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일 (토)
(홍) 성 유스티노 순교자 기념일 당신은 무슨 권한으로 이런 일을 하는 것이오?

강론자료

2012-1209...대림2주일...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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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 [gold] 쪽지 캡슐

2012-12-08 ㅣ No.1331

대림 2 주일 (다해)

바룩 5,1-9        필리피 1,4-6.8-11      루카 3,1-6

2012. 12. 9. 등촌3. 인권주일

주제 : 하느님의 방문을 맞이하는 자세

세상일에 우리가 신경 쓰고 살아야 할 일은 아주 많습니다. 때로는 그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우리가 가진 10손가락으로는 셈할 수 없는 경우가 더 많을 것입니다. 아무리 적게 셈한다고 해도, 손가락으로 다 셈할 수 있다면 그의 삶은 성공가능성이 있는 소박한 사람이라고 말할 것입니다.

 

내 삶에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이런 질문에는, 돈이나 건강에 관한 것이 그 첫 번째 자리를 차지할 것이고, 두 번째의 자리에는 세상의 권력이나 남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가슴을 쫙 펴게 해주는 또 다른 것들이 차지할 것입니다. 이렇게 세상의 기준과 시각으로 먼저 대답을 생각해봤습니다만, 반드시 이런 순서대로만 따르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세상의 기준에서는 내가 힘을 더 얻거나, 내가 가진 힘을 사용하는 방법을 먼저 생각하겠지만, 같은 조건에 처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누구나 똑같은 꿈을 꿀 수 있는 것은 아닐 겁니다. 삶의 출발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 앞에서 내가 가진 계획을 얘기하고, 다른 사람의 심판이나 판단을 들으면서 나를 선택해주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내가 아무리 큰소리로 부르짖는다고 해도 다른 사람의 귀에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을 사람들의 소리도 있기 마련입니다. 이렇게 서로 다른 길을 가는 세상의 문제들을 혼자 해결할 수 있는 것처럼 덤빌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미사에 오신 여러분이나, 여러분에게 이런 소리를 하는 사제도 신앙인으로 사는 사람입니다. 이렇게 말할 때, 공통분모인 신앙인이라는 표현에는 뭔가 일관성 있게 실현돼야 할 원칙이 있을 것입니다. 그게 어떤 원칙인지 말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고 해도, 또 신앙인이라고 한다고 해서 모두 다 똑같은 원칙의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해도 원칙은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이론적인 얘기로 말을 시작하면, 말을 하는 사람에게나 듣는 사람에게나 힘든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쉽고 편한 세상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소리는 우리 삶의 구체적인 현장에 일치하는 하느님의 뜻을 찾기가 그만큼 쉽지 않다는 소리이기도 하고, 우리가 신앙을 앞세우고 세상의 삶을 해석한다고 해도 그 일이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세상 삶에 가장 먼저 있는 것은 이론이 아닌 현실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늘 맞이하는 현실에서 올바른 길로 알려주는 이론(理論)을 무시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그런 입장에서 우리는 끊임없이 우리 삶의 기준을 하느님의 뜻이 담긴 성경에 비추어 생각해야 하고, 예수님께서 하신 말씀이나, 예수님을 맞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는 말씀에 우리 삶을 비추어 봐야합니다.

 

오늘 복음에는 예수님보다 먼저, 선구자로 왔던 세례자요한의 선포가 나옵니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그런 사실을 오늘 이 자리에서 반복하고 있는 목적이나 이유가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는 것이고, 우리들 각자가 그렇게 살겠다는 일에 동의한 적이 없다면, 교회공동체가 그렇게 정하고 기념하게 하는 목적이 무엇인지, 나는 과연 그 목적에 얼마나 찬성하고 따르는지도 구별해야 합니다.

 

세례자요한이 활동했던 시기는, 정치가로 활동했던 이들과 대사제의 이름을 근거로 판단하면, 대략 기원 27년경 정도라는 것이 통상적인 결론입니다. 우리가 이 자리에서 그 때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한 일은 아닙니다. 지난 주간 수요일에 우리나라역사와 신앙의 역사를 비교하여 뭔가를 얘기하고 들었으면 좋겠다는 의도에서 마련한 대림절 특강도 있었습니다만, 역사에 대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우리는 삶에서 어떤 것을 그런 내용에 일치시키겠느냐는 것입니다. 정답은 없습니다. 하지만 하늘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을 떠올린다면, 다른 사람의 삶이나 역사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서 내가 행동할 내용을 찾는 것도 필요한 일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삶에 찾아오시니,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 세례자요한의 선포였다는 것을 들은 사람이라면, 2012년을 보내면서 맞이할 새로운 성탄에 우리는 무슨 준비를 해야 하겠느냐는 것입니다. 골짜기가 메워지고, 산과 언덕을 낮아지고, 굽은 데는 곧아지며,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야 한다는 세례자요한의 말은 올해, 2012년까지 얼마나 현실이 되었느냐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은, 예수님의 모습으로 2000년 전 쯤에 사람의 아들로 이 세상에 오셨습니다. 하지만 그 당시, 로마제국의 변방에 있던 히브리민족에 속하던 아주 많은 사람들은 그 하느님의 아드님을 올바른 자세에서 받아들이지 못했다는 것이 정설입니다. 그렇게 옛날에 대한 평가를 하는 우리는, 과연 제대로 된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요? 질문에 대답을 하고, 그 길과 방향을 수정하게 되면 우리는 점차로 나아지게 될 것입니다.

 

하느님이 우리를 찾아오시는 날을, 바룩예언자는 기쁨이 찾아오는 때로 선언했습니다. 그것이 예루살렘을 향하여 선포한 내용이었습니다. 필리피에 살던 신앙인들에게 편지를 썼던 바오로사도도 하느님께서 우리 안에 시작하신 좋은 일을 완성하는데 협력하고 협조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씀하십니다.

 

올해 다시 맞이하는 성탄절을 앞두고, 우리는 어떤 자세를 가져야하겠습니까? 그리고 내가 지금 준비하는 이 자세는 과연 내게 어떤 삶의 결과를 가져오겠습니까? 잠시 올바른 자세를 다짐할 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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