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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사목] 청소년을 가정 안에서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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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4-11-12 ㅣ No.63

청소년을 가정 안에서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나?

 

 

과거에 청소년은 우리의 교육과 관리 보호의 대상일 뿐이었다. 

 

그들은 단지 교육을 받으면 되었고, 그것을 통해서 성장한다는 논리가 청소년에게 적용되었다. 그런데, 지식의 수용자에 불과하던 청소년이 이제는 N세대라는 이름으로 규정지어지면서 사회의 문화 전체를 주도해 나가고 있다. 또한 청소년은 주어지는 것을 취사선택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취하는 옵션(Option) 세대라고 한다. 이러한 학문적인 구분 이외에도 청소년 자신들은 스스로를 '엄지 세대' - 핸드폰으로 문자 메시지 보내는 것을 일컫음 - 라고 칭하고 있다. 

 

이제 우리는 지금까지 가져 왔던 패러다임, 곧 청소년을 바라보던 개념 곧 수용자, 피교육자 등 기존의 사고의 틀을 바꾸지 않으면 공존하기 힘들다는 한계에 와 있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세대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아이들 사이에서 통용되던 무서운 이야기 시리즈는 청소년이 바라보는 가정의 모습을 반영한다. 

 

절벽에서 엄마와 아들이 차를 밀고 있다. 

아들이 말했다.

 

"엄마, 이 차 왜 미는거야?" 

"쉿, 아빠 깨시겠다." 

 

"엄마, 오늘 저녁 메뉴는 뭐야?" 

"닥치고 오븐에서 나오지 마." 

 

소통되지 않고, 대화없는 가정. 해체된 무서운 가정을 드러낸다. 

 

청소년기에 부모와 갈등을 빚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청소년의 정신적이고 영성적인 독립'의 문제이다. 이것은 청소년이 부모로부터 벗어나 하나의 인격체로 성장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건이다. 이때 한 청소년이 겪는 '양가 감정'이나 충동성, 또래 친구에 대한 집착, 자기 정체감 등 청소년기의 특징이 복합적으로 드러난다. 이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내 아이를 이해할 수 없어요.", "내 속으로 난 자식이지만, 무서울 때가 있어요." 하며 수용할 수 없는 행동들을 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자녀인 청소년의 문제만을 들먹이기보다는 우리 가정의 부모, 특별히 어머니들의 자각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보인다. 

 

청소년이 있는 가정은 또한 그 부모가 중년기에 다다라 있음을 말해 준다. 중년기의 부모는 그 자신들이 중년기의 과제로 고전을 하며 생의 반 이상을 산 전환점에서 생의 의미와 역할, 미래를 재고하는 입장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청소년들이 부모로부터 멀어지고 그들의 기대와 통제를 벗어나려는 노력은 부모 자신들에게 큰 위협이며 부모들은 이제까지 가졌던 중요한 소유물과 존재 가치를 잃는 듯한 불안감을 가지게 된다. 한편 쇠퇴해 가는 성적 욕구나, 노쇠 현상, 사회적 진출의 한계성 등은 대조적으로 강한 청소년의 성적 욕구와 공격성 그리고 진취성을 받아들이기 어렵게 하고 이로써 청소년의 성장에 따른 갈등과 격동은 가족의 위기(Family Crisis)의 성격을 띠게 된다. 곧 청소년기의 변화는 청소년 자신뿐 아니라 가족 전체가 적응해야 하며, 따라서 많은 진통이 따르게 마련이다. 

 

청소년도 정상이 아니지만, 부모도 정상이 아니다. 이것을 부모가 이해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자녀와 부모는 서로 상처주기 게임 - 말싸움에서 시작해서 감정적인 상처를 주기 시작할 뿐이다. 

 

오늘날 청소년에게 있는 정신병 중에 하나는 청소년 화병이다. 정신병리 학자들은 청소년이 많은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학교에 가면 친구를 만나서, 집에서는 집대로, 그래서 그들은 마음 안에 화병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제가 함께 하는 '청소년 햇살'의 '고길동 신부' 앞으로 보낸 한 친구의 편지 가운데 이런 글이 있다. 

 

'오늘 성적표를 받았다. 엄마, 아빠 얼굴이 떠오른다. 또 떨어졌다. 이번에는 성적을 올려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고 싶었는데.' 

다음은 2000년에 250여 명의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이다. 청소년이 공부와 관련해서 부모로부터 듣고 있는 자존심 상하는 말과 욕이다.

 

"반장도 못하는 놈이. 미친놈. 주둥이만 살아서. 졸업하고 군대나 가라. 밥통. 깡통. 나가 뒈져라. 아빠 닮았다. 골방에 가두고 염산 부어버린다. 쓸모없는 새끼. 왜 널 낳고 미역국을 먹었을까? 니 잘난 고모랑 닮았다. 꼴도 보기 싫다. 없어지는 게 낫겠다. 꼴갑하고 있다. 차라리 나가 돈이나 벌어 와라. 너 같은 거 어디다 써 먹겠냐? 깡통이나 차고 다녀라. 자식이 아니라 웬수! 어디서 저런게 나왔냐. 희망이 없다. 니가 할 줄 하는게 뭐냐. 어머니가 그런 것도 아니? 넌 내 십자가야."

 

* 청소년이 부모에게 듣는 말 중에서 자존심 상하는 이야기 (2001년 3월) 

 

1. '0 0' 반만큼이라도 해봐라! (타인과 비교할 때) 20% 

2. 넌 누굴 닮아 그러니? (너같은 자식 없어도 돼) 16% 

3. 미친0`, 병신, 식충 (심한 욕설) 15% 

4. 학교 때려치우고 공장이나 가라. 15% 

 

성 요한 보스꼬는 이야기한다.

 

"청소년들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그들이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십시오."

 

* 저는 부모로부터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힘이 나요(2001년 3월). 

 

1. 우리 자식이 최고야! 25% 

2. 세상에서 널 제일 사랑한다. 17% 

3. 널 믿으니 열심히 해라. 13% 

4.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성적은 그리 중요치 않다.). 13% 

[기타] 공부하느라 힘들지?, 지금처럼 예쁘게(착하게) 자라다오.…… 

 

* 우리가 바라는 부모님(2001년 3월) 

 

1위 '공부, 공부'는 NO. 

2위 저희를 믿어 주세요. 저희 말에 귀 기울여 주세요. 

3위 건강하신 부모님 오래 오래 사세요. 

4위 용돈 쪼매만 올려 주이소. 

5위 친구들을 차별하지 마세요. 

6위 자유스러운 분위기 (나를 좀 풀어줘요. Free ~) 

7위 이성 친구에 대한 개방적 사고 

8위 나의 한계를 인정해 주세요. 

 

돈보다는 부모님의 사랑이 저희에게 더 힘이 됩니다. 

 

가정 안에서 문제의 해결 방법이 내리 사랑이라는 것이 문제이다. 청소년을 어떻게 하면 집안에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네가 집에 있는 것이 부모가 행복하다라는 용기 있는 고백이 필요하다. "다 너 잘 되라고 하는 것이다."라는 표현보다 더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어른들이 자녀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했을 때 동등한 입장에서 사랑을 할 수 있는 입장이 된다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자녀의 사랑을 요구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나 잘 해라."라고 말한다. 그러나 이제 "내가 너를 사랑하는데 나도 너의 사랑이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고 고백해야 한다. 오히려 나에게 무언가를 자녀가 줄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이것은 어른들이 청소년인 자녀에게 용기를 내어 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회는 오늘날 새로운 요청을 받고 있다. 그것은 전통적으로 기성 세대가 갖고 있는 청소년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 곧 청소년을 바라보는 기존의 시선을 바꾸라는 요청이다.

 

· 청소년은 미래가 아니라 이미 현재이다(아시아 주교회의 연합회 청소년 선언문 중, 1997년). 

· 청소년에게 역할을 주어야 한다(청소년 사목의 전망 - 미국 주교회의). 

· 청소년은 조직을 구성할 능력이 있다(죠셉 카르딘). 

· 청소년을 위한 일차적인 일꾼(선교사)은 청소년 자신이다(평신도 교령, 25항). 

· 청소년은 문화의 주도자이자 교육의 주체이며 가정 안의 일원이자 파트너이다. 

 

교회는 이러한 새로운 시선을 기성 세대인 부모에게 전해야 하는 청소년 옹호자의 역할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오늘날 교회의 청소년 사목 중 중요한 하나로 부각된 것은 청소년 운동 등 청소년을 중심으로 한 활동만이 아닌 청소년 부모들에 대한 관심이다. 

 

· 가정보다는 친구와 학업 중심의 가족 분위기 속에서 교회는 부모와 자녀들이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 부모들이 자녀와 자기 이해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 자녀와 대화하고 접근하는 기술을 배우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어야 한다.

 

[사목, 2002년 5월호, 조재연(서울대교구 본당 중고등 학생 사목부,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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