리 교육이나 우편을 이용한 통신 교리와 더불어 인터넷을 통한 교리라는 새로운 영역을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예비신자로서 또는 재교육을 위한 방법으로 교리 교육을 선택하는 기존의 신자들을 위한 교리 교육이 전통적 방법에만 얽매이지 않고, 변화하는 매체 상황에 따라 인터넷을 통해 진행될 수 있다면, 급속히 확산되어 가는 인터넷 세대나 이용자들에게 복음을 전달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제 이른바 4대 매체 시대에서 뉴미디어 시대로의 전환이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 교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고, 그 동안 수용자의 입장에 서 있었다고 할 수 있는 평신도들은 현실 적응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 홍보, 커뮤니케이션의 내용과 방법은 사회의 변화, 매체의 변화 발전에 따라 영향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상에서 논의된 기술적 진보나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변화는, 교회가 각종의 미디어나 사회 문화에 접근하고 그것을 이용하는 데, '그리스도교적 메시지를 전파하고 교회 본래의 가르침을 전파하기 위해서 단순히 미디어를 이용한다'는 것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는 점을 느끼게 한다. 근대적 커뮤니케이션 기술로써 생성된, '새로운 문화'에, '새로운 언어'로, '새로운 기술'로, 그리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복음 내용을 접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5) 교회에 대해서는 송신자의 입장이 아닌, 수용자의 입장, 다시 말해서 평신도나 예비신자의 입장에서 미디어의 역할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매체 융합 현상에 따른 미디어 구조의 변화는 성직자나 평신도 모두의 사고와 생활 방식, 그리고 복음 전파의 방법에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는 바, 수동적 수용자에서 능동적 수용자로 전환되어야 할 절실한 상황이 아닐 수 없고, 더 나아가서는 송신자로서의 적극적인 역할마저도 수행해야 할 입장에 놓이게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모든 평신도가 복음 전파의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미디어를 이용한 복음 전파 과정에서 주역으로 활동할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고, 또 실제로 그 역할을 충분히 수행할 수 있는 시점에 와 있음을 느껴야 하겠다. 매체 융합 현상이란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모든 미디어들이 효율적인 복음 전파를 위해서 늘 깨어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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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새로운 시대],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1992년, 99면. 

2) 위의 책 참조. 

3) 위의 책, 108면. 

4) [가톨릭 언론 자료집], 평화방송/평화신문, 1994년, 182-183면. 

5) 요한 바오로 2세, 회칙 [교회의 선교 사명], 37항.

 

[사목, 2000년 4월호, 이명천(중앙 대학교 교수, 광고홍보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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