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15일 (토)
(녹) 연중 제10주간 토요일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아예 맹세하지 마라.

강론자료

연중 02 주일-다해-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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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희신부 [gold] 쪽지 캡슐

2001-01-14 ㅣ No.251

연중 제 2 주일 (다해)

 

        이사 62.1-5    1고린 12.4-11    요한 2,1-11

    2001. 1. 14.

 

주제 : 하느님의 선물을 이 땅에 열매맺게 하는 방법=감사

 

무척 추운 날입니다.

소한 추위도 다 지났는데, 더 추워지고 눈도 자주 오니 어떤 분이 '이제 성탄도 얼마 남지 않았겠네!'라고 말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겨울은 추워야 제 맛이라는 말씀도 있습니다만, 추위에 자꾸만 움츠러들다가는 우리의 몸이 정말로 오그라들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아주 추운 날인데도 이 자리에 함께 하신 여러분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빕니다.

 

오늘은 연중 두 번째 주일입니다.

연중시기는 우리에게 다가오신 예수님이 활동하시는 시기이며, 그분의 활동을 전하는 복음을 통하여 우리도 삶에서 합당한 자세를 다짐하고 행동하는 때입니다. 하지만, 세상이 다르고 시간이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들이 성서의 말씀을 들으면서 무엇을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하는데 이르면 대답하기는 어렵습니다.  우리가 들은 오늘 하느님의 말씀은 인간 세상에 대한 하느님의 관심사항을 전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세상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삽니다.  그래야만 좀 더 얻을 수 있고 좀 더 행복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움직입니다. 그 행복을 우리가 오래 누리려면 꼭 필요한 일은 어떤 것인지 생각하는 날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자신에게 일어난 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드러낼 줄 아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더불어 혼인잔치 집에 초대받았습니다.  그러나 거기에서 그저 손님으로 있을 수는 없는 일을 만나게 됩니다. 어려움에 처한 혼인잔치 집을 보게되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어머니, 마리아의 부탁에 '거부의사'를 분명히 밝혔지만 그대로 지나칠 수는 없는 상황이었을 것입니다.  결국, 어머니의 뜻을 따라 가득 채웠던 물을 포도주로 바꾸는 기적을 베풉니다. 문제는 바로 거기에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겪는 일의 전체 상황을 보려고 하지 않거나 소홀하게 여기기에 정말로 필요한 마음을 올바른 시기에 맞춰 표현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기적 이야기를 들으면서 잔치를 준비하고 손님들을 초대한 사람이 가졌던 관심사항이 무엇인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에 올바로 대처하지 못한 사람이라는 것은 알 수 있습니다. 예수님은 인류의 구원이라는 커다란 사명을 띠고 그 자리에 와 계신 분이었기에 실망하지는 않으셨겠지만, 사람은 작은 일에도 실망하고 작은 일에도 감동합니다. 때로는 자신이 가진 욕심 때문에 힘든 삶을 살기도 하고 무심코 지나칠 작은 친절에 감사해하는 것이 사람의 모습입니다.

 

우리가 감사하고 고마워하는 마음을 가지면 세상의 모습은 달라집니다. 우리 눈앞의 세상이 갑작스레 달라지는 것은 아니고, 그 세상을 보는 우리의 눈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같은 세상을 살아도 좀 더 기쁘고 행복하게 그리고 즐겁게 살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혹시 현실의 자기 삶을 돌아보면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많다고 생각한다면, 감사하는 마음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 돌이켜 볼 일입니다.

 

세상을 넓게 보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세상은 다른 법입니다. 현재 자신이 머무는 현실이 변화될 모습까지도 짐작할 수 있기에 그가 지내는 세상은 좀 더 넓은 것입니다.  그렇게 세상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힘이 하느님의 관심사항입니다. 하느님의 관심사항을 생각하면 세상의 모습은 달라집니다.  '버림받은 아내에서 사랑하는 임으로, 소박데기에서 나의 임'으로 바뀐다는 선언이 그것입니다. 현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다만 그 현실을 바라보는 눈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 우리가 지금 몸담고 있는 이 공동체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현실을 새롭게 볼 수 있고 감사의 마음을 돌이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하느님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각자의 위치와 입장에 따라서 나누어 주셨다'고 말합니다. 우리가 현실에서 만족하지 않을 것은 분명하지만, 세상을 바라보는 바오로의 눈은 그러했습니다. 하느님이 그렇게 주신 선물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공동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그것을 올바로 사용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세상의 모습은 달라질 수 있는 것입니다. 하느님에게서 받은 선물을 올바로 관리하고 드러내며, 감사의 마음을 갖는 것이 정말로 필요한 세상입니다.

 

우리가 지내는 연중시기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나누어주신 선물을 드러내고 사용하는 시기입니다. 잠시 하느님께서 나에게는 어떤 특별한 선물을 주셨는지 돌아보았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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