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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 교회사 공개대학8: 103위 성인과 성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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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09-05-25 ㅣ No.640

한국교회사연구소 상반기 공개대학 특강 지상중계 (8) 103위 성인과 성지

 

 

1. 성지의 개념

 

일반적으로 성지는 특정한 장소를 성스러운 장소라고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인간 노력으로 성스러운 장소를 창출하는 경우를 말하기도 하며 성인 묘지나 유물 등을 보관하는 곳을 일컫기도 한다.

 

그렇다면 교회법에서는 성지 개념을 어떻게 정리하고 있을까.

 

교회법에 따르면 성지는 일반 본당과 달리 특별한 신심 때문에 봉헌된 곳이다. 경신예절이 이뤄지며 교회가 거룩한 곳으로 지키고 가꾸고 기념해 순례하는 곳을 의미한다. 따라서 예수와 그 모친 마리아와 많은 천사와 성인성녀들과 관계된 거룩한 연고지를 의미한다.

 

한국 천주교 성지는 대부분이 순교자들 순교지나 무덤과 관련된 곳이지만 사적지에 해당하는 곳들도 포함하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서는 교회 사적지나 순례지와 성지를 구분하여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지는 성인이나 순교자들의 무덤이나 순교지에 국한하고 나머지는 사적지나 순례지로 분류하자는 것이다.

 

"한국가톨릭대사전"에서는 성지와 성역, 한국교회의 성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① 성지 : 예수 그리스도가 태어나 생활하다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고 부활한 땅인 팔레스티나를 가리키는 용어

 

② 성역 : 성지인 팔레스티나와 구별되는 말로 팔레스티나 성지 자체가 아니고 그 안에 있는 예수의 활동이나 수난과 관련된 성묘나 만찬 장소 등 특정한 장소나 건물들을 지칭하는 말

 

③ 한국교회의 성지 : 그리스도교에서는 팔레스티나만이 성지로 불리기에 팔레스티나를 제외하면 고유한 의미에서 성지는 한국은 물론 어디에도 있을 수 없다. 그러므로 한국에서 성지로 불리는 곳들은 '성역'으로만 불릴 수 있는 장소들이다.

 

이에 한국 천주교 용어위원회에서는 성지에 대해 "성지는 본래 예수님과 관련된 이스라엘 땅을 말하지만 성모님이나 성인 또는 순교자 관련 사적지나 '순례지'를 일반적으로 '성지'라 부르는 것에 대해 문제삼지 않는다"고 했다.

 

한국 천주교회에서는 팔레스티나 곧 이스라엘 땅뿐 아니라 성모님과 성인들, 순교자들과 관련된 사적지나 순례지까지 모두 '성지'로 규정하고 있다.

 

 

2. 한국 천주교 성지 개발 역사

 

한국 천주교 성지 개발은 순교자 탄생과 함께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순교자가 탄생하면서 한국교회는 이들을 공경하기 시작했다.

 

한국교회에서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순교자를 공경했다는 기록은 신해박해(1791년) 순교자 윤지충 바오로와 권상연 야고보를 기리고 그 신앙을 모범으로 삼았다는 데서 찾아볼 수 있다.

 

당시 신자들은 순교자의 두발ㆍ목침ㆍ옥중 수기 등을 보관하면서 신앙 함양의 바탕으로 삼았다. 또 순교 성인을 수호자로 모시거나 성인전을 통해 신앙을 발전시키고 때로는 순교자의 유품과 유해 일부를 영험한 것으로까지 생각했다.

 

또 1794년 말 입국한 주문모 신부는 순교자들의 무덤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교회 전통을 신자들에게 인식시켜 줬다.

 

본격적 순교자 공경은 1835년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프랑스 선교사들이 입국해 순교 행적을 발굴하고 보존하는 작업으로 시작됐다. 그리고 이는 점차 시복 추진과 순교자 현양운동으로 발전했다.

 

특히 1925년 7월 5일 기해박해(1839)와 병오박해(1846) 순교자 79위가 로마에서 시복된 이후 한국교회 차원에서 공적 순교자 현양사업이 박차를 가하게 됐다.

 

한국 천주교회 성지개발 사업은 1945년 해방 이후부터다. 전주에서 가장 먼저 1949년 7월 17일 '치명자산'에 십자가 비석을 세워 성지개발을 시작했고, 서울대교구에서는 새남터와 절두산 순교지를 확보해 개발에 착수했다. 특히 새남터의 경우 1956년에 '가톨릭 순교 성지(聖址)'라는 기념탑을 건립했다.

 

1984년 103위 한국 순교자 시성 이후 성지순례운동이 더욱 활성화됐다. 각 교구 교회사 연구소들은 자료 수집과 연구 활동뿐만 아니라 교구 차원의 성지 개발과 기념관 설립 등에 노력하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는 교회 창설 주역을 비롯한 순교자 124위와 최양업 신부 시복사업을 추진하면서 다시 한번 순교자 현양운동과 성지순례 활성화에 불을 지피고 있다.

 

 

3. 한국 천주교 성지 현황

 

한국 천주교 성지 유형은 크게 순교지, 순교자의 묘소, 사적지(출생지, 활동지, 교우촌 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현재 한국 천주교의 성지 수는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 실정이다. 성지에 대한 개념 정리가 아직 확실하게 이뤄지지 못한데다 각 교구에서는 계속적으로 성지를 개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1982년에 간행된 "한국의 성지"는 전국 성지를 총 197곳이라 했고 1994년 주평국 신부는 128곳으로 정리했다. 그리고 현재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누리방(www. cbck.or.kr)에서는 총 98곳 성지를 소개하고 있으며 한국의 성지 누리방(http://info.catholic.or.kr/holyplace/)은 136개의 성지를 소개하고 있다.

 

한국 천주교 성지를 주제별로 살펴보면 순교지, 묘자리, 성인유해지, 가매장지, 출생지, 활동지, 교우촌, 사적지 등 8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한국 천주교 성지는 순교지 35개, 묘자리 39개, 유해지 11개, 가매장지 6개, 활동지 17개, 출생지 10개, 교우촌 28개, 사적지 15개로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순교지, 묘자리, 유해지, 가매장지를 순교자와 관련된 순교성지라 가정하고 출생지, 활동지, 교우촌, 사적지를 크게 사적지라고 가정한다면 순교성지는 63.6%, 사적지는 36.4%를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성지가 가장 많은 교구는 수원교구로 모두 32곳이다. 이어 대전과 전주가 19곳으로 많고 서울 17곳, 대구ㆍ부산 11곳, 원주 10곳, 안동 9곳, 청주 8곳, 마산 7곳, 제주ㆍ의정부 5곳, 인천ㆍ광주 3곳, 춘천 2곳이다.

 

성지가 많은 교구의 특징은 박해 당시 주로 순교지가 위치한 교구이며 이는 앞서 살펴본 한국 천주교 성지에서 순교성지가 차지하는 분포가 높다는 사실과 결부시킬 수 있다.

 

한국 천주교 성지 가운데 103위 성인과 관련된 성지를 뽑을 경우 그 수가 161개에서 32개로 대폭 하락한다. 그리고 103위 성인 관련 성지가 많은 교구 순서는 서울 9곳, 수원ㆍ대전 6곳, 전주 4곳, 의정부ㆍ안동ㆍ대전ㆍ청주가 각 1곳이다. 나머지 교구는 103위 성인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있는 성지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평화신문, 2009년 5월 17일, 백병근 연구원, 정리=박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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