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 (화)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강론자료

연중 21 주간 금요일.....2006.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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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09-01 ㅣ No.807

 

연중 제 21 주간 금요일 - 짝수 해        

              1코린토 1,17-25    마태 25,1-13

      2006. 9. 1. 무악재

주제 : 사람의 지혜

오늘은 순교자성월, 9월의 첫째 날입니다.  순교라는 말은 신앙을 증거하거나 드러내는 방법으로 하나 밖에 없는 목숨을 하느님께 바친 사람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하지만 하느님이 사람의 목숨을 거두어갔다는 말은 아닙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9월은 우리 한국천주교회역사에서 가장 많은 순교자가 나온 때라서 그렇게 정해진 것입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순교자성월에, 우리 모두가 순교의 길로 가겠다고 앞 다툴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신앙과 사람들의 태도를 비교해볼 수는 있어야 할 일입니다.  사람은 세상살이에서 경험을 앞세웁니다.  사람이 경험하는 일이 늘 똑같은 모양새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는 사람의 지혜를 앞세워 그것을 판단하고 올바로 대할 줄 안다고 자신합니다.


그런 입장에서 살핀다면 오늘 독서와 복음을 통해서 들은 말씀은 우리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예수님의 비유가운데 등장하는 이야기라서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등잔불을 준비한 사람들이 가운데는 기름을 따로 준비한 사람들도 있고, 내가 원하는 대로 내가 원하는 순간에 일이 그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하여 등잔용 기름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이 반반이라는 것이 놀라운 비유입니다.  내가 어느 쪽의 무리에 속할지는 스스로 알아서 판단하라는 소린인 듯해서 마음이 편치는 않지만 말입니다. 


사람은 똑똑합니다.  누구나에게 적용되는 진리라고 생각하고 싶어 할 것입니다.  그러나 같은 세상에 사는 사람들이 판단해주는 똑똑함과 어리석음에 대한 판단은 그다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무시해도 좋은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의 판단기준을 넘는 것은 없겠는지를 따로 알아봐야 한다는 것이지요.


바오로 사도는 코린토교회 공동체에 보낸 편지에서, 눈에 보이는 ‘눈을 어지럽게 하는 표징, 사람의 생각을 드러내는 지혜를 찾는 일에만 나서지 말 것을 부탁’하십니다.  물론 바오로 사도의 이런 말씀이 어떤 결실을 맺었는지, 그리고 그의 편지가 어떤 영향력을 갖고 있었는지 판단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지금 현실적으로 고린토교회 공동체는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오로 사도의 부탁에서 드러나는 내용을 보면, 우리가 어떤 자세로 살아야 하는지는 분명해집니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과는 다른 입장에서 바오로 사도는 ‘예수님의 어리석은 십자가를 전한다’고 말씀하십니다.  바오로 사도가 말하는 어리석음과, 등잔불을 준비했으나 기름은 준비하지 않고 자기 생각대로 일이 움직일 거라고 생각했던 ‘어리석었던 다섯 명의 처녀’들과는 분명히 다를 것입니다.  사람들이 드러내는 지혜는 분명히 자신의 삶에도 도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우리가 산다면 하느님의 선물에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순서를 바꾸어서 하느님의 뜻을 먼저 찾는다면 좀 더 나을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어떠한 모습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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