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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오ㅣ성모신심

레지오의 영성: 예수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선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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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4-09-23 ㅣ No.302

[레지오 영성] “성체 안에 살아계신 예수님을 모실 수 있는 우리들이 예수님을 모르는 이들에게 선교합시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금년은 우리나라에 레지오 마리애가 전해진지 60년이 되는 뜻 깊은 해입니다. 60년 동안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의 희생과 봉사, 선교 노력이 오늘의 한국 교회를 만드는 데 크게 공헌했음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하늘나라에 가신 선배 레지오 마리애 단원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아울러 지금의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들의 가정에 우리 주님의 은총이 담뿍 내리기를 빕니다.

제가 초등학생일 때 저희 부모님은 두 분 다 신당동성당 레지오 단원이셨습니다. 부모님 덕분에 두 분 형님과 저도 매일 저녁 부모님과 함께 묵주기도를 함께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지만 과거에는 레지오 단원이 아니면 명함도 못 내밀던 때가 있었습니다. 본당에서 활동하는 사람은 으레 레지오를 겸하고 있었습니다. 심지어 어떤 레지오 단원은 주일미사에는 빠진 적이 있어도 레지오 회합만은 빠진 적이 없노라며 자랑 아닌 자랑을 할 만큼 레지오 단원들의 열정은 대단했었습니다.

한 달 전쯤 저희 중서울 레지아 단장님으로부터 원고 청탁을 받았습니다. 레지오 단원들은 거의 다 열심한 분들이라 원고를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매우 망설여졌습니다. 일단 승낙은 했습니다만 선뜻 화두가 떠오르지 않아 고심이 많았습니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레지오 마리애 단원이라면 가톨릭 기본 교리에 충실한 성모님의 군대가 되는 것이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일인 것 같아, 또한 이 6월의 첫 주일이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이기도 해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성체성사에 충실한 군인이 되시길 바라는 마음으로 몇 자 적어 봅니다.

가톨릭교회 안에서 가장 중요한 교리는 역시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로 완성된 ‘성체성사’ 교리입니다. 1518년부터 시작된 종교분열은 1545년에 이르러 하나였던 그리스도 교회가 완전히 둘로 나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그로 인해 1545년에 시작된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가톨릭교회는 다음과 같이 천명합니다.

“만일 누가 성체성사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살과 피가, 그리고 그분의 영혼과 천주성이, 그러니까 살아 계신 온전한 그리스도가 참으로, 실재로, 실체적으로 계시다는 것을 부인하면, 혹은 표시로, 상징적으로, 형상이나 능력으로만 거기에 계신다고 말한다면 파문이다.”

파문이라는 말뜻은 곧 교회 밖의 사람으로 인정한다는 뜻입니다.

공의회가 성체성사에 대한 교의를 다시금 명백히 규정한 것은 프로테스탄트가 성체성사를 부인했기 때문입니다. 프로테스탄트는 예수님은 빵과 포도주 안에 상징적으로만 있는 것이지 살아 계신 예수님이 있는 것은 아니라고 교회가 창설된 이래 1500년 동안 이어져 내려온 정통 교리를 부정했습니다. 이전까지 그리스도란 이름을 가진 가톨릭은 물론이고, 모든 동방교회, 영국성공회, 콥트 교회, 그리고 갈라져 나갔다가 소멸된 그노시스파 이단, 마르치온파 이단, 네스토리우스파 이단, 아리우스파 이단들도 성체성사에 대해서는 확고부동한 단 하나의 교리를 가르쳤습니다. 프로테스탄트가 사도로부터 1500년을 이어 온 성체성사 교리를 근거 없이 부정한 것은 자신들 스스로 그리스도교임을 포기하는 행위였습니다.

트리엔트 공의회가 성체성사에 대해 ‘살아 계신 예수님’을 논리적으로 가르칠 수 있었던 근간은 두말할 나위 없이 성경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성경에서 그 증거를 찾아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요한복음 6장의 말씀은 그 전체가 성체성사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성체성사를 이루기 꼭 1년 전에 이 빵의 기적을 행하신 것이나, 빵의 남은 조각을 거두어 모으니 열두 광주리에 가득했다는 말씀은 바로 1년 후에 당신이 이루실 성체성사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26절의 말씀을 보면 더욱 확실하게 나타납니다. 개신교와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 성경으로 말씀 드립니다.

“너희가 지금 나를 찾아 온 것은 내 기적의 뜻을 깨달았기 때문이 아니라, 빵을 배불리 먹었기 때문이다. 너희는 썩어 없어질 양식을 얻으려 힘쓰지 말고 영원히 살게 하며 없어지지 않을 양식을 얻도록 힘써라. 이 양식은 사람의 아들이 너희에게 주려는 것이다.”

이후 예수님은 조금씩 조금씩 더 깊이 설명해 주십니다.

결국 많은 제자들이 “자기 살을 준다니? 참혹하다. 누가 이 말을 듣겠는가!” 하며 떠났지만 예수님은 자신의 말씀을 바꾸시지 않고 오히려 제자들에게 “너희도 떠나겠느냐?” 하고 물으십니다.

그리고 53절에서는 “만일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을 간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고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살릴 것이다.” 하고 말씀하십니다.

당시 사람들은 이 말씀의 뜻을 전혀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성체성사를 이루어주신 후,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후 제자들은 어렴풋이 깨닫습니다. 아마 성령 강림 후 성령의 인도를 받아 확실히 깨닫고 “이 예를 행하라!” 하신 말씀에 따라 이 예를 행합니다. 이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드리는 미사의 시작입니다.

바오로 사도도 오늘의 미사를 생각할 수 있는, 또 미사에서 축성된 빵과 포도주가 예수님의 살아 있는 몸과 피라는 것을 명확히 가르쳐 주는 말씀을 코린토 전서를 통해 우리에게 전해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감사를 드리면서 그 축복의 잔을 마시는 것은 우리가 그리스도의 피를 나누어 마시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또 우리가 그 빵을 떼는 것은 그리스도의 몸을 나누어 먹는 것이 아니겠습니까?”(1코린토 10,16)

바오로 사도는 또 11장에서 다음과 같이 더 확실하게 말씀하십니다.

“그러니 올바른 마음가짐 없이 그 빵을 먹거나 주님의 잔을 마시는 사람은 주님의 몸과 피를 모독하는 죄를 범하는 것입니다.”(1코린토 11,27)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성체 안에 살아 계신 예수님이 있으시다는 것은 초세기 예수님의 사도들로부터 이어져 온 신앙입니다. 어떻게 1500년이 지난 다음에 부정할 수 있습니까?

이 6월 첫 주일이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입니다. 살아 계신 예수님에 대한 믿음을 새롭게 합시다. 예수님은 우리가 원하면 매일이라도 우리 안에 와 주십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사랑하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솔직히 말씀드리면 옛날 레지오 단원들이 지녔던 열정을 요즘은 많이 상실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연희동성당에 있을 때 어느 쁘레시디움 단장님께 “요즘은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어떤 활동을 많이 하는가?” 하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저는 내심 전교에 가장 많은 활동을 하고 있다는 말을 바랐으나 하시는 말씀이, ‘특강에 참여하는 것’, ‘장례에 가서 연도하는 것’, ‘병원 환자 방문’이 대세라는 것입니다. 옛날에는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이 비신자를 교회로 인도하는 것, 즉 선교하는데 주력했었습니다. 개신교 신자들과는 교리로 논쟁을 벌이기도 했던 그야말로 최정예 부대원들이었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지금 우리 가톨릭에 주어진, 해야 할 일 중에 가장 중요한 일은 2020년까지 천주교 신자를 20%까지 끌어올리는 일입니다. 은퇴하신 전임 교구장 정진석 추기경님께서는 이를 ‘2020 운동’이라 이름 붙이시고 신자들에게 이를 꼭 실현하라는 숙제를 주셨습니다.


레지오 마리애 단원 여러분!

우리들만이 가진 성체성사에 기반을 둔 살아있는 신앙으로 개신교 신자들에게, 또 예수 그리스도를 모르는 이들에게 성체성사를 전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우리가 열심히 하면 수확은 성체 안에 살아 계신 예수님께서 이루어 주신다는 것을 믿고 선교에 힘써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모두 성체성사를 모르는 이들에게 성체성사의 은총을 전하는 최정예 부대원이 되도록 합시다.

한국의 모든 레지오 마리애 단원들에게 주님의 풍성한 강복이 있기를 기도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3년 6월호,
여형구 미카엘(신부, 서울 명동성당 주임, 중서울 Re. 담당사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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