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일 (일)
(백)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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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얼굴 성형에 관심 있는데… 교회의 가르침 궁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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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호식 [jpatrick] 쪽지 캡슐

2015-11-23 ㅣ No.282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15)

 

 

질문) 얼굴 성형에 관심 있는데… 교회의 가르침 궁금

안녕하세요. 신부님. 저는 성형에 관심을 갖고 있는 청년입니다. 예뻐지고 싶은 마음이 죄가 아님은 잘 알고 있지만, 성형이 교회의 가르침과는 좀 동떨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요즘이야 쌍꺼풀 수술은 수술로도 안친다고 하고, 저도 그 정도야 전혀 문제 될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문뜩 성형과 관련된 교회의 가르침이 궁금해져서 이렇게 질문드립니다.


답변) 있는 그대로의 자신 받아들이는 모습 우선

우선 성형외과는 의학적 수단으로 몸과 얼굴에 칼을 대는 병원의 한 파트임을 인지하셔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성형은 아주 심한 각종 사고를 당해 몸이나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경우에 그 사람의 생명과 치료를 위해서 피부의 손상이나 얼굴의 상처를 교정하려는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멀쩡하고 성한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를 그 시대가 요구하는 미녀, 미남에 가까워지려는 욕심으로 도에 지나치게 자신의 육체에 손을 대고 새롭게 뜯어고치려고 성형을 많이 남용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참으로 바람직하지 못하고 잘못된 생각이 이 사회에 넘쳐나, 아직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도 그러한 잘못된 생각을 자연스레 심어주는 행태가 심히 염려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질문자와 같은 의문을 지니고 있는 젊은이들이 많은 것 같아 답변을 드리기로 했습니다.

하느님께서는 이 세상 자연과 온갖 생물과 식물, 그리고 길짐승과 날짐승을 창조하시고 나서 여섯째 날 ‘당신의 모습으로 사람을 창조’(창세기 1:27) 하셨습니다. 이는 모든 인간이 ‘하느님의 모상’(Imago Dei)을 닮게 창조하셨다는 말씀으로, 하느님이 심어주신 그분의 모상대로 살아가야 한다는 뜻이지요. 그것은 곧 우리 모두가 하느님을 닮아 자신의 육신과 외모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됨으로써 인간은 누구나 나름대로 아름다울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이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하나도 똑같은 사람이 없다는 것은, 이 세상에서 나만이 할 수 있는 고유한 역할과 사명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 얼굴이나 몸을 다른 사람들이 좋아하는 데 맞추기 위해서 마음대로 뜯어고치는 것은 하느님이 원하시는 일이 아닌 것이지요. 하느님은 바로 진(眞), 선(善), 미(美) 그 자체이시기 때문에, 우리는 모두 하느님의 아름다움을 나름대로 지니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마음이 고운사람’을 ‘얼굴이 잘생긴 사람’보다 더 높이 평가했지요. 그렇지만, 요즈음 젊은이들은 자신이 지닌 내적 아름다움보다는 외모에만 신경을 쓰면서 어떻게라도 좀 더 예쁘게 보이려고 야단이지요. 성형에 애착을 하고, 외모로만 자신의 가치를 드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바로 내적 열등감의 발로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처럼 범람하는 성형이 때로 범죄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흉악무도한 범죄나 사기를 치고 나서 도피하는 사람들 중에는 성형을 이용해서 자신의 모습을 완전히 바꾸어 필사적인 도주를 하는 사람이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예는 성형이 바로 범죄의 수단이나 도구로 사용되어 사회적 혼란을 가져오는 지름길이 되고 있는 경우이지요. 따라서 내가 성형을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보시고, 하느님이 부모님을 통해서 만들어주신 나 자신의 외모가 왜 그렇게 불만스러운지를 깊이 성찰해보는 시간을 가지십시오. 그리고 만일 나 자신 안에 열등감이나, 자신감의 부족, 미모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자신도 모르게 형성되어 있지 않은지를 상담을 통해 먼저 알아보는 것이 우선적일 것 같습니다. 하느님을 닮은 나의 모습에 불만을 갖고, 어떻게든 인위적인 수단을 사용해서 외모를 뜯어고치려는 사람에게 진정한 자존감이나 인간생명에 대한 존중감이 있을 수 있는지 의심이 듭니다. 먼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태도가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성형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이 따로 마련되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아, 제 자신의 개인적인 견해를 말씀드렸습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는 독자 여러분들의 참여로 진행됩니다. 신앙생활뿐만 아니라 삶에서 겪는 어려움을 나누고 싶은 분은 아래 주소로 글을 보내주십시오.

※ 보내실 곳 133-030 서울특별시 성동구 무학로 16 (홍익동 398-2) ‘자아의 신화를 찾아서’ 담당자 앞
· E-mail: sangdam@catimes.kr

[가톨릭신문, 2015년 11월 22일, 김정택 신부(예수회 · 서강대 심리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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