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자료
[동물] 작고 미소한 존재의 상징인 벼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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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동식물] 55 - 작고 미소한 존재의 상징인 벼룩
"벼룩의 간을 빼먹다"라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진짜 벼룩의 간은 있을까? 그런데 정작 벼룩에게는 간이 없다고 한다.
간의 기능 중 하나가 단백질 대사산물인 암모니아를 요소로 바꿔서 소변에 섞어 배출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곤충은 요산을 배출한다. 사람의 간과 같은 기능을 하는 기관이 곤충에는 없다. 따라서 벼룩이 워낙 작아 "벼룩의 간"이란 말은 아주 작은 것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벼룩도 낯짝이 있다" "벼룩의 등에 육간대청을 짓겠다" 등 벼룩이 들어간 속담이 비교적 많다. 벼룩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교훈을 주는 곤충이다.
벼룩은 세계 각지에 널리 분포하며 약 1500종이 알려져 있다. 벼룩은 흔히 빈대, 이, 바퀴벌레와 더불어 4대 혐오곤충으로 분류된다.
벼룩은 피를 빨아먹고 산다. 벼룩은 쥐, 고양이, 개, 닭, 비둘기, 다람쥐, 오소리, 박쥐, 두더쥐, 토끼, 사람 등 비교적 다양한 종류의 숙주에 빌붙어 살아간다. 벼룩의 유충은 기생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에 붙어서 살기에 불결한 곳에서 번식한다. 벼룩이 옮기는 가장 중요한 병은 흑사병이라 불리는 페스트다. 쥐에 붙어 있는 벼룩이 페스트를 옮긴다는 것은 영국의 리스튼이 인도에서 확인했다.
벼룩은 쉽게 볼 수 있는 곤충의 모습과 달리 옆으로 매우 편평한 형태로 등쪽으로 털들이 상당히 많이 나있다. 그 중에서도 뒷다리는 현저하게 발달해 도약하기에 매우 유리하다. 벼룩이 점프하는 높이가 약 30㎝정도 되는데 이를 사람의 경우로 환산하면 약 17m 정도를 도약하는 높이다.
성경 시대에 팔레스티나의 건조한 조건에서도 벼룩들은 많이 있었다. 다윗과 사울의 대화에서 벼룩이 등장한다. "누구를 찾아 이렇게 출동하셨단 말씀입니까? 누구를 추격하시는 것입니까? 죽은 개 한 마리를 쫓아 오셨습니까? 벼룩 한 마리를 쫓아오셨습니까?"(1사무 24,15).
다윗은 자기를 벼룩으로 비유했다. 벼룩처럼 보잘 것 없는 벌레라는 의미다. 또한 사울에게 좀처럼 잡히지 않는다는 뜻도 내포한다.
"이제 제가 주님 앞에서 멀리 떨어진 채, 땅에 피를 흘리지 않게 해 주십시오. 이스라엘 임금님께서 정녕 산에 있는 자고새를 뒤쫓듯이, 벼룩 한 마리를 찾아 나서셨으니 말입니다"(1사무 26,20). 이처럼 성경에서 언급된 벼룩은 무가치하고 미소한 존재의 비유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실제 생활에서는 벼룩같이 작은 존재라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사소하고 작은 일이라도 하찮게 여기지 않는 지혜가 중요하다. 세상의 어떤 것도 무가치한 존재는 없다. 다만 우리가 가치없다고 생각할 뿐이다.
[평화신문, 2007년 7월 8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0 4,139 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