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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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교회사따라 성지따라: 예루살렘 (5) 골고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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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7-06-23 ㅣ No.1655

[교회사따라 성지따라] 예루살렘 (5 · 끝) 골고타


무덤 성당에서 매일 부활 미사 봉헌

 

 

- 천사들이 발현해 예수의 부활을 알린 장소로 '천사들의 경당'이라 불린다.

 

 

골고타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시고 묻히시고, 부활하신 곳(마태 27,33; 마르 15,22; 요한 19,17)이다. 그리스말 골고타는 우리말로 '해골'이란 뜻으로, 아람어 '골골타'와 히브리말 '굴골레트'에서 파생된 말이다. 라틴말로는 '갈바리아'라고 한다.

 

예수 시대 골고타는 무덤이 즐비한 채석장으로 성벽 밖에서(히브 13,12) 도성에 가까운(요한 19,20) 성문에 이르는 큰 길(마태 27,39; 마르 15,22 참조)에 있었다. 하지만 16세기 예루살렘을 통치하던 터키 제국 술탄 슐레이만 2세가 성벽을 새로 쌓아 그때부터 지금까지 골고타는 예루살렘 성곽 안에 위치하게 됐다.

 

성서고고학자들은 골고타가 예루살렘보다 40m 가량 높은 언덕으로 해발 760m 정도 됐을 것으로 추정한다. 하지만 오늘날 '예수님 무덤 성당'('예수님 부활 기념 성당'으로도 불림)이 있는 골고타는 예수 시대 원모습과는 전혀 다르다.

 

로마 황제 하드리아누스(재위 117~138년) 지시에 따라 예루살렘 총독 루푸스는 제2차 유다 항쟁(132~135년)이 끝나자마자 유다인들의 독립 항쟁의식을 꺾으려 골고타 언덕을 깎고, 예수 무덤이 있던 정원을 돌로 메워 로마 최고의 신인 제우스와 그의 아내 헤라 그리고 미의 여신인 아프로디테의 신전을 세웠다(135년). 아이러니하게 이 신전 때문에 예수께서 죽으시고 묻히시고 부활한 장소가 정확하게 보존될 수 있었다.

 

- 그리스 정교회 사제가 예수 부활 경당 입구에 서서 예수의 빈무덤이자 예수께서 부활한 거룩한 장소를 지키고 있다.

 

 

324년 예루살렘으로 순례 온 성녀 헬레나는 예루살렘 마카리우스 주교에게서 골고타 신전 아래에 예수 무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아들 콘스탄티누스 황제에게 청해 신전을 헐고 예수님 무덤과 십자가 등을 발굴했다. 그리고 골고타와 예수님 무덤 위에 길이 150m, 폭 75m의 '예수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는 대성전'(335년)을 지어 봉헌했다. 이 성당은 614년 페르시아군에 의해 파괴됐으나 십자군 시대 때 보수와 개조를 거쳐 종탑까지 세워 성전을 새단장했다(1160~1180년). 이 십자군 시대 성당이 오늘날 예수님 무덤 성당의 모체이다.

 

십자군 시대 지어진 성당은 지진과 화재로 여러 차례 파손됐다. 그때마다 라틴 교회와 동방 교회에서 재정을 지원해 보수했다. 그래서 오늘의 예수님 무덤 성당은 1757년 '성지의 소유권과 관할권'법과 1852년 '현상 유지법'(statu quo)에 따라 가톨릭(작은 형제회가 대표)과 그리스ㆍ아르메니아ㆍ시리아ㆍ에디오피아 정교회, 콥트 교회 등 6개 교파가 소유권을 나눠 갖고 있다.

 

 

예수님 무덤 성당

 

지금은 순례자들의 출입이 자유롭지만 이슬람이 통치하던 1187~1832년 약 645년간 예수님 무덤 성당 출입은 그렇지 못했다. 예루살렘을 점령한 술탄 살라딘은 예수님 무덤 성당 출입문 한 개만을 제외하고 모든 문을 폐쇄하고 순례자들에게 세금을 받았기 때문. 그후 1246년부터 성당 입구 두 무슬림 가정에 성당 출입문 열쇠를 맡겨 한 가정은 성당 문을 여닫는 권한, 또 한 가정은 출입문 열쇠를 보관하는 권한을 줬다.

 

지금도 무슬림 두 가정의 권한은 유효해 가톨릭과 그리스ㆍ아르메니아 정교회에서 매월 이 두 가정에 20쉐켈(약 미화 4달러)을 세금으로 낸다. 가톨릭 교회가 예수님 무덤 성당의 열쇠를 갖는 날은 1년 중 단 하루뿐. 성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오전 8시 30분)부터 성금요일 '십자가 경배 예식'이 끝나는 시간(오전 9시)까지다. 성당 문여는 시간은 새벽 4시이며 닫는 시간은 하절기에는 저녁 8시, 동절기에는 저녁 7시다.

 

예수의 빈무덤. 예수의 부활을 상징하는 가톨릭,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의 성화와 성상이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예수님 무덤 성당 입구로 들어서면 오른편에 골고타로 오르는 계단이 나온다. 예수님 무덤 성당 중앙에는 '예수님 무덤과 부활 경당'이 있다. 이 경당은 가톨릭과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 공동 소유여서 무덤 입구에 3층 촛대(맨 아래 그리스 정교회, 가운데 아르메니아 정교회, 맨 위쪽이 가톨릭 소유)를 밝히고 있다. 예수님 무덤 경당은 유다인 장례 풍습에 따라 두 개의 방으로 구성돼 있다. 무덤 입구에 들어서면 석문 조각이 한 가운데에 있는 작은 방이 나온다. 천사들이 발현한 곳으로 '천사들의 경당'이라고도 한다.

 

천사들의 경당을 지나 예수님 무덤으로 들어가면 빈 석관이 덮여 있는 '예수님 무덤' 또는 '아나스타시스'(예수님 부활 경당)이 자리한다. 예수님 무덤 정면 벽에는 '예수 부활'을 나타내는 3개 성화가 있다. 맨 왼쪽부터 가톨릭, 그리스 정교회, 아르메니아 정교회 것이다.

 

무덤 경당에선 매일 새벽 4시 30분부터 아침 7시 15분까지 30분 간격으로 가톨릭 미사가 봉헌된다. 또 평일 오전 6시 30분, 주일 새벽 5시 30분에 라틴 말 그레고리오 미사가 봉헌된다.

 

작은 형제회 소유의 '예수님 부활 기념 성당'내 부활하신 예수와 성모님의 만남을 표현한 부조 아래에서 한 순례자가 묵상을 하고 있다.

 

 

예수님 무덤 경당 뒤편에는 무덤의 원주인인 아리마태아 출신 요셉(요한 19,38)의 무덤이 있다.

 

무덤 경당을 빠져 나와 왼편 복도 한 가운데 '막달레나 제대'를 지나면 맨 끝에 작은 형제회 소유의 '예수님 부활 기념 성당'이 있다. 전승에 의하면 부활하신 예수께서 이 곳에서 제일 먼저 성모님을 만났고, 다음으로 마리아 막달레나에게 발현했다고 한다. 그래서 '발현 경당'이라고도 부른다. 이 성당에는 예수께서 사형선고를 받고 묶여서 채찍질을 당했던 돌기둥이 옮겨져 있다.

 

 

알고 가면 기쁨 두배

 

1. 예수님 무덤 성당에서는 항상 '예수님 부활 대축일'미사가 봉헌된다. 따라서 이 곳 미사에 참례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부활 대축일 미사 전례를 준비해 갈 것.

 

2. 예수님 무덤 성당에서 철야 기도를 할 수 있다. 작은 형제회 제의방 담당 수사에게 예약을 하면 된다. 단 10명 이내. 묵상과 개인기도만 허용, 먹고 자는 것은 물론 노래와 강의도 금지돼 있다.

 

[평화신문, 2007년 8월 19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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