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2일 (토)
(녹) 연중 제11주간 토요일 내일을 걱정하지 마라.

강론자료

연중 14 주일 나해.....2006.7.9.

스크랩 인쇄

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06-07-08 ㅣ No.762

 

연중 제 14 주일 (나해)

              에제키엘 2,2-5      2고린토 12,7b-10       마르코 6,1-6

      2006. 7. 9. 무악재

 

찬미 예수님. 

무더운 때가 되었습니다.  기온도 높고 습기도 많아서, 여차하면 짜증내기 쉬운 때가 되었습니다.  ‘폭풍의 신’이라는 뜻을 가진 ‘에위니아’라는 태풍도 올라와서 오늘 하루종일 비가 온다고 했었는데, 웬일인지 그 비가 온다는 시간도 오후 늦은 시간으로 늦추어졌습니다. 우리는 도시에 살고 있으니 태풍에 대해서 걱정이 덜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만, 돌아봐야할 것들은 분명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은 살면서 지낸 일들에 대하여 반성을 하기도 하고, 후회의 마음을 갖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난 다음에 하는 반성과 후회들은 한번 이루어진 삶의 결과들을 바꾸는 데는 아무런 약효가 없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다음번의 같은 일들에 대해서 영향을 줄 수는 있습니다만,  가능하다면, 경우의 수를 생각하여 미리 준비하는 것이 낫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마르코 복음사가는 예수님의 복음전파 활동 중에서 오늘은 고향방문을 소개합니다.  그러나 예수님의 고향방문은 흔히 예상하는 것과는 달리 환영받지 못한 것이었다고, 복음사가는 소개합니다.  고향을 찾아온 예수님에게 고향 사람들은 냉담한 반응이었다는 것입니다.  설이나 추석 때에 ‘고향방문을 환영합니다’라는 펼침막을 거는 우리의 농촌들과는 사뭇 다른 감정인 듯 합니다. 저 예수라는 사람에 대해서 우리가 그의 성장과정을 비롯해서 가족관계까지 모두 알고 있는데, 저 사람이 무슨 능력이 있어서 특별한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는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을 대하거나 판단하는 시각이나 결정이 모두 옳고 정당하다는 생각을 갖기 쉽습니다.  때로는 내가 그렇게 판단하고 결정하는 일들이 정말로 옳은 일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세상이나 다른 사람에 대한 냉담한 시선이나 판단은 그 모양 그 모습 그대로 나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니다.  흔히 황금률(마태오 7,12)로 통하는 예수님의 말씀에 ‘남이 너희에게 해주기를 바라는 그대로 너희도 남에게 해주어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님의 이 말씀은 ‘내가 주는 만큼 돌려받는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으므로, 이왕이면 내가 좋은 것을 줄 수 있어야 나에게 돌아오는 것도 좋을 수 있다는 말이 될 것입니다. 


사람들의 경직된 시선은 예수님께서 고향사람들을 향하여 기적을 행하실 마음을 모조리 빼앗은 듯 했습니다.  사람들의 차가운 시선이 기적을 그다지 행하지 못햐게 했다고 마르코 복음사가는 적습니다.  세상을 대하는 내 시선과 판단이 옳다고 해도 그 영향까지도 우리가 함께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 될 것입니다.


내가 드러내는 자세에 따라 오는 삶의 결과는 독서말씀에도 그대로 반복됩니다.  우리가 고집세게 살아도 하느님은 우리들 가운데 당신의 말씀을 전하고 알릴 사람을 파견하신다는 것이 에제키엘 예언서의 말씀입니다.  그런 세상을 바라보는 하느님의 안타까움은 분명하겠지만, 그 세상안에서 하느님의 뜻을 전하는 예언자들이 처한 곤경은 많은 경우 사람들이 나몰라가 합니다. 참으로 서글프고도 힘든 일입니다.  우리가 함께 기도할 수 있다면, 힘겨운 세상살이에서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려고 애쓰는 예언자들도 기억해야 할 일입니다.


그리고 내 몸에 일어나는 일들도 잘 살펴봐서 그에 합당한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 바오로 사도의 고백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기 몸에 생긴 고통, 가시로 찔리는 것과 같은 고통에 대하여 무조건 피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서 하느님의 모습을 보려고 애썼습니다.  정말로 쉽지는 않은 행동입니다만, 그렇게 남다른 마음을 가졌던 바오로 였기에 그는 죽기까지 충실하게 살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연중 14주일입니다.  더위와 날씨를 핑계로 삼아서 우리가 신앙생활에 소홀히 해도 하느님은 이해하실 거라고 합리적으로 핑계대기 쉬운 때입니다.  사람이 열명이 모이면 열가지 생각이 드러나도 좋기는 합니다만, 우리가 어떤 모습을 드러내든지, 그 모습과 태도에 따라서 내 삶에 생길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도 알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이 조금은 더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핑계대기 쉬운 계절에 들어섰습니다만, 그 와중에도 하느님의 뜻에 대해서도 성실한 모습을 드러내는 자세를 함께 생각하고 실천할 수 있었으면 합니다.  잠시 기도할 시간입니다.



285 0

추천

 

페이스북 트위터 핀터레스트 구글플러스

Comments
Total0
※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0/500)

  •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