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8일 (화)
(녹) 연중 제11주간 화요일 너희는 원수를 사랑하여라.

강론자료

연중 21 주일.....2006.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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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08-26 ㅣ No.802

 

연중 21 주일 (나해)

             여호수아 24,1-2ㄱ.15-17.18ㄴ     에페소 5,21-32      요한 6,60-69

     2006. 8. 26. 무악재

주제 : 하느님의 뜻

찬미 예수님!

무더위를 몰고갈 비가 어제는 조금 내렸습니다.  비가 하늘에서 한번 내렸다고 해서 세상이 갑작스럽게 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분명 그 차이를 생각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이 빨리 지나가기를 바랄, 연중 21주일입니다.

지난해와 같았더라면, 아마 지금 이 시간에 갖는 우리의 생각은 많이 다를 것입니다.  그러나 올해는 무덥기로 소문난 음력 7월이 윤달로 한 번 더 들어있어서 그런지, 늦은 더위가 9월 초순까지 간다고 합니다.  달의 움직임과 하늘의 조화를 지금 사람들보다 훨씬 먼저 깨달은 옛날의 사람들이 정한 계산법이 오늘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는 것이 참 신기할 따름입니다.


여러 차례 말씀드리기도 하고, 자주 반복하는 이야기이기는 합니다만, 말 못하는 세상을 대하는 사람의 자세에 따라서 세상 삶은 많은 것이 달라집니다.  올해처럼 오랫동안 지속되는 하늘의 더위를 향하여 우리가 뭐라고 중얼댄다고 해서 세상이 갑작스레 달라질까요?  달라질 수도 있습니다만, 우리가 불편한 생각으로 대한다면, 불쾌지수가 더 올라가는 일만 달라질 것입니다.


주일이면 성당에 오셔서 반복해듣는 하느님의 뜻을 여러분들은 어떤 태도로 대하십니까?  우리 신앙공동체가 정한 독서와 복음의 순서는 3년 주기로 늘 같은 형태로 움직이지만, 우리가 가져야 할 삶의 자세는 3년 전과는 달라야 할 것입니다.


오늘복음은 지난 주일의 내용에 연결되는 요한복음 6장의 완결편입니다.  요한복음 6장은 ‘보리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오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배불리 먹은 사건, 요즘으로 바꾸어 말한다면 ‘성체성사의 기적’을 체험하고 난 다음에 이어진 일들의 의미를 설명하는 예수님의 긴 말씀이고, 오늘은 그 결론부분입니다.


성체성사는 하느님의 일입니다.  이 말은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 산다고 해도 세상사에서 우리가 만들거나 이룰 수 있는 일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특별한 자세로, 마음을 열고 하느님의 뜻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들도 복음에 나온 것처럼, ‘이 말씀은 듣기가 너무 거북하다. 누가 듣고 있을 수 있겠는가?’고 말할 수밖에 없는 일입니다.  이 자리에서 교회의 신학을 설명하지는 않겠습니다.  의미 없는 일로 여길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사람들이 자기 삶의 많은 부분에 빗장 걸고 아주 조금만 이웃을 향하여 마음을 연다면, 그 사람의 삶은 세상에서 놀라움을 발견할 수 있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도 체험할 수 없을 거라는 이야기입니다.


우스개 소리로 우리 신앙인들이 천 원짜리를 좋아해서 ‘천주교’라고 한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 신앙인의 마음자세, 삶의 출발점은 어떤 것일까 하고 생각해봤습니다.  혹시라도 ‘내가 먼저 뭔가를 받으면 감사의 마음으로 내놓겠다고 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말입니다.  그것을 반대로 뒤집어서, 내가 먼저 감사의 행동을 하면 내 삶에 기쁨과 더 큰 행복이 다가온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하는 데까지 생각도 했습니다.  그 어떤 것도 우리의 삶을 정확하게 해석하는 이론이 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사람은 저마다 다른 환경에 자라고, 사람은 저마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 순간에도 그 사정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성체성사에 해당하는 기적을 체험하고서도 많은 사람들이 보인 자세는 ‘예수님을 등지고 자기 갈 길을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이루어진 일에 대하여 선악의 판단을 하는 것은 의미 없는 일입니다.  선악의 판단을 한다고 해서 달라질 일은 아닐 것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나는 어떤 자세로 세상을 대하는지 그 모습을 돌아보면 되는 일입니다.


오늘 첫 번째 독서의 내용은 ‘이스라엘 백성이 삶의 어디로 기초로 하고 살 것인지, 묻는 여호수아의 스켐회의’ 내용입니다.  새삼스레 나와 내 가족은 하느님을 받아들이고 믿고 살 것이라고 다짐하고 선언하겠습니다.  여러분은 누구를 받아들이고 사시겠습니까? 하고 묻는다면 여러분은 무엇이라고 응답하겠습니까?


여호수아가 했던 질문에 올바른 응답을 했던 이스라엘 백성도 하느님의 뜻과 인간의 뜻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시소를 탄 사람들이었습니다.  우리도 그런 삶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지만, 제대로 된 마음을 가져야하는 일입니다.


세상이 복잡해지면서, 가정에 여러 가지 위기들이 닥친다고 합니다.  문제의 모습들은 하도 다양해서 몇 마디 말로 진단할 수는 없지만, 오늘 에페소인들에게 써 보냈던 편지내용을 통하여 들은 것처럼 ‘서로 순종하고, 서로 사랑하는 마음’이 우리 안에 있는지 살펴야 할 일입니다.  순종하고 사랑한다고 대답할 수 있다면, 내가 진정으로 그렇게 대하고 있는지도 살필 수 있어야 할 일입니다.  그저 간단한 말 몇 마디가 내 삶을 만드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세상을 향한 하느님의 뜻을 이 자리에서 완벽하게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제게는 없습니다.  여러분 각자가 처한 상황과 입장에서 그 말씀은 서로 다른 모양을 하고 다가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를 향해서 다가오는 하느님의 그 뜻을 우리는 어떻게 대하는지 살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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