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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리

신학 산책43: 예수님께서 나 때문에 죽으셨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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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6-02-25 ㅣ No.1570

신학 산책 (43) 예수님께서 나 때문에 죽으셨다구요?

 

 

예수님의 죽음에 관해 사도신경에는 구체적으로 나타나고 있지 않지만, 니케아 콘스탄티노플 신경에서는 예수님께 서 “빌라도 통치 아래서 저희를 위하여 십자가에 못박혀 수난하시고 묻히셨으며”라고 고백한다. 예수님의 죽음은 명백히 우리를 위한 죽음이라고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예수님께서 우리를 위해 죽으셨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먼저,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자. 우리 인간은 왜 죽는가? 세상에서는 인간이 죽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죽음의 이유에 대해서는 수명이 다했거나, 몸이 아파 병이 들거나, 또는 이런저런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나 교회에서는 인간의 죽음에 대해 다른 가르침을 주고 있다. 인간은 바로 죄(원죄)로 말미암아 죽는다는 것이다. “한 사람[아담]을 통하여 죄가 세상에 들어왔고 죄를 통하여 죽음이 들어왔듯이, 또한 이렇게 모두 죄를 지었으므로 모든 사람에게 죽음이 미치게 되었습니다”(로마 5,12).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도 죄인이셨기에 죽음을 피할 수 없었던 것일까? 아니다. 오히려 교회는 예수님께서 죄가 없으신 분임을 분명히 밝히면서 우리를 위해 죄인이 되셨음을 고백하고 있다. “하느님께서는 죄를 모르시는 그리스도를 우리를 위하여 ‘죄’로 만드셨고”(2코린 5,21), “그리스도께서는 성경 말씀대로 우리의 죄 때문에 돌아가셨다”(1코린 15,3). 즉 예수님께서는 자신의 죄로 말미암아 죽은 것이 아니라 우리를 위해 죽으신 것이다.

 

그런데 교회는 예수님의 죽음을 단순히 ‘우리를 위한 죽음’으로만 이해하지 않는다. ‘인간을 위한 하느님의 구원계획’이라는 큰 틀 속에서 예수님의 죽음을 이해하고 있다(가톨릭교회교리서, 599항 참조).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들을 넘겨주심으로써, 당신의 계획이 “관대한 사랑의 계획”이라는 것을 드러내신 것이며, 이러한 아버지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아들 예수님께서 죽기까지 순명하신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아버지에 대한 사랑으로 또 아버지께서 구하기를 원하시는 사람들에 대한 사랑으로 당신 수난과 죽음을 자유로이 받아들이셨다”(가톨릭교회교리서, 609항).

 

‘하느님의 계획과 예수님의 순명!’, 그 원천에 흐르고 있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에 대한 사랑’이다. “인류를 위한 성부의 사랑을 인간으로서 당신 마음에 받아들이신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사람들을 끝까지 사랑하셨고’(요한 13,1)”(가톨릭교회교리서, 609항), 그 사랑은 죽음마저도 가능하게 하였던 것이다.

 

나를 위해 죽어간 사람이 있다는 것! 나를 위한 사랑 때문에 목숨을 내놓은 사람이 있다는 것! 이 얼마나 가슴 떨리는 일인가? 우리는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이 사랑에 응답하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2016년 2월 21일 사순 제2주일 청주주보 4면, 김대섭 바오로 신부(복음화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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