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강론자료

2011-0724.....축복을 얻는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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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1-07-23 ㅣ No.1060

연중 17 주일 (가해)
1열왕기 3,5.7-12            로마 8,28-30           마태 13,44-52
2011. 7. 24. 등촌3
주제 : 축복을 얻는 행동
누군가에게서 축복의 소리를 듣는 것은 참 기분 좋은 일이기도 하고, 누구나 바라는 일이기도 합니다. 내 삶을 돌이켜봐서 내가 축복받을 일을 했는지, 아직은 그 단계까지 가지 못해서 부족하다고 느끼든지 그것은 상관없습니다. 내게 오는 것이 축복이거나, 축복을 빌어주는 말이라고 한다면 싫어할 사람은 없습니다. 좀 더 과격하게 표현한다면, ‘공짜라면 양잿물이라고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는 옛날 속담과도 같을 것입니다.
 
누구나 바랄 법한 것(?)이 축복이지만, 그 축복은 내가 원하는 때에, 내 삶에 항상 찾아온다고 자신할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까요? 저도 말은 이렇게 합니다만, 그 축복이 어디에 사는지, 어디서 잠을 자거나 쉬고 있는지, 그 축복을 어디에 가면 찾을 수 있는지는 모릅니다. 그런데도 축복을 빌어주는 말은 많이 합니다. 그래서 축복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고 하면서도 축복의 말을 하고 산다는 것은 참 신기한 일입니다.
 
세상에서 복을 얻기 위해서는 현명한 판단이 필요합니다. 내가 원하는 순간에, 아무 때나 축복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들은 것과 같은 체험을 우리가 하게 된다면 어떨까요? 도시에 사는 우리는 밭을 살 일도 별로 없고, 진주를 찾기 위해 일상생활을 포기할 것도 아니고, 바다에 그물을 던질 일도 없이 살지만, 만일 그렇게 횡재가 따르는 일이 내 선택 뒤에 나타난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세상에서 정의(正義)를 말하는 자세에 따라, 보물이 묻혀있던 원래 밭주인에게 그 보물을 돌려주고, 허황되게 진주를 찾지 말 것이며, 좋은 고기를 품고 있었던 바다에게 그 좋은 고기들을 돌려주어야 한다고 말해도 될까요? 그렇게 할 사람이 과연 있을까요? 질문을 하면, 답을 얻을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그 대답대로 내가 행동을 할 것인지, 아니면 다르게 할 것인지는 따로 구별해야 하더라도 결정은 필요한 일입니다. 어떤 결정과 실천이 내 삶에 좋은 결과로 오겠습니까?
 
오늘 복음말씀을 읽고 들으면서, 그 내용을 어떻게 해석하든지 그것은 각자의 자유입니다. 하지만 우리들 개인의 생각을 묻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비유를 처음으로 말씀하신 예수님은 과연 무슨 의도로 그런 이야기를 꺼내셨을지 생각하는 일은 아주 필요한 일입니다.
 
내가 돈을 치루기 전에, 내가 발견했다고 해서 남의 밭에 있던 보물을 내 집으로 가져왔다면 그것은 도둑질입니다. 그래서 오늘 복음말씀은 그런 행동이 도둑질이냐, 아니냐에 초점이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밭에 보물을 숨겨놓았던 사람과 현재 밭주인이 달랐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면, 그 좋은 것을 얻기 위한 개인의 노력과 그것을 얻기 위한 내 삶의 투신을 어떻게 해석하느냐는 것입니다. 해석이 쉽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예수님의 이 말씀이 순전히 세상일에만 관련되는 것이라면 우리가 해석을 복잡하게 할 필요도 없는 일입니다. 말 그대로 세상의 일은 드러나는 대로 처리하면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같은 세상의 일을 신앙의 입장에서 해석한다면 우리가 행동하는 차원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에서는 내가 갖지 않으면 누군가가 갖게 될 것이고 내가 삶에서 기대했던 것과 똑같은 효과를 누리겠지만, 신앙의 일은 내가 실천하지 않는다면, 세상에 그 부족한 것을 다른 사람이 나 대신에 실천하고 하느님의 영광을 세상에 드러내며, 그로부터 생기는 축복을 내게 주는 것은 아니라는 얘깁니다. 그러니까, 내가 할 일이 있다면, 그것은 내가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내가 하는 선택에 의해서, 좋은 대우를 받을 무리에 속하느냐, 아니면 악한 자들이 간다고 말씀하시는 불구덩이에 빠질 존재가 되느냐는 것입니다.
 
솔로몬은 하느님의 축복을 받았고, 세상 왕들 가운데서 가장 현명한 임금이 되었습니다. 그가 어떤 방법을 사용했기에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었을까요? 하느님 앞에서 어떤 것을 먼저 해야 하는지, 세상일과 하느님의 뜻을 드러내는 일 가운데 그 우선순위를 정확하게 꿰뚫었던 사람이 바로 솔로몬이었습니다. 우리도 세상에서 그렇게 현명하게 살 수 있습니다.
 
세상에 축복으로 다가올 일은 저절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하느님 앞에 바치는 기도에도 당연히 정성을 보태야 하겠지만, 기회가 되었을 때 내가 올바른 선택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더운 여름, 우리가 덥다.....덥다.....아주 덥다.....고 말하면, 우리가 하는 말이 무서워서 갑자기 여름의 더운 기운이 사라질까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필요한 법입니다. 우리가 세상에서 하는 일로써, 하느님의 선하심이 세상에 드러나는데 협력할 방법은 과연 무엇이겠습니까?
 
이 방법을 올바로 생각할 줄 알아야, 우리 삶에는 하느님의 축복과 자비가 찾아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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