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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가톨릭 영성 산책17: 학문으로서의 영성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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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08-30 ㅣ No.716

[전영준 신부의 가톨릭 영성 산책] (17) 학문으로서의 영성신학


성경과 교회 가르침, 영성 생활 발전의 활력소



영성신학은 계시 진리와 개인의 종교 체험을 대상으로 연구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의 영성 생활 발전 과정을 추상적이지 않고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이론적인 체계를 갖춰 설명하는 학문입니다. 본격적인 연구는 신학자들 몫이겠지만, 일반 신자도 자신의 영성 생활 발전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평소에 접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가톨릭계 서점에 마련된 영성 생활 관련 서적들은 저자의 개인 묵상에 근거해 대부분 감성적인 내용으로 구성돼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종류의 서적이라도 접하는 것이 아무것도 접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겠지만, 자칫 잘못하면 영성 생활을 너무 감상적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우려가 있습니다. 따라서 영성 생활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한 학문으로서의 영성신학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연구 자료를 선정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로 영성 생활 발전에 관심있는 신앙인이라면, 무엇보다도 먼저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성경은 성령의 영감을 받은 인간 저자가 저술했을 뿐만 아니라, 교회가 그 내용을 보증하고 전해 준 하느님 말씀을 담고 있는 책이기에 영성 생활 발전에 가장 적절한 원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구약 성경에서는 다양한 하느님 일꾼들의 삶의 여정과 시편 기도를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을 배울 수 있을 것이며, 신약 성경에서는 예수님 가르침과 그 가르침을 현실에 적용하고자 노력하였던 사도들의 가르침을 통해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달을 수 있습니다.

또한 신앙인은 교회 교도권의 가르침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물론 초기에 가톨릭 교회는 믿을 교리를 알아듣고 가르치는 데에 치중했지만, 현대에 와서 교황님이나 교회 당국이 다양한 상황에 맞춰 발표하는 문헌들은 신앙인이 영적 여정을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 간접적으로 알려주고 있습니다. 특히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에 담긴 가르침은 급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가톨릭 신앙인이 나아가야 할 영적 여정을 잘 제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계시 진리를 담고 있는 성경 말씀과 교도권의 가르침은 영성 생활 발전에 활력소라 할 수 있습니다.

한편, 개인의 종교 체험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 유익합니다. 2000년 교회 역사 안에는 많은 영성가들이 있었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영적 체험을 다른 사람들을 위해 객관적으로 서술한 저서를 출판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많은 신학자들도 신학적 작품을 저술할 때, 영성 생활에 도움이 되는 내용을 첨부했습니다. 신앙인은 이러한 영성 작품들을 통해 저자의 개인적인 체험에 객관적으로 접근하여 살펴보면서 커다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물론 신앙인 개개인의 영적 체험도 영성 생활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다만 개인적인 체험이 너무 주관적으로 기울면 부정적인 측면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언제나 영적 지도자의 인도 아래 자신의 체험을 객관적인 관점으로 성찰하려는 노력이 동반돼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인간을 다양한 모습으로 태어나게 하셨듯이, 영성 생활을 획일적으로 알아듣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영적 여정을 살펴보는 것은 영성 생활 발전에 무척 유익한 일입니다.

게다가 영성신학에서는 신앙인의 영적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세상 학문의 연구 결과들도 활용하는 추세입니다. 이미 과거에 몇몇 성인들도 인간학이나 심리학의 연구 결과 중에서 일부를 활용한 예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세상 학문 연구 결과 전부가 영성신학을 대신하지 못한다는 점은 꼭 기억해야 합니다. 이는 개인의 영적 체험을 객관화시키는 데 도움을 받고자 하는 제한적인 측면에서만 세상 학문 연구 결과를 활용한다는 것입니다.

비록 영성 생활이 개인적인 사건이지만 객관화시켜야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에, 영성 생활을 연구하는 영성신학은 이성적인 학문 방법론을 사용하려 했습니다. 그러므로 독자 여러분도 조금 어렵게 생각되더라도 체계적으로 설명한 학문적인 영성 서적들을 찾아 읽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평화신문, 2015년 8월 30일, 전영준 신부(가톨릭대 신학대학 영성신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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